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향은 관객이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rologue
경기도를 대표하는 공연장 경기아트센터. 20년 넘게 이곳의 소리를 책임져온 한 음향감독이 있다. 송효빈 감독은 화려한 기술보다 ‘공연 전체의 완성도’를 먼저 고민하는 엔지니어다. 공연장 안과 밖으로 다양한 현장에서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며 음향의 역할을 확장해온 그는, 전속 예술단체와 함께한 시간이 그의 작업의 중심이 되었다. 오랜 시간 이어진 협업 속에서 그는 기획부터 공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함께하며 무대의 흐름을 읽고 그에 맞는 소리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긴 호흡의 제작 과정 속에서 쌓아온 경험은 그를 닮아 그의 소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공연의 감동이 만들어지는 순간, 그 중심에는 늘 자신만의 소리를 통해 공연을 완성해가는 송효빈 감독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반갑습니다. (사)무대음향협회 협회지 SSM입니다. 독자분들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무대예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송효빈입니다. 이렇게 (사)무대음향협회 매거진 SSM을 통해 독자분들께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경기아트센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담당하고 계신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경기아트센터는 경기도를 대표하는 종합 공연장으로, 약 1,500석 규모의 대극장과 약 500석 규모의 소극장을 갖추고 있어 클래식, 무용,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루어지는 다목적 공연장입니다. 공연 장르가 다양한 만큼 공연장 역시 대형 라인 어레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음향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공연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무대 음향을 담당하고 있고, 공연의 성격과 공간에 맞는 음향 설계 및 시스템 운용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음향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향이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평소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CD 크레딧을 유심히 보곤 했는데, 믹싱 엔지니어로 노양수, 도정회, 임창덕 선배님의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때 ‘믹싱 엔지니어’라는 굉장히 유니크한 직업에 막연한 호기심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소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음향을 하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관심을 계기로 실용음악과에 진학했어요. 2004년도에 대학교 졸업 후 당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이었던 지금의 경기아트센터에 공채 공고가 나서 4-5월쯤에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도 합격을 해 졸업과 동시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약 22년간 무대 음향 업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시작은 녹음 음반을 들으며 공연장이 아닌 믹싱 엔지니어를 꿈꾸셨군요.
네, 처음에는 녹음실의 레코딩 믹싱 엔지니어가 꿈이었어요. 저희 학교의 녹음실이 그 당시에는 굉장히 잘 갖춰져 있어서 자유롭게 믹서나 여러 기기들을 만지면서 실습을 할 수가 있었는데, 케이크워크 미디로 플레이를 할 수 있었고 Alesis ADAT 3개가 있었어요. 지금 저희 정주현 무대기술팀장님이 당시 학교 조교로 계셨는데, ADAT으로 24채널 녹음을 하면서 인라인 콘솔 레코딩하는 방법, 트래킹하는 방법 등을 굉장히 세밀하게 조교 선생님을 통해서 배웠어요. “형 이거 어떻게 사용하는 거예요?” 물어보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려주셨죠. 교수님한테 배운 것도 많지만 실질적인 건 정주현 팀장님한테 많이 배웠어요.
중간에 휴학할 때 홍대의 CCM 녹음실에서 걸레질하며 배웠던 시간도 1년이 있었는데, 내가 배웠던 그대로 작업을 하니까 ‘내가 잘 배웠구나, 이게 실제로 이렇게 쓰이는구나’ 하면서 약간의 희열을 느꼈었어요. 그렇지만 월급이라고는 5만 원도 못 받고 걸레질만 하다 보니까 ‘녹음실에서 일하면 일반적인 경제 활동에 관해서는 돌파구가 없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주말이나 일 없을 때는 녹음실 분들 소개로 콘서트 아르바이트도 많이 갔었어요. 거기서 처음으로 라이브 환경을 접하게 됐어요. 그러다 복학을 하고 우연치 않게 이곳의 채용 정보를 알게 돼서 공연장 감독이 됐습니다.


