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백운아트홀 김성규, 문효준 음향감독

원주백운아트홀 감독 (좌측부터 김성규, 문효준 음향감독)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성규감독: 안녕하세요. 원주백운아트홀에서 음향과 대관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규입니다. 2007년에 원주 시청이 옮겨지면서 원주백운아트홀이 생겼는데, 그때 당시 음향 담당으로 입사했습니다. 현재는 치악예술관에 파견되었던 문효준감독이 2019년에 백운아트홀로 발령받으면서 음향은 문감독이 주로 담당하고, 저는 대관과 함께 다른 파트(기계, 조명, 음향)를 서포트 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문효준감독: 안녕하세요. 저는 원주백운아트홀에서 음향을 담당하고 있는 문효준입니다.

각 파트에 담당이 있어서 대관 담당자가 없으면 보통 서로 일을 미루기 마련인데, 김 감독님은 오히려 일을 맡으셨네요.

김성규감독: 네, 문감독이 들어오기 전에 제가 무대팀에서 막내였고, 자연스럽게 음향과 함께 대관업무를 맡게 되었어요. 그러다 문감독이 입사했는데, 대관업무를 떠넘기기보다는 제가 해왔던 일이고, 예술단체나 지역 예술가들도 어느 정도 알고, 민원 발생이라든지 여러 가지 대처하는 부분에 있어서 제가 업무를 맡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단순히 대관업무라기보다는 행정업무도 많기 때문에 음향과 같이 집중할 수는 없을 것 같았고, 문감독이 음향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죠.

문효준감독: 맞아요, 대관만 해 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관료 징수부터 행정업무, 문화예술과에서 요청하는 서류업무까지 처리해야 하는데, 김감독님이 맡아서 해 주시니까 저희는 저희 파트 일만 집중해서 할 수가 있죠.

음향과 대관업무를 같이 하다 보면, 공연 끝나고 업무 관련 전화가 밀려있을 때도 있을 것 같아요.

김성규감독: 네, 공연이나 행사 일정이 많아서 사무실이 비어있을 때가 많거든요. 아침부터 셋업 하고, 리허설 하고, 공연 마치고 사무실에 오면 민원이나 대관 관련 전화가 밀려있죠. 대관 담당자가 상주하면서 처리해야 할 업무인데, 그걸 못하고 있으니까 종종 “원주백운아트홀 사무실은 왜 항상 비어있냐?”라는 민원이 들어올 때가 있어요. 저희는 항상 공연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거든요.

요즘 무대기술팀 직원들이 기획이나 대관 담당으로 가는 일도 많은 것 같아요. 공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있고, 무대 기술적으로 대화도 가능하니까 아무래도 장점이 있으신 거죠.

김성규감독: 맞아요. 2시간짜리 교육을 한다고 그 2시간만 대관하려고 하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대관 신청으로 상담할 때 “기술적으로 준비할 시간과 끝나고 청소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얘기하면서 대관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하루에 한 행사, 한 공연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셋업과 철수를 여유롭게 하면서 그 행사와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원주백운아트홀에는 무대, 조명, 음향 각 파트 당 한 명씩 담당하고 있는데,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으신가요?

문효준감독: 이번에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비상시 인력을 구축해놓았어요. 각 파트별로 지역 렌탈팀과 연계해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어요.

김성규감독: 단순한 공연 같은 경우에는 저희 무대팀 내에서 서로 하면 되는데, 직접 디자인해서 운영해야 하는 공연 같은 경우에는 지역 렌탈팀에게 연락해서 진행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원주백운아트홀 전경 (사진제공 : 원주백운아트홀)

강원지부에서 첫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 지역으로 오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김성규감독: 저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정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일을 배우면서 근무했어요. 무대예술전문인자격증 3급과 2급까지 따고 나서 첫 공고 났던 공연장이 여기 원주백운아트홀이었어요. 아무래도 지방이다 보니까 재공고가 났었어요. 저는 그때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규직이 아니었고, 이직도 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원주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공연장 규모가 970석 정도 되었고, 2급 자격 기준에 맞아서 2007년에 이직하게 되었죠. 벌써 15년이 되었네요.

