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예술의전당 이동훈, 권기홍 음향감독

경주예술의전당 이동훈 감독
경주예술의전당 권기홍 감독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경주예술의전당  음향감독 이동훈입니 다.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음향 렌탈을 했습니다. 2006년 대구시민회관(現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공연장 근무를 시작 했고, 2014년 1월부터 경주예술의전당에 서 근무 중입니다.

권  안녕하세요. 경주예술의전당 음향 감독 권기홍입니다. 지역의 소규모 렌탈팀에서 근무했었고, 공연장 근무는 2020년부터 시작하여 경주에서 일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경주예술의전당  소개와 어떤 공연이 이루어지는지 말씀해 주세요.

경주예술의전당은  2010년 10월에 개관하여 약 11년 된, 경주를 대표하는 복합 공연장입니다. 경주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난 건물이며, 공연장 역시 아름답고 공연 환경도 멋집니다. 현재 경주문화재단에서 운영 중이고, 시설에 대한 부분은 BTL사업으로 천안, 안동예술의 전당과 함께 GSI(주)에서 운영 중입니다.

경주예술의전당에서는  한수원의 후원을 받아 매달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기획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수원  프리미어 콘서트’를  통해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대형 공연들도 유치하여 경주시민들의 문화다양성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작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대공연장) 리모델 링을 마쳤다고 들었습니다. 새로운 음향시스템은 어떻게 구성하였는지 말씀해 주세요.

메인스피커는  Adamson IS10을 L, R 각각 8통씩 플라잉하였고, 센터스피커는 같은 브랜드 IS7 3통, 서브우퍼는 S219를 L, R 각각 2통씩 설치하였 습니다. 또한, 기존에 사용하던 Meyer Sound Jm-1p 스피커를 3층 발코니에 2통씩 설치하여 소리의 음영부분을 최소화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대 상• 하수에 체인블록을 설치하여 Jm-1p를 무대 모니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을 진행할 때 이동훈 감독이 의견을 제시하여 메인급 스피 커를 모니터 스피커로 달았는데요,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극장 메인스피커 Adamson IS10

리모델링  전과 후 변화에 대해 만족하는지 궁금합니다.

객석  사운드 명료도가 개선되었고, 부드럽고 편한 음향 구현이 쉬워졌습니다. 또한, 객석 3층에 스피커를 보강하여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음향콘솔 입, 출력 채널도 늘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프라 구축으로 다양한 장비(콘솔, 유튜브 방송, 녹음, 녹화)에 대한 운용이 쉬워졌습니다. 특히 영상 관련 모든 장비 (TV, 빔프로젝트, 자막기)에 대한 입•출력  방식이 자유로워졌고, 녹화 화면이나 로비 화면의 화질은 최대 4K, 최소 HD급으로 상향되었 습니다. 그리고 공연장 내부, 외부 24시간 상시 녹화가 가능해져서 사고에 대한 대비나 모니터도 가능 해졌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업계에도 많은 어려움과 함께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라는 새로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경주예술의전당에서는 작년 2월 첫 공연이었던 ‘신년음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였 는데요. 온라인 공연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021 신년음악회는 공연에 목말랐던 관객, 공연자를 비롯하여 기술팀에게도 단비같은 공연 이었습니다. 관객이 없는 공연이었기에 생소한 부분도 있었지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는 것을 보고 큰 위안을 받았 습니다. 그 이후로도 간간히 온라인 공연을 진행 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송출팀 역량에 따라서 공연의 퀄리티가 많이 바뀌는 경향이 있고, 변수에 대응할 방법이 제한적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객석 간 거리두기를 이용하여 최대한 대면공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연장에서 노래 를 따라 부르지 못하고 함성을 낼 수 없다는 건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어서 빨리 상황이 나아졌으 면 좋겠어요.

경주예술의전당 대극장 객석 전경

공연준비와  진행과정에서 어려운 점이나 진행했 던 공연 중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이  에피소드란  준비가 잘 되고 시스템이 좋은 공연장에서는 생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돌발 상황이나 사고인데, 전에 근무하던 대구시민회관에서는 에피소드가 참 많았었는데… 아, 리모델링하기 전 몇 번 사소한 일이 있었네요. 빔프로젝트를 사용하면서 해상도 때문에 클레임 이 엄청 들어왔었죠. 15,000안시 산요제품으로 RGB케이블로 연결해야 하는데 요즘 노트북에 RGB연결단자가 없는 것도 문제인데, 화면이 흐리거나 검게 나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공연장 관리가 엉망이라며 불평하는 영상팀이 있어서 저희 노트북으로 연결해서 보여주고 “해상도  조정해서 쓰세요.”라고  살짝 비꼬기도 했습니다. (얄밉기도 하고 장비가 아쉽기도 해서…)

그리고  대관하는 공연팀이 음향 렌탈팀과 같이 오는 경우 가끔 재단 대표 이사님이나 저희 직원 들이 “감독님, 소리가 왜이래요?”라고  하는데 공연 장 감독으로서 난감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참, 제가 대경지부에서 유명한 싸움꾼 음향감독 으로(공연팀이나 대관자와 의견차이로 인해) 1, 2위를 다투는데 주변 직원들이나 다른 극장 감독들이 코로나 주사를 맞고부터 잘 싸우지 않는다며 주사부작용이 심하다고 놀리네요.^^;;

권  아무래도  저의 준비가 부족했던 공연에서 에피소드가 발생하게 되더라고요. 온라인 공연 이 익숙지 않고, 홀의 울림을 뺀, 마이크에서 픽업된 소리만을 조합하여 내보내야 하는데다 스트리밍 특성상 딜레이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쪽 귀는 홀소리를 들으며 공연을 진행하는데 현장 소리에 대한 피드백, 유튜브 소리에 대한 피드백이 번갈아 들어올 때 진땀이 나더라고요.