콘서트 아르바이트를 하던 당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양재의 문화예술회관에서 했던 가수 백영규씨의 콘서트가 저의 첫 라이브 콘서트 아르바이트였네요. 지금은 없어졌는데 사계라는 렌탈 회사를 통해 윤도현 밴드 콘서트와 전인권 밴드 콘서트를 많이 했었고요. 당시 메인 엔지니어가 현재 (사)한국라이브사운드협회 회장이신 고종진 감독님이었어요. 이승환 콘서트 때에는 제가 옆에 착 달라붙어서 믹싱하시는 것 구경 좀 해도 되겠냐고 하니까 마음껏 구경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되게 감사했고, 즐거웠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새도 저희 극장에 종종 들어오시는데, 어렸을 때 아르바이트 할 때 FOH에 계신 모습을 보면서 꿈을 키웠었다 말씀드리니 굉장히 반가워하시고 좋아하시더라고요. 제가 고종진 감독님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이분하고 현장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공하지 않았나, 내 꿈을 좀 이루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같은 팀의 정주현 팀장님과도 대학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하셨네요.
학생 때 팀장님께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제가 그때 20대 초반이었으면 팀장님은 20대 후반~30대 초반 정도로 나이가 어린 편이었는데도 많이 또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조곤조곤 설명을 잘 해주셨어요. 여기 입사 시험도 같이 봤어요. 당시 조교였던 팀장님이 “이런 게 있는데 너도 시험 같이 볼래?” 알려주어 “저도 볼게요.” 해서 같이 보고 같이 입사하게 되었죠. 그때의 저는 라이브 공연 경험도 해봤자 10번도 안됐었고 무대 위 공연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라 완전히 초짜였어요. 그랬는데 당시 정원 5명 중에 경력직을 몇 뽑고 신입을 몇 뽑고 하는 구성에서 가장 말단 사원 2명 중 한 명이 제가 된 거였죠.
오랜 시간을 함께 해서인지 정주현 감독님과 느낌이 닮은 것 같습니다. 두 분이 형제 같은 느낌이 있어요.
팀장님께서 먼저 조교를 하시다 그만두고 이어서 제가 조교를 했는데, 다른 과에서 동생이 온 거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는 했었어요(웃음).
어찌 보면 경기아트센터가재단법인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감독님이 2차 개관을 함께 하셨네요. 기존 경력직 감독님들이 했던공연을 감독님께서 동일하게 운영을 해내야 했을텐데,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요?
저는 막내라 시키는 일만 하는 수준이었지 제가 뭔가 판단해서 결정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어요. 그때 제가 갖는 부담감은 무대에서 뭔가를 세팅하라고 했을 때 그걸 제대로 했는지, 제가 말귀를 잘 알아들었는지, 패치는 제대로 한 건지에 대한 것들이었죠. 제가 전체를 둘러볼 위치는 아니었어서 운영적인 면에 대한 부담감에서는 좀 자유로웠어요. 입사 1년 정도 후에 어느 극단의 아주 간단한, 큐 플레이만 몇 개 하고 마이크도 쓰지 않는 연극을 저에게 맡겨줬는데, 그땐 제가 무슨 진짜 무대예술인이 된 것 같은 감동도 있었고 그만큼의 부담감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공연을 진행한다는 게 정말 긴장이 되는 일이잖아요. 저도 저의 첫 공연은 잊지 못합니다. 감독님의 첫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요.
저희 극장 장비로 외부에서 하는 공연으로 기타와 베이스도 있는 퓨전 국악 공연이었는데요. 이전에 선배 감독님들이 하는 걸 계속 봤고 또 세팅을 제가 했기 때문에 세팅 방식이나 곡의 구성 같은 것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몇 월 며칠부터는 너가 이거 해라’ 하신 거예요. 전날부터 잠도 못 잤어요. 장소는 연천에 또 오전 공연이라 뭘 놓고 가면 안되니까 마이크 가방, 24 멀티 릴, 전기선, 배전반 따는 케이블, 십자 드라이버··· 하나하나 다 적고 체크하면서 챙겼어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했었는데요. MEYER MSL-4 두 통씩 놓고 콘솔은 Soundcraft K2, 모니터 스피커는 MEYER UP1.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기억도 잘 안 나는데 그 긴장했던 것과 손에 땀이 많이 났던 게 기억이 많이 나요. 소리가 어떤지는 둘째 치고 문제없이 잘 끝냈다는 거에 굉장히 만족을 했죠.