원주백운아트홀 김성규 음향감독

한 공연장에 15년 동안 있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요.

김성규감독: 원주가 지역 특성상 타지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저희 무대팀 내에서도 무대감독님만 원주가 고향이고, 다른 감독님들은 포항, 청주, 경기도가 고향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지역 텃새도 없고, 이런 지역이 정말 드문 것 같아요. 2~3년 정도 있으면서 아이도 낳고 지내다 보니, 안정이 좀 되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 직장 분위기인데 팀원들 모두 너무 잘해주셨어요. 초창기에는 제가 뚜벅이였는데, 매일 돌아가면서 차로 퇴근시켜주시고, 그때 정말 감사했죠. 서로 마음이 맞고 같이 도와준다면, 각 파트 당 한 명씩 있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문감독님은 강원도 지역으로 오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문효준감독: 첫 공연장 근무는 2010년 서울예술의전당이었는데, 그때 정직원은 아니었어요. 당시에는 처음이기도 했고, 공연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3년 정도 근무 후 수원문화재단 수원SK아트리움을 거쳐 2015년에 원주시청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2019년까지는 치악예술관(현재는 원주문화재단 운영)에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2019년 7월에 원주백운아트홀로 발령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공연장에서 일한 지 5년 정도 되었을 때 계속 이 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림길에 있었죠. 그러다 원주백운아트홀에 공고가 났고, 지원해서 원주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무엇 때문에 음향 관련 일을 할지 말지 고민했는지 궁금합니다.

문효준감독: 일단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정규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어렸을 때는 “그냥,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서른세 살, 네 살 정도 되면 어느 정도 제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보니까 제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기회가 되어서 여기 원주백운아트홀로 오게 됐네요.

원주백운아트홀 문효준 음향감독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처음 시작은 어떤 분야였는지 궁금합니다.

김성규감독: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래서 중학생 때부터 통기타도 연주하고, 고등학생 때는 밴드부에서 일렉기타도 연주하고, 락 페스티벌 공연도 보러 다니고, 이렇게 음악을 항상 옆에 두는 삶이었거든요. 그러다 친구가 먼저 세종문화회관에서 음향감독을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다른 공연장으로 가게 되면서 우연한 계기로 제가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되었죠. 그때 제가 환경공학과를 전공해서 환경업체에 일하다가 이 일은 아니다 싶어서 그만두고, 악기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좋은 기회로 세종문화회관에 입사하게 됐죠. 저는 배운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음향 일도 배우면서 페이도 받고 3년 정도 정말 즐겁게 일한 것 같아요.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 야외공연장까지 있어서 힘은 들었지만,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고, 그때 경험한 것들이 지금까지 저에게 큰 재산인 것 같아요.

문효준감독: 저도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했어요. 옛날 CD나 테이프에 믹스 바이 xxx, 레코드 바이 xxx 적혀있는 걸 보고 “음향 관련 직업이 있구나.”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대학교는 국문과를 가려고 했었어요. 그러다 문득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 음향제작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입학하게 되고, 그렇게 음향을 시작하게 되었죠. 학교에서는 레코딩 전공이었는데, 제가 개인 사정으로 꽤 오래 학교에 다녔거든요. 졸업해서 스튜디오에 취업하려고 하니까 나이가 너무 많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선배님들을 통해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같은 공연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고, 졸업 후에는 홍대에 있는 라이브클럽에 처음 취업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2010년에 선배님의 소개로 예술의전당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문감독님은 대학에서 레코딩을 전공하고, 현재는 라이브 공연 음향감독으로 있는데, 일하면서 느낀 두 분야의 다른 점이 있을까요?

문효준감독: 레코딩 분야에서는 실질적으로 일해본 경험이 없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고, 라이브 공연 분야에서는 경험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론도 이론인데, 실제로 내가 공연 오퍼레이팅을 하면서 직접 해봐야지 알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느낍니다.

원주백운아트홀 객석 전경
원주백운아트홀 메인 스피커 d&b Vi8(7ea)+Vi12(2ea)+ViSub(3ea)

음향감독으로 있으면서 이 직업을 추천할만한지?