또  하나 에피소드는 포크송 가수 윤형주선생님 공연 때 자신만만하게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리허설 때 세팅만 잘 맞춰놓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공연이 진행되는 도중 ‘아뿔싸…!’ 기타 픽업 배터리가 모두 소진되어 기타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배터리만  교체하면 되는 데…’ 콘솔에서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던 찰나 고민 후 무대로 뛰어가 배터리를 교체하고 공연은 무사히 진행했습니다. 이 날 이후로 무조건 공연 진행시  무대스태프를 한명씩 꼭 확보하고 있습니다.

경주예술의전당 감독 (좌측부터 이동훈, 권기홍 음향감독, 김진수 무대감독)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이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이  대학생  때 학교방송국 소속이라 장비를 자주 접하기도 했지만, 어머니께서 갑자기 뇌출혈 수술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뒤 방황하면서 이벤트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축제에 가수 이상우씨가 공연하러 왔는데, 렌탈팀이 릴데크를 사용할 줄 몰라서 애를 먹기에, 해결해주고 나서부터 이벤트 회사에서 음향장비 운영을 맡아서 하게 되었죠. 그러다 집에서 자격증도 없는 딴따라를 왜 하냐며 야단을 맞고 자격증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관련 경력획득을 위해서 ‘덕수궁  가족음악회’를  진행 하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전담 렌탈팀이던 ‘류재  호 음향’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시험 자격을 얻고 자격증을 취득했죠(그 당시에는 문화체육 관광부 공연에 참여해야 렌탈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 습니다). 그 후, 지장환 감독께 상담을 받고 근무 할 공연장을 찾다가 대구시민회관에 무대 음향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때 무대음향 정규직 신규채용은 제가 전국 최초일 겁니다. 좋아서 하던 일이 직업이 되었는데, 딴따라 소리를 듣기 싫어서 발버둥 치다 음향감독이 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죠.

이  직업의 최고 장점은 공연이 없을 때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감상해도 다른 사람들이 일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준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공연과 관련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멀어진다는 점입니다. 저녁에 공연하고, 주말에 공연하고, 연휴기간에 공연하다보면 제가 쉬는 날은 주로 평일이죠. 아! 이 나이에 평일에 운동이나 산책하러 밖에 나가면 종종 백수로 보기도 합니다.

권  현재  직업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대학 전공 이었습니다. 대학시절 밴드부에서 드럼을 쳤고, 그러다보니 학업에는 소홀하게 되었고, 졸업 평점은 형편 없었습니다. ‘다른  길을 찾아야 겠다!’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선배 권유로 렌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밴드 활동을 하면서 무대를 접했고, 극단생활도 잠깐 하다 보니 무대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꿈, 목표 같은 게 생겼습니다. 공연준비가 끝나고 고요히 텅 빈 공연장에 핀 조명이 떨어져 있는 공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 이후로 ‘난  공연장에서 일을 하고야 말겠다.’라고  생각 했어요. 그 생각 이후로 그 직업을 갖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요…^^ 

장단점은  명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점은 행복한 상황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연이 이루어지는 곳,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가 있는 곳이 내 일터라는 점이요. 단점은 남들 놀 때 일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전 즐기고 있습니다!!!

경주예술의전당 이동훈 감독

음향  관련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음악을  싫어하면 힘든 직업입니다. 노력해서 계속 듣고 즐겨야 하는 직업이고요. 특히 이 직업은 사람들과의 밸런스가 중요한데 개인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굉장히, 정말 힘든 직업입니다. 다행히 다른 분야보다 음향 관련 일을 하는 분들이 성품이 좋더군요.

또  하나, 공연장 공기질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술은 몰라도 담배는 꼭 끊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권  저는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음향에 대해 전문 적으로 배우지도 않았습니다. 렌탈팀에서 기술을 익혔고, 공연장 취업을 준비하며 백수 기간이 2년 가량 이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게  내 길이 아닌가…’하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두드리 다 보니 문은 열리더라고요. 가시밭길은 있어도 잘못된 길은 없습니다. 빠른것도 늦는것도 없습니 다. 꾸준히 가다보면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화이팅!!!

(사)무대음향협회가 앞으로 회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  정보교환의  창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회원 개개인의 정보가 모여서 각자 업무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매개체로 음향감독을 대변할 수 있는 협회가 되었으면 하고요. 특히 SSM에 거는 기대가 크기도 합니다.

권  현재의  노력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있습니 다. 아무래도 저 같은 신임 감독 위치에서는 교육의 확대(업무능력, 자격취득 등), 만남의 확대(세미나, 지부 모임)정도가 있겠네요. 운영진들의 노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감독님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  제가  근무하는 곳의 환경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싶습니다.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야외, 소공연장 리모 델링을 마무리해서 전체 시스템을 더 좋게 바꾸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근무하는 공연장이 소리 좋은 공연장보다는 좋은 공연을 많이 하는 즐거운 공연장 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 계획 입니다.

권  장기적으로  보면 ‘프로’다운  감독이 되는 것 입니다. 아직까지 공연 진행에 있어서 미흡한 부분 이 보이고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 다. ‘언제쯤이면  프로다운 모습을 보일까’ 하며 가 다듬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경주에  권 감독? 아, 거기면 문제없어!”라는  말을 들을 때 쯤 에는 스스로를 좀 믿어볼 수도 있겠네요.^^;;

올해는  다양한 자격증 취득이 목표입니다. 가장 중요한 무대음향 2급을 비롯하여 기타 업무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그리고 취미활동과 관련 있는 자격증도 도전해 볼 계획입니다! 

경주예술의전당 권기홍 감독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