익산예술의전당 이주호, 장은진 음향감독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익산 예술의전당 음향 담당을 하고 있는 이주호라고 합니다. 거짓말처럼 만우절 날 4월 1일 날짜로 익산에 내려왔어요. 올해 장은진 감독을 만난 지도 벌써 7년이 조금 넘었고요.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가네요.
장: 안녕하세요. 저는 익산 예술의전당에서 음향 담당하고 있는 장은진이라고 합니다. 음향 일을 시작한 지 7년 정도 되었습니다.

먼저 이주호 감독님은 음향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이: 저는 뭐, 거의 모든 사람이 다 비슷할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많이 좋아했죠. 특히나 남들이 안 듣는 음악들. 저희 때는 레코드숍이 많았잖아요. 레코드 숍 가서 TV에 나오는 노래 말고 처음 보는 밴드 음악들만 골라서 샀었죠.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음악을 듣고 사는 시대가 아니라 무조건 음반을 구매해야 음악을 수 있는 세대라서 안방 서랍에서 많이 슬쩍… 했죠. 제가 좋아하는 건 ‘음악’이었지만 ‘음악과 음향이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동아방송대 음향제작과를 지원하게 돼서 그때부터 음향을 시작하게 됐죠. 부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실 줄 알았는데 ‘그래 그냥 해’라고 해서 시작을 하게 됐어요.

그때 당시 기억나는 음악 두세 곡 정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이: 중학교 때부터 블랙홀이나 블랙 신드롬, 이런 쪽 음악을 많이 들었었죠. 그리고 이대 골목에 가면 일본 앨범이 많이 있었어요. 주먹만한 크기의 싱글 앨범을 사서 일본 노래를 처음에는 많이 들었어요

장은진 감독님은 음향 감독의 일을 7년 전에 여기 들어와서 처음 하신 건가요?
장: 네. 음향 전공이 아닌 대학교를 졸업하고서 첫 직장으로 들어왔어요. 처음에는 공연장 하우스 어셔로 일을 하다가 어떻게 운이 좋게 들어와서.. (성: 감독님 눈에 탁 띄었나 봅니다.) 그랬나 봐요. 제가 눈에 띄었나 봐요(웃음). 아무튼 어릴 때는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이렇게 음향 일을 하게 됐습니다.

익산예술의전당 감독 (좌측부터 이주호, 장은진 음향감독)

장은진 감독님은 음향 감독의 어떤 부분에 매력이 느껴지던가요?
장: 처음엔 음향 감독의 일보다는 이 한정적인 공간이 뮤지컬도 됐다가 연극도 되었다가 오케스트라가 사용하는 공간으로도 변한다는 것에 더 관심이 가고 흥미로웠어요. 입사하고 1년 차 때까지는 매번 달라지는 공연에서 셋업과 철수 일을 한다는 책임감에 나름 뿌듯하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다 보니까 공연 장르마다 소리가 어떻게 나야 좋을지, 어떤 장비를 사용해야 좋은지, 외장 이펙터에는 뭐가 있고 어떻게 활용해야는 지 이런 것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아무튼 여전히 음향은 알고 싶은 매력이 있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익산 예술의전당은 몇 년도에 개관을 했나요? 개관 당시의 얘기가 궁금합니다.
장: 개관한지 7년 정도 됐어요이: 2015년 4월 27일쯤에 아마 개관 공연을 했을 거예요.
성: 아니, 감독님이 4월 1일 날 와서 한 달도 안 됐을 때인데요?.
장: 그때는 주호 감독님이 혼자 계실 때라 고민이 많으셨다고 해요.
이: 맞아요. 초반에 거의 매일 밤을 새웠죠. 개관식 준비할 때… 전기부분에 문제가 있어서 개관 공연 때 전기에 문제가 있을까 봐 걱정 많이 했어요. 스피커 위치도 처음에 봤을 때 깜짝 놀랐고…성: 스피커는 지금 설치된 스피커입니까?
이: 네. 장비는 d&b Q 시리즈고요. 원래는 서브도 메인과 같이 상부에 달려 있었고 객석하고 가깝게 앞쪽에 설치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사이드 투광실에 소리가 다 치고 무대로 소리가 많이 들어왔어요. 고민을 하다가 서브우퍼는 무대로 내리고 다른 파트와 조율한 뒤 메인 스피커를 1m씩 무대 안쪽으로 옮기고, 원래 서브우퍼 자리인 뒤로 옮겨서 객석 지향각을 최대한 만들었어요. 지금은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그런데 음향적인 부분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초반에 힘들었던 건 서류적인 업무였던 것 같아요. 뭐 하나 할 때 품의서부터 해서 다 차근차근 순서가 있는데, 사실 결제서류도 모르지만 결제라인도 모르고.. 그래서 초반에 여기저기 많이 부탁해서 개관하기 전까지 전기도 새로 깔고 했어요. 또 이곳이 BTL로 지어진 곳이다 보니까 그분들께 부탁을 해서 ‘이쪽에 음향 전기를 따로 따야 될 것 같습니다’ 하고 또 부탁하고.. 정말 부탁하러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니까. 물품 사는 것도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사실 초반에 차단기도 제 돈으로 많이 샀었어요. 몇 만 원짜리를 사야 되는데 품의서 올리고를 못 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초반에 그냥 직접 구매해서 바꾸고 그런 것도 있었죠. 그때만 생각하면 힘들기도 했지만 여러가지로 배운점도 많네요.