김성규감독: 항상 라이브 공연을 접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으니까 자기가 음악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 직업이에요.

문효준감독: 저는 악기를 연주하거나 작곡을 하는 등 음악적인 역량이 있으신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지만, 아닌 경우에는 솔직히 말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노력 대비 발전을 장담할 수 없는 것 같고, 노력 외의 재능이라는 영역도 존재한다고 느껴지거든요. 음악적인 역량이라는 게 뭐라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었고, 이 부분이 일하면서 저에겐 참 힘든 점이었습니다.

원주백운아트홀에서는 주로 어떤 공연들을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성규감독: 저희 공연장 운영 현황을 보면 시행사나 시교육 등 시에서 60~70% 정도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원주시립교향악단과 원주시립합창단 공연을 진행하고 있고, 그 외에 남는 일정에 대관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각 파트 당 한 명씩밖에 없고, 다른 재단처럼 인력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아서 전환이 많은 공연이나, 큰 규모의 공연들은 외부 렌탈팀과 협업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오퍼레이팅 기회가 많이 적어지다 보니까 아쉬운 점은 있는 것 같아요.

원주백운아트홀은 통합제어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 김성규감독: 저희 공연장은 2009년부터 크레스트론 통합 컨트롤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연장에는 자막기부터 DVD플레이어, 빔프로젝터, TV까지 리모컨 수가 엄청 많거든요. 저희는 공연을 혼자 진행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통합 컨트롤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죠. 그래서 음향시스템 전원부터, 서스펜션 마이크 구동, 빔프로젝터, 카메라, 로비 모니터, 영상까지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통합 컨트롤 시스템 상단 좌측부터 Home, TV, CAM, Projector 화면 하단 좌측부터 Projector Shutter, Paging, Suspension Mic, 전원부 화면

공연준비와 진행과정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성규감독: 제가 처음 원주백운아트홀에 왔을 때 Digico 콘솔을 2년 정도 사용했었는데, 유지보수 기간이 끝날 때쯤 콘솔 부팅이 잘 안 되는 거예요. 파워도 교체해보고, 그래픽카드도 교체해보고, 나중에는 엔진보드에 이상이 있어서 엔진 자체를 교체했거든요. 한번은 어린이 뮤지컬 공연인데, 콘솔 부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회의실에 있는 베링거 16채널 콘솔을 가져와서, 마이크와 CD만 연결하고, 모니터스피커 2대, 메인 스피커와 연결해서 진행했던 적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죠.

음향 관련 직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성규감독: 자기를 필요로 하는 공연장에 가서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음향감독으로서 도전한다면, 서울이든 지방이든 상관없이 어디든 괜찮은 것 같아요.

문효준감독: 지방에 있는 공연장이든, 서울에 유명한 공연장이든 각기 장‧단점은 있습니다. 대형공연장은 다양한 공연과 전문적인 시스템을 통해 처음 시작할 때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지방 공연장은 본인 스스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공연 오퍼레이팅뿐만 아니라, 공연장 리모델링도 계획해보고 시스템도 교체해보고, 예산 관련 진행도 해보고, 여기에서 오는 성취감도 분명히 있거든요. 자신이 어떠한 것을 원하는지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원지부 첫 인터뷰였는데요. ()무대음향협회가 지부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 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김성규감독: 시간이 날 때나 기술세미나, 인터뷰 등 이런 일들을 계기로 강원지부 공연장에 자주 오셔서 친목 도모는 물론 기술 교류도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감독님들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김성규감독: 원주백운아트홀에서 지금처럼만 이렇게 팀원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우선이고요. 공연장이 15년 정도 되면서 파트 별로 리모델링은 조금씩 했는데, 이제 시민분들께서 불편해하시는 부분이나 로비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인 욕심은 저는 기타, 문감독은 베이스기타, 조명감독은 드럼을 연주하는데, 열심히 연습해서 앨범 하나 냈으면 좋겠습니다.^^

문효준감독: 저도 지금처럼 행복하게 팀원들과 원주백운아트홀에서 함께하고 싶습니다.

원주백운아트홀 감독 (좌측부터 김재곤 조명감독, 김성규 음향감독, 안태업 무대감독, 문효준 음향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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