경기도 대부분의 공연장을 예술단과 함께 투어를 돌면서 많은 필드 경험도 하셨는데, 관객의 감정까지도 내 손끝에서 느껴질 정도로 성공했다 싶은 공연이 있었나요?
딱 한 번 있었는데요. 18년도쯤 리모델링을 하면서 9개월간 극장 사용이 안 되다 보니까 전사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예술단의 야외 공연을 다녔어요. ≪곰돌이의 여행≫이라고, 약 13명의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국악 반주팀과 약 8명의 민요단 배우분들이 있는 소규모 어린이 국악 뮤지컬이었어요.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주인공 곰돌이 배우분이 뮤지컬 ≪CATS≫의 ‘Memory’를 부르듯이 혼자 자기의 인생에 대해 얘기하며 노래를 부르는데, 그때 국악 반주하고 목소리가 정말 잘 맞는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 ‘소리가 정말 좋았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 관객석에서 어른 관객도 몇몇 울기도 했고, 영상 감독님이 저한테 “야 효빈아 소리 너무 좋았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동안 수많은 공연을 해봤지만 성공한 건 느낌이 딱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되게 기분이 좋았어요. 그분이 노래를 잘하신 게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음향, 조명, 세트, 연기 그 모든 게 다 어우러져서 내가 듣기에도 정말 감동적인 소리였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날 공연에 감독님이 특별히 더 신경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이펙트를 조금 특별하게 썼던 기억이 납니다. 리버브 리턴에다 딜레이를 한 번 줘봤었어요. 그랬더니 보통의 리버브 디케이 타임보다는 좀 더 여운이 생기고 풍부해지더라고요. 그게 좀 한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가 공연 8회차쯤이라 저도 익숙해지면서 시너지가 났던 것 같아요.
2018~19년경 경기아트센터의 무대음향 리모델링 공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벌써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요. 리모델링 이후 현장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경험과 반대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우선 경기아트센터는 현재 대극장을 기준으로 라인 어레이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메인 스피커(d&b Vi 시리즈), 서브 우퍼, 딜레이 시스템 등이 구성되어 있고, FOH에는 DiGiCo SD5 콘솔을 중심으로 공연 장르에 대응할 수 있는 음향 환경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공연을 수용해야 하는 다목적 극장인 만큼,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는 범용적인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어요.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기존 시스템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었는데요. 특히 2층 객석을 커버하던 스피커가 포인트 소스 방식이었기 때문에 원거리 확성에 명확한 한계가 있었고, 그로 인해 뮤지컬이나 연극과 같은 장르에서 대사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어요. 이러한 문제는 제가 입사했던 2004년부터 약 14년간 지속되었고, 관객들의 불편과 컴플레인이 계속 누적되면서 2018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음향실장이셨던 정주현 무대기술팀장님과 함께 향후 20년 이상 사용할 시스템이라는 전제 하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했어요. 한정된 예산 안에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고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죠.

V Series로 Vi8 11통과 Vi12 2통이
다운필로 구성되어 있으며, 플라잉 서브 우퍼는 d&b Vi-SUB 4통 구성.
그 아래 벽면에는 130인치의 객석 안내용 LED 전광판이 있다.



셋업과 철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어 외부팀들이 매우 선호하는
설비이다.

3상4선식 분전반.
가장 짧고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해 무대 상수에 위치하며, 렌탈팀에서 주로 사용하는 캠록과 터미널 타입이 모두 있어 원하는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터미널 타입은 드라이버가 필요 없는 노브형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아트센터 음향팀의 세심한 설계와 실무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구성이다.