극장의 메인 스피커 및 서브 우퍼 전경

이주호 감독님은 고향이 이곳이 아니신데 익산으로 내려오게 되신 계기는 뭔가요?
이: 내려온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 하나는 이거였어요. “서울을 떠나 살아보는것도 재미있겠다.” 저는 고향이 경기도 이천에서도 정말 시골 쪽에 살았거든요. 버스가 하루에 3-4번 들어오는 완전 시골. 거기가 리거든요 리, 송라리라고. 그런 곳에 살면서 어릴 때 추억이 되게 좋았어요. 제 어릴 때처럼 아이에게도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서울에서는 공연이 매일 있으니까 너무 바빠서 가끔 아이가 대학로 왔을 때 잠깐 시간 내서 놀아주고는 했거든요. 근데 여기나 거기나 일을 하다 보면은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아직까지는 잘 내려왔다는 생각이 큰데 어쩔 때는 괜히 내려왔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고향하고 가까운 다른 지역의 공연장도 있었을 텐데 왜 익산으로 오신 건가요?
이: 원래는 익산에 가지 말까 생각도 많이 했었어요. 난생처음 들어보는 지역이었거든요. 지원서를 냈다가 서류 접수 부분에 문제가 있어서 ‘저 이번에는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했는데, 다음에 또 재공고가 나니까 누군가 ‘야 익산에 자리 나는데 어때?’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운명인가? 왜 익산 얘기가 계속 귀에 들려오지?’ 하면서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한 3~4명이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운명인가 하고 지원을 해서 왔었죠. 어떻게 보면 운명처럼 온 것 같기도 하고 악연처럼 온 것 같기도 하고(웃음).

익산예술의전당 감독 (좌측부터 장은진, 이주호 음향감독)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사는 생활에 대해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가족들은 많이 만족했어요. 그런데 아기가 점점 크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긴 해요. 왜냐하면 TV를 보든 뭘 보든 ‘서울 가고 싶다’ 그런 게 있잖아요. 지금도 ‘서울로 이사 가고 싶어?’라고 하면 ‘어’ 하다가 어느 날은 또 ‘아니야, 여기가 좋아. 친구들도 많고.’ 이러긴 하는데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긴 해요.그래도어쨌든 지방의 문화가 있고 서울의 문화가 있잖아요. 시간만 되면 하루라도 서울에 가서 건물도 보고 쇼핑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초반에 저는 공연 때문에 못 가더라도 서울에 많이 놀러 갔다 오게 했었어요. 어쨌든 서울이라는 곳이 넓게 볼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여기는 여기 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서울도 서울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까 ‘일단 가서 보고 느껴라’ 해서 많이 놀러 가게 했었어요.

