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Km, 길 위의 기록들

지난 2월부터 SSM 취재진은 그야말로 숨가쁜 두 달을 보냈다. 대전을 시작으로, 평택, 서울, 수원, 전주, 대구, 부산까지, 때로는 새벽공기를 가르며 운전대를 잡았고 때로는 늦은 밤 마지막 열차에 몸을 기대 실으며 움직였다. 참 많이도 다녔다 싶어 굵직굵직한 동선만 계산해보니 1,934킬로미터였다. 서울과 부산을 두 번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 길었던 거리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들, 순간순간 표정들이 마감을 앞둔 지금 이순간 눈앞을 스쳐지난다. 

평택아트센터의 개관 현장에서는 새로운 공연장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노심초사 고민하고 열정을 쏟아부은 무대음향팀의 열정을 보았고 KAIST ARIS Lab에서는 이머시브 사운드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연구자들의 눈빛에서 이 분야가 앞으로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설렘을 보았다. 인강오디오㈜ 협력업체 탐방에서는 오랜기간 무대음향협회의 든든한 협력자로 무대 뒤편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고, 경기아트센터에서 만난 송효빈 회원의 이야기에서는 한 사람이 자신의 일을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는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국립부산국악원의 이머시브 공연은, 우리 전통의 소리가 새로운 기술과 만났을 때 얼마나 풍부한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해주었다.

협회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충청·호남지부와 대경·부울경지부의 상반기 세미나, 그리고 3급 자격대비 필기세미나. 지역마다 다른 색깔이 있었고, 모인 분들마다 다른 사연이 있었지만, 배우고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한결같이 뜨거웠다.

이 모든 현장에서 내가 거듭 확인한 것이 하나 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훨씬 많은 분들이, 자신의 역할 이상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것이 자신의 일이기 때문에.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매일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어주시던 분들의 얼굴이,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SSM이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미세한 파동이 일으키는 순간의 떨림을 캡처하고 기록하는 음향감독의 일처럼 그 치열한 삶의 현장들을 직접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기록하여 전달하는 것. 무대음향이라는 세계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애쓰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이어주는 것. 

기록하지 않았으면 공기중으로 흩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파동들을 레코딩하는 것 처럼 매 순간 정성을 다해 수집하고 기록했다. 

이번 Vol.18이 나오기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많은 분들의 손길이 닿았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분들, 취재 현장을 열어주신 분들, 원고를 써주신 필진 여러분, 그리고 편집과 디자인과 교정의 모든 과정을 함께 버텨준 제작팀. 한 사람 한 사람의 수고가 모여 또 하나의 기록이 완성되었다.

1,934킬로미터. 짧지 않은 길 위에서 만난 모든 분들의 노고를 모두 다 담아내기에는 여러모로 역량이 턱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감동하며, 참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경험이 지금 이 순간 SSM을 대하는 독자분들께 고스란히 전달이 되길 바라며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