공유하여 간단한 공연 진행과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설비되어 있다.


설치되어 다양한 영상 연출에 대응하고 있다.
그 우선순위는 어떻게 되나요?
첫 번째 기준은 객석 가장 끝자리, 특히 2층 후방 관객까지도 배우의 작은 숨소리까지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맞는 시스템 설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어요. 두 번째는 다목적 극장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특정 장르에 특화된 게 아닌 어떤 장르든 기본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범용적인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이었어요. 세 번째는 외부 음향팀과 극장 음향감독 모두가 작업하기 편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케이블 설치 등 기본적인 셋업 과정을 최소화해 소요 시간을 줄여, 사운드 디자인과 튜닝, 오퍼레이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기준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현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스템이 구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객석 후방까지의 명료도 개선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였어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어요. 예산의 한계로 인해 무선 마이크 시스템을 충분히 개선하지 못한 부분이나, 프론트필 스피커의 물량이 부족한 점 등은 이후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쁜 현업 중에도 ‘우리나라 공연 환경에 맞는 라이브 음향 믹싱 콘솔 제안에 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장 실무자로서 이론적 연구를 병행하며 논문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정주현 팀장님이 하시는 걸 보고 하게 됐어요. 대학원 입학하시고 약 1-2년 후에 취득하신 걸 보고 저도 한번 해볼까 얘기해보니 해보길 권하셔서 바로 시작을 했습니다. 근데 논문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까 쓰긴 써야 되고 주제를 뭘로 잡을 지도 잘 모르겠고 하다 보니까 조금 애를 먹었죠.
논문의 핵심 내용이나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시사점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장에서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장비는 계속 발전하는데 실제 공연 환경에서는 그 변화가 효율적으로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어요. 특히 디지털 믹싱 콘솔은 제조사마다 구조와 운용 방식이 달라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정리해보고자 논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실무를 병행하며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현장에서의 경험이 연구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공연장과 렌탈 환경, 음향 감독들의 의견을 함께 분석하며 현장 기반의 연구를 하고자 했어요.
논문의 핵심은 우리나라 공연 환경에 맞는 믹싱 콘솔의 형태와 기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장비의 성능보다도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운용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구조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죠. 또한 다양한 공연을 경험하면서, 장비 자체보다도 공간과 장르에 맞게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러한 점에서 논문은 특정 장비를 제안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장비를 선택하고 운용하는 기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선후배 음향감독 중에도 자기계발이나 진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계신데 먼저 경험해 보신 선배로서 공유해 주실 노하우나 조언이 있다면.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기계발이나 공부를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준비가 된 상태에서 시작하려고 하기보다 가능한 범위 안에서라도 먼저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실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현장의 경험들이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반대로 공부를 통해 정리된 내용이 다시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경험을 했어요. 꼭 대학원 진학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궁금해했던 부분을 정리하거나 기록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어떤 형태든 계속해서 고민하고 정리하는 과정이고,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준과 판단이 더 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 새롭게 연구하거나 깊이 들여다보고 계신 분야가 있으신가요?
특별히 새롭게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기보다는,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공연장의 음향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어요. 스피커 시스템이나 콘솔, 무선 마이크 시스템부터 로비 송출 시스템까지, 지금 갖추고 있는 장비들이 공연 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연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은 주어진 환경 안에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는지가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현재로서는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지금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음향 기술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네트워크 오디오, 이머시브 사운드 등 새로운 기술들이 공연 현장에도 도입되고 있는데요. 감독님께서는 이러한 기술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 그리고 앞으로 공연장 음향의 방향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견해를 들려주세요.