공연장을 이용하는 지역의 뮤지션들은 많이 있나요?.
이: 일단 전문 밴드 뮤지션들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밴드보다는 연극 단체나 뮤지컬 단체가 비중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일을 하다 보니 클래식 음악 쪽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오케스트라 단체 수만 해도 꽤 되고요.

익산시의 시립예술단이 몇 개가 있습니까?
이: 3개 있습니다. 시립무용단, 시립풍물단, 시립합창단. 무용단 이렇게요. 무용단과 합창단이 공연장 연습실에 상주하고 있고, 풍물단은 따로 전수관 건물에 상주하고 있어요.

극장을 이용하시는 분들의 평가는 어떤가요?
이: 공연장 오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만족하고 가세요. 서울이나 대도시 같은 경우에는 전문 음향감독님들이 같이 오셔서 운영을 하시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지방이다 보니까 공연 단체들이 와도 전문가들이 함께 오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 쪽에서 기술 지원을 많이 하는 편이죠. 사실 저희가 같은 동지잖아요. 공연팀이든 렌탈팀이든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든 같은 공연 쪽의 동지라고 생각해서 저희도 많이 도와주고 같이 하는 편이라 공연 끝나고 가실 때 다들 좋게 가시는 편이에요. 사실 그 부분도 저희는 공연장의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장은진 감독님은 첫 극장 생활을 여기서 이주호 감독과 했습니다. 7년이라는 세월을 이감독님과 같이 호흡을 맞춰서 지내왔는데 선배로서의 감독님은 어떠하고, 또 감독님께 받은 영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 좋게 좋게. (속삭임)
장: (웃음). 감독님 있는 자리에서는 한 번도 이야기해 본 적은 없는데, 어디 가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진짜 이주호 감독님을 얘기할 정도로….
이: 거짓말하시네!
장: 진심입니다.(웃음) 어쨌든 제가 음향적으로 하나도 몰랐잖아요. 그래서 처음에 여기 입사했을 때 뭔가 많이 알려주려고 하시는데 제가 해주시는 만큼 전부 받아먹지는 못하더라구요. 음향 용어나 케이블 종류 이런 것들이 너무 어려우니까.. 일하다 힘들어서 화장실에서 막 혼자 울고 오고 했죠. 근데 그때마다 감독님 탓을 하는 게 아니라 ‘왜 내가 이것밖에 못 알아듣지? 내가 왜 이것밖에 모르지?’ 이런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악착같이 하려고 하고.. 음향파트에 감독님하고 저 둘밖에 없으니까 ‘감독님이 나랑 일했을 때 적어도 나를 믿게끔 해야겠다, 믿을 정도가 되어야겠다’ 하면서 되게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입사때부터 항상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게 있는데, 외부 단체나 팀들에게 부족하거나 도울 수 있는 기술 지원들을 ‘해줄만큼 해주자’ 라고 입버릇처럼 말씀 하세요. 그런 부분이 되게 느끼는 바도 크고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먼 나중에 저도 저랑 같이 일할 친구에게 아마 주호 감독님하고 같은 말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해줄만큼 다 해주자’ 하고요.(웃음)