최근 음향 기술의 변화가 빠르다고 많이 이야기되지만, 개인적으로는 20~30년 전에도 기술의 변화 속도 또한 충분히 빠르게 느껴졌다고 생각해요. 다만 공공 공연장의 경우 예산 확보나 집행 절차 등의 이유로 최신 기술을 즉각적으로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죠. 또한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한때는 최신 기술로 도입되었던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결국 사용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아왔어요. 어떤 기술이든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용되려면 일정 기간 동안의 검증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신 기술을 무조건 빠르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이런 시기일수록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프리 앰프나 컴프레서와 같은 아웃보드 장비를 활용하여 2트랙 믹싱의 완성도를 높인다거나, 객석 커버리지 관리, 스피커 간 시간 정렬과 도달 시간 관리, 적정 음압(SPL) 관리와 다이나믹 레인지 컨트롤과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한 자리를 지켜오고 계십니다. 경기아트센터 공연장 음향 감독으로서의 자부심이 있다면.
전속 예술단체가 있는 게 굉장히 큰 메리트인 것 같아요. 예술단체에서 장기나 기획 공연을 할 때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다는 게 다른 여느 극장과는 차별화된 점이죠. 전속 단체로는 경기도립무용단,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국악관현악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극단 등이 있고, 전속 단체 공연의 경우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속 예술단체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과 중점적으로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먼저 공연 기획 담당자가 정해지면 무대기술팀 내에서 무대감독, 조명감독, 음향감독, 기계감독 등 각 파트가 배정되고, 경우에 따라 외부 기술진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기도 해요. 이후 연습 일정에 맞춰 기술 스태프 미팅에 참여하고, 공연의 규모와 필요에 따라 연습 참관, 시스템 구성, 작업 스케줄 조정을 병행하게 됩니다. 전반적인 과정은 연습, 셋업, 리허설, 본 공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예술감독, 연출자, 안무자 등 창작자가 무대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저희 기술 스태프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전속 단체 공연의 경우 한 달 이상 집중적으로 연습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시간과 과정에 맞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음향은 공연의 핵심을 드러내는 요소이기보다는 작품을 완성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해서 ‘소리가 좋았다’는 평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작품이 정말 좋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공연은 특정 파트만 잘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조명, 음향 등 모든 요소가 균형 있게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음향은 관객이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속 단체의 공연을 기획부터 참여하신다면 공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겠습니다. 공연 후에 오는 보람이나 만족감 또한 클 것 같은데요.
이런 기초 예술단체를 운영하는 게 당연히 시민들의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문화를 보존, 계승하
는 역할도 있는 거잖아요. 이에 일조를 한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경기도무용단의 경우 93년도에 창립을 했는데 그 동안 공연의 5분의 1 정도는 제가 음향을 함께 했으니 아주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지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요(웃음). 무용단 연습실을 가면 정기 공연 포스터가 걸려있는데 제가 직접 했던 공연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합니다.


전속 예술단체들과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하다 보면, 음향감독으로서 예술적인 방향에 영향을 미치거나 반대로 영감을 받으시는 경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예술가들과 교감했던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2023년에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태평하게》라는 국악관현악 공연을 소극장에서 진행했던 경험이 기억에 남는데요. 약 50인조 규모의 국악 오케스트라 공연이었고, 당시 저는 일반적인 공연 기준인 약 90~95dBSPL 정도의 확성 사운드를 기준으로 1차 리허설을 진행했어요. 전체적으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 크게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차 리허설 때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원일 감독님께서 객석에서 리허설을 보시다가 전체 음량을 낮춰보자는 요청을 계속 하셨어요. 계속해서 요청에 맞추다 보니 기존에서 10dB 이상 낮아지는 수준까지 내려가게 됐죠. 저는 ‘이 정도면 관객이 악기 소리를 충분히 듣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감독님께서는 “이번 공연의 방향은 이렇다”고 하시며 조금 더 낮춰보자고 하셨고, 당시에는 그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죠. 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결과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제가 그동안 전기 음향, 즉 확성 시스템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었다는 점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특히 소극장과 같은 공간에서는 악기 자체의 소리와 확성된 소리가 함께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됐죠.
콘솔을 다루다 보면 게인을 올리고 이펙트를 적용하고 EQ를 조정하는 등 기술적인 작업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전체적인 소리의 방향이나 공연의 의도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
경험을 통해 음향은 단순히 ‘잘 들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연이 지향하는 방향과 공간의 특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습니다.
여러 단체들과 함께하다 보면 음향 이전에 사람 대 사람 사이의 관계 또한 중요하잖아요. 이런 조직 생활 중에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나요?
공연을 진행하면 자주 만나는 사람이 공연 기획자, 담당자 같은 관련자들이
잖아요. 그 사람들이 저랑 소통하면서 일이 좀 줄어들고 편하게끔 느끼게 하는 거에 포인트를 둬요. “감독님 이거 이렇게 되는데 어떻게 해야 돼요” 하면은 “그건 제가 봤을 때 우리 장비로 충분히 되고 정보만 정리해 주면 처리할 테니 신경 안 써도 돼요” 해요. 그리고 제가 본의 아니게 그 사람들한테 피해를 입히거나 일정상의 차질을 빚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다면은 내가 죄송할 일이 아니더라도 바로 사과부터 해요. “죄송해요. 이게 지금 이렇게 됐네요. 지금부터 체크하면 되니까 이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이거는
이게 문제고 제가 이렇게 이렇게 해서 처리할 테니까 이렇게 하시죠” 이런 식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가 없게끔 해결해 나가요. 함께하는 상대가 절 편하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오랜 시간 극장의 공연 음향을 직접 운영해오셨는데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극장 감독으로 있으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이 직업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다는 거예요. 외부 렌탈 업체에 가면 공연에서 직접 하나의 역할을 맡아 반복적으로 많이 하잖아요. 일주일에 서너 건씩 다른 장소에서 장비들을 설치하고 해체하며 공연을 하는데, 우리 극장의 감독들은 설치돼 있는 장비들을 쓰고 내가 직접 하는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까 아쉬운 점이 있더라고요. 외부 팀이 오면 저는 그냥 전원만 켜주고 종만 치는 경우도 허다하거든요. 편하기도 하면서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계속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러면서도 정주현 팀장님이 열심히 하시는 거 옆에서 보면 동기부여가 많이 돼요. 그래도 내가 음향을 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로 머물면 안 되겠다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고. 그렇다고 제가 외부로 다양하게 활동할 성격이 못 되니까 ‘내가 있는 울타리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을 한 5-6년 차부터 많이 했어요. 그때부터 공연 들어오면 외부 감독 데리고 오지 말고 나한테 맡겨달라 하면서 빼지 않고 무조건 했죠. 뭐가 됐든 빼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무대 마이크 전환을 하든 콘솔 인풋 리스트를 짜든 뭐든 직접 많이 해보고, 이상한 소리도 내보고, 연출자한테 혼도 나보고, 다 있는 데서 창피도 한번 당해보고. 그런 것들도 쌓여서 성장이 되는 것 같아요.
극장 생활로 많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매우 가정적인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비결이 있으신가요?
무엇보다 아내의 깊은 이해심 덕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주말에 일하고 평일 늦게 귀가하는 생활을 반복해도 아내는 지금까지 전혀 불평 없이 저를 배려해 주거든요. 정서적으로 무던하고 안
정적인 사람이라 덕분에 저도 스트레스 없이 일에 집중할 수 있어 늘 감사하고 편안합니다. 그런 지지 덕분에 집에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아이들도 밝게 잘 자라고 있고요. 좋은 직장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이들의 학교 이야기를 들으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지금 이 순간이 저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자 감사함입니다.

음향 외에 좋아하시는 일이나 취미가 있으신가요? 쉬는 날은 주로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퇴근 후나 주말에는 주로 복싱장에서 운동을 하면서 체력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4~5회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고,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나름 자신이 있는 편이에요. 현재 내부 사정상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소극장, 컨벤션홀까지 세 곳의 음향 업무를 저 혼자 담당하고 있다 보니, 공연과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날에는 정신적으로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운동을 해온 덕분에 체력적인 부분에서 큰 어려움 없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으신가요?