익산예술의전당 전경

케이블만 해도 종류가 너무 많고 어렵죠. 몇 년 차에 그렇게 서럽게 울었었나요?
장: 입사하자마자 울었던 것 같아요. 입사하고 일하면서 되게 난관이었던 게 입/출력 패치할 때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공연장이 뭐 어떻게 되어 있는지 도면을 봐도 모르지.. 무대 상하수도 헷갈리고.. 그래서 감독님이 ‘어디에서 어디를 패치해 와’ 말씀하시면 그 패치하러 가는 순간부터 벌벌 떠는 거예요. ‘이제 어떡하지 나는 이거 제대로 모르는데..’ 이러면서.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패치하고 내려오면 제대로 패치한 것처럼 일하고 있다가 슬쩍 ‘감독님한테 이거 맞죠?’ 물어보면 ‘그거 아니야 다시 하고 와’ 이러시고.. 그럼 저는 다시 올라가서 또 고민하고.. 이런 상황의 반복?(웃음) 한 번은 공연 리허설을 하다 있었던 일인데, 원래 팬텀을 넣으면 그냥 빼면 안 되잖아요. 근데 그걸 감독님한테 무전기로 ‘뮤트 좀 해 주세요’라고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패치하는데 긴장이 되니까 그 말하는 걸 깜빡하고선 그냥 바로 빼버렸어요.. 저희 공연장 앰프실이 무대랑 거리가 있어서 3층에 있거든요. 제가 있는 곳까지 소리가 팡! 크게 들릴 정도로 사고가 났죠. 그날 ‘이제 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어떡하냐, 감독님한테 엄청 혼나겠다’ 하면서 힘없이 내려왔는데, 감독님이 그날따라 아무 말씀이 없으신 거예요.. 이게 더 불안하잖아요. 차라리 화를 내시면 제가 잘못했으니까 죄송합니다 하면 되는데.. 공연 끝날 때까지 아무 말씀도 안 하시니까.. 그렇게 공연 다 끝나고 감독님께 조용히 물어봤어요. ‘감독님 제가 실수를 했는데 왜 뭐라고 하지 않으세요?’ 라 얘기하니까 ‘네 표정이 이미 네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거기다가 무슨 말을 더 하니. 이제 다음부터 실수 안 하면 된다.’라고요. 그때 진짜 많이 깨달았죠. 음향 일은 생각보다 더 세심하게 생각해야 되고,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걸.. 지금은 뭐 패치도 눈 감고 해도 된다고 말할정도로(농담) 수월하지만 늘 한 번 더 체크하고 꼼꼼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향이라는 게 너무 방대하고, 계속 새로운 것들이 계속 생기다 보니까 이걸 따라가려면 제가 더 노력하고 공부하고 해야겠다 싶어요.

극장은 이곳 대공연장 하나만 있는 건가요? 그럼 두 분은 어떻게 근무하고 있나요?
장: 네. 대공연장 하나 있습니다. 대공연장이긴 한데 따로 전문 음향 크루 인력이 없어서 감독님이 콘솔을 잡으시면 제가 무대에서 보조하고, 제가 콘솔 잡으면 감독님이 무대에서 도와주시고 그렇게 둘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익산예술의전당 전경

현재 공연장 장비를 설명해 주시고, 혹시 불편한 점이 있으신가요?
장 : 스피커는 d&b Q 시리즈에 콘솔은 YAMAHA CL5와 CL1이구요. 앰프와 패치 베이가 3층 앰프룸에 있어 불편한 점은 있습니다.

앰프룸이 3층에 있으면 왔다 갔다 하기가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이: 그래서 초반에 설계 변경을 하려 했는데 이런저런 문제로 잘 안됐다고 하더라구요. 추후 리모델링 때는 내려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대 공간을 확인해 보니까 무대가 넓은데도 내릴 공간이 없더라고요. 무대 전체가 왜건 무대이고 조명 타워에 음향 반사판에 생각보다 내릴 공간이 없어요. 그래서 분장실 앞쪽까지도 생각을 했었는데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 외에도 개선점이 있다면요?
이: 아까 말씀드렸듯이 패치나 라인이 참 멀리 돌아가 있는 것, 그런 부분들을 앞으로 좀 해결해 나가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스피커와 앰프 사이도 거리가 생각보다 멀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가 또 음향만 하는 게 아니라 영상 쪽도 하다 보니까 영상 쪽도 또 바꿀 게 많고요.

극장 영상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이: 일단은 전면에 컬러랑 적외선 카메라가 달려 있고, 무대감독 데스크에서 객석, 로비까지도 모니터 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그 외 이동용 프로젝터 1대, 발코니 프로젝터 1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G 이상의 방식은 아니라 배선된 것들이 다 HD 방식이어서 호환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내년에 그 부분들을 개선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영상 쪽도 생각보다 빨리 변화돼서 외부에서 가져오는 기계들과 저희 장비가 호환이 안되는 부분이 점점 많이 생기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라인 배관된 것부터 시스템 녹화, 출력 스위처 부분까지도 바꾸려 합니다.