6월에 무대기술팀 음향실에 두 명의 신입 직원이 새로 들어올 예정이에요. 앞으로는 저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각자의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배려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하나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음향감독으로서는 우리 장비로 항상 최상의 퍼포먼스를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부담이 되고 피하고 싶다, 외부 감독이 와줬으면 좋겠다 하다가도 그래도 내가 해야지, 내가 해내야지 하는 생각으로 하는데요. 결국 잘 마치고 퇴장할 때 관객들이 되게 신나 보이고 문제없이 잘 끝냈다는 생각이들면 정말 뿌듯해요. 부담감이 클수록 그 보람이 커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마음이 좀 더 오래,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오랜 시간 감독님이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 일을 오래 이어오게 된 원동력은 결국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을 준비하면서 음향 장비를 하나씩 켜고 시스템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제가 정한 레퍼런스 음악을 들을 때면 아직도 많이 즐겁고 만족감을 느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몸담고 있는 이 회사에 대한 애정도 큰 이유 중 하나예요. 아무것도 모르던 사회 초년생 시절에 기회를 주고,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준 곳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받은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공연이든 어떤 행사든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늘 큽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송효빈 음향감독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그냥, 공연에 진심인 사람. 음향이 아니라 공연에 진심인 사람이다. 연출자가 정말 이상한 마이킹을 요구하더라도 그게 문제가 없으면 저는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공연 정말 좋았다는 말을 듣는 게 좋고, 출연자들에게 ‘송효빈하고 같이 일하면 좋겠다, 이 사람의 소리가 좋은데?’ 이런 소리를 듣고 싶어요. 제가 하는 공연이 진짜 잘 됐으면 좋겠어요. 항상 그 생각을 해요.
최근에는 우리 협회에도 많은 젊은 감독님들이 가입을 하고 있습니다. 협회 홈페이지에는 공연장 감독을 꿈꾸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이 가입하고 있는데요. 이 자리를 빌려 현직 음향감독으로서 후배, 예비 음향감독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처음부터 멋있는 공연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현장에 나가다 보면 ‘내가 이런 행사를 하려고 음향을 시작했나?’라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음향에 대한 이해나 배려 없이 진행되는 행사나 공연을 맡게 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어요. 이런 상황일수록 오히려 더 집중해서 자신의 역할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배워온 음향 기술이나 이론과 맞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면 어느 정도는 그 환경에 순응하는 자
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좋은 환경에서 시작할 수는 없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유치원생들이 신나게 노래 부르는 무대든, 탑 클래스 가수의 공연 무대든 결국은 같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런 걸 하려고 음향을 시작한 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요. 마음에 안 드는 상황과 내키지 않는 요구들이 만연한 환경에서도 최선의 결과가 나오게 하면 이런 모습, 자세를 알아봐주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끝으로 우리 (사)무대음향협회 선후배 동료 감독들과 SSM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경험임에도 이렇게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협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나가고 계신 선후배 감독님들께 항상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pilogue
22년간 경기아트센터에서 무대를 지켜온 송효빈 감독의 이야기는, 화려한 기술보다 공연을 완성시키는 ‘기본’에 대한 집요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그의 시간은 거창한 전환점보다는 무대 위에서 반복된 선택과 축적의 결과로 쌓여왔고, 그는 눈에 띄는 성과를 앞세우기보다, 매 순간 주어진 공연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의 출발점은 특정한 장르나 역할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다양한 현장을 오가며 쌓인 경험은 자연스럽게 공연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확장되었고, 그 안에서 음향이 놓여야 할 위치에 대한 고민도 함께 깊어졌다. 그에게 음향은 단순한 기술의 구현이 아니라, 작품의 흐름을 지탱하는 기반에 가깝다.
결국 그가 지켜온 것은 하나의 방향이다. 음향이 앞에 나서기보다 공연을 완성하는 흐름의 일부로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어떤 무대든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는 태도. 그렇게 오랜 시간 쌓인 선택들은 하나의 결과로 남는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의 기억 속에 자연스럽게 남는 순간들, 그 뒤편에서 조용히 역할을 다해온 사람의 시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