익산 예술의전당의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장: 운영지원계, 공연전시계, 무대관리계 이렇게 3개로 나눠집니다. 저희가 속해있는 무대관리계 구성원은 무대 기계가 둘, 조명 둘, 음향 둘. 총 6명이에요.
이: 보충 설명하자면, 기계가 둘이지만 한 분은 무대 총괄 팀장이시고 무대 진행 감독 겸 기계를 하고 있습니다. 인원이 적다 보니 셋업 할 때 안전 관리가 잘 안되어서 위험하니까 같이 봐주고, 막 이동이나 스크린, 음향 반사판 칠 때, 무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은 다 같이 하고 있어요.

기획 공연은 주로 어떤 장르의 공연이 있습니까? 자체 제작 공연도 있나요?
이: 클래식, 뮤지컬, 재즈부터 퓨전 음악도 있고.
장: 뮤지컬 공연이나 오케스트라 공연도 합니다.
이: 시립 예술단 공연은 전체 무대, 음향, 조명 그리고 덧마루 세트 제작부터 해서 자체적으로 다 만들거든요.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공연하고 있습니다..

익산 시민들이 어느 공연을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이: 페스티벌 같은 콘서트나 뮤지컬 장르를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간간이 발레 공연도 많이 오셔서 관람하시는 것 같구요. 그런데 저희 공연장은 너무 관객들이 선호하는 공연만 하기보다는 무용이나 연극 같은 공연들을 꾸준히 기획하여 공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기 있는 것만 하면 안 되잖아요. 공연장의 목적은 공공성에 있으니까.

익산예술의전당 감독 (좌측부터 장은진, 이주호 음향감독)

장은진 감독님은 음향감독으로서 7년을 지나왔는데, 여성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요?
장: 말이 길어질 수도 있는데.. 저는 원래 직업에 남성 여성을 따로 나눠서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무대 일을 하면서 아무래도 차이가 있긴 하더라구요. 콘솔이나 기계 같은 경우는 만져보고 공부하면 내 것이 되는 건데, 셋업이나 철수 때 힘을 필요로 할 일에서는 분명히 차이가 있잖아요. 근데 저는 그걸 수긍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무거운 것도 나서서 제가 들겠다고 하고.. 그냥 지기 싫어했던 것 같아요. 저도 여기 일하면서 여성이라고 힘든 부분에서는 슬쩍 빠져있는 사람들을 몇 봐왔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보니까 진짜 정말 싫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많은 단체들을 만나오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선배 여성 감독님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오히려 저에게 “잘 하고 있다” 라고 응원도 해주시고요.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은 체력적인 부분들이 부족하긴 하지만 같이 해야 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고, 같이 참여해야 배울 수 있는 부분들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음향 일을 할거다’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면 앞뒤 재지 말고 해보는 것! 저도 전혀 다른 전공의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렇게 음향 일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거든요. 저도 막연하게 ‘하고싶다.’ 로 시작해서 지금은 음향이 너무 좋아하는 일이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본인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원하고 싶어요. 때를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찾아서 하고, 음향 콘솔도 많이 만져보고 음향 관련된 자료도 공부해 보고 하는 것도요. 그리고 음향 일과 관련해서 자문할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곁에 두는 일도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고 원하는 소리가 다르잖아요. 저도 가끔 제가 콘솔 잡고 공연하는 날에는 주호 감독님한테 물어보고는 하거든요. “지금 소리 어떠세요?” 라고. 소리라는 게 딱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 피드백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듣는 게 엄청 중요하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많이 듣기 별표 다섯 개!
이: 현실은 다르다 이런 걸 알려줘야지.
장: 그건 이제 그분들이 판단할 일이잖아요. 해보세요! 일단은!

익산예술의전당 장은진 음향감독

장은진 감독님은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장: 일단은 2급 자격증. 일단 그게 제일 큰 목표예요. 자격증 2급 취득하는 것.

이주호 감독님은 같은 길을 가는 후배들한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 저도 잘 못하고 있어서 사실(웃음). 처음 음향일을 시작했을 때 동아방송대 출신이지? 아르코 출신이지?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때마다 내가 소속되어 있던 곳이 욕을 먹지 않도록 최대한 공연단체를 도와주며 일을 했었어요. 졸업할 후배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했지만 저를 위해서라도 ‘이 사람은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라는 소리를 듣게끔 일을 했던 것 같아요.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컨트롤 하고, 관객과 출연자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 음향감독 역할이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음향 일을 하는 후배들도 자부심을 갖고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누군가에게 인정 받으려고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기 커리어도 쌓여 있을 거고 사람들한테 인정 받는 날도 오고, 그거에서 다른 재미를 찾을 수도 있거든요. 예전엔 그런말 많았잖아요 “꼰대!” 비협조적이고, 뒷짐지고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들. 그렇게 조금씩 일을 하다 보면 그것에 젖게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어느 공연장에서 일할 때 동료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반성하면서 일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마다 후배한테 말했었던 부분은 “이런 환경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똑같이 젖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끔은 본인 스스로 반성해보자” 라구요. “그렇게 반성하면서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 젖어 갈 수 밖에 없긴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덜 젖게 되고 내 기준대로 일을 할 수 있으니 늘 반성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고 얘기를 해준 적이 있어요. 제가 어디 가서도 항상 얘기하지만 감독 놀이 하지 말라는 얘기 많이 하거든요. 말은 감독이긴 하지만 말만 감독이 아닌 서로 존중해주며 일을 하자는 생각을 후배들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익산예술의전당 이주호 음향감독

이주호 감독님은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사실 특별히 계획이라고 세워놓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단지 공연장은 항상 불안하거든요. 왜냐하면 디지털 시스템으로 변하다 보니까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대처할 방법이 거의 없어요. 옛날같이 신호를 따라가며 일일이 찾아 대처하기가 어렵죠. 그리고 지방이다 보니까 업체도 멀어 대처하기가 더 어렵고.. 저희 극장도 시스템이 이제 7-8년이 되다 보니 노후화가 되어가서 점점 문제가 생기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안정적인 체계를 만들어서 기계 관리나 이런 부분들을 더 신경 써야 되는 게 계획 아닌 계획인가 싶어요.

마지막으로 협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 해주세요.
장: 호남지부 음향 세미나가 코로나로 인해서 2년정도 교류가 없다가 이번 년도에 다시 시작했어요.오랜만에 아는 감독님들도 뵙고, 자료 공유도 하고, 음향 강의도 오랜만에 들으니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바라는 점은 세미나가 조금 더 활발하게, 1년에 두 세 번 정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하반기에만 한 번 했거든요. 되게 아쉽더라구요. 그리고 또 하나 있는데 자격증 관련해서도, 특히 실기가 거의 3급 위주라서 이제는 1, 2급도 생기면 더 좋을 것 같아요. 2급 문제나 1급 문제를 보면 시험서에 없는 내용이 많잖아요 그리고 책에서 나오지 않는 외적인 부분들도 많고, 특히나 다른 파트랑 비교해보면 음향 분야 공부하는 게 너무 광범위한데 합격하기도 어렵고.. 혼자서 공부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을 협회 차원에서 세미나 또는 자료를 통해 도움을 줄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대부분의 기술 세미나가 서울이나 큰 도시에서 진행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호남지부 세미나 말고는 참여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그래서 저랑 은진 감독 같은 경우 대전에서 하는 세미나도 일정이 맞으면 가는 편이에요. 그 정도로 관심이 많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많이 아쉽긴 하죠. 좀 더 많은 기술세미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협회원들끼리, 협회 임원들끼리 좀 더 서로 으쌰으쌰하는 모습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서로 같이 가야지 선배님들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협회에 발전이 계속 이뤄지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이 사실 예전에 좀 많이 아쉬웠었거든요. 서로 많이 좀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고, 각 지부 협회원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