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문화재단 권욱범 음향감독

군포문화예술회관 전경

0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군포문화재단 군포문화예술회관 무대기술팀 음향담당 권욱범입니다. 12년에 입사하였는데 시간이 빠르네요.

02. 군포문화예술회관 소개와 주로 어떤 공연이 이루어지는지 말씀해 주세요.

⇨ 군포문화예술회관은 1,142석 규모의 ‘수리홀’과 422석 규모의 ‘철쭉홀’ 두 개 공연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 공연장 모두 프로시니엄 형태의 다목적 공연장입니다. 공연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시 산하기관으로 각종 시 행사,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을 위한 대관공연, 재단 기획공연으로 구성됩니다. 군포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의 특징은 오케스트라와 국악 관현악단이 공연장에 상주하고 있어 클래식과 국악 관현악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2달에 한 번 인디밴드 공연인 ‘락앤락(Rock & 樂)’ 시리즈, 무대기술팀에서 기획하고 제작한 체험형 공연인 ‘무대는 내 친구’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국악 관현악단은 악기에 1:1 마이크를 설치하여 40~50개 채널을 사용하며, 최근에는 라이브 창작국악뮤지컬을 시도하는 등 국악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락앤락’ 콘서트는 철쭉홀에서 진행되며 유명 인디밴드의 공연으로 35회 진행, 하우스 및 모니터에 관련된 모든 진행을 공연장 감독들이 직접 합니다.

‘무대는 내 친구’는 무대기술팀에서 기획제작홍보를 진행하였으며, 어린이 무대 체험 공연으로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서 공연을 보며 직접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시즌마다 다른 작품으로 레퍼토리가 구성되어 있고 최근에는 다른 공연장에서 ‘제돌이의 꿈’ 공연을 진행하였습니다.

03. 군포문화예술회관 음향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 군포문화예술회관은 1997년에 개관되었으며, 수리홀은 2007년 음향시스템을 리모델링하여 SoundCraft Vi6와 Meyer Sound 스피커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후 기존 스테이지 박스 사용을 통한 채널확보를 위해 FOH용 콘솔로 Vi3000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무대에는 약 90개의 아날로그 인아웃을 벽부형, 포켓형으로 구성하여 무대 위 어디에서나 모니터 및 마이크 사용이 용이합니다. 메인 스피커는 MICA와 600HP가 라인어레이로, 700HP가 바닥에 이동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센터 스피커는 UPA-1P로 다목적 공연장으로써 콘서트, 뮤지컬, 각종 행사까지 부족함 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 10년이 넘은 시스템 구성으로 인해 유지 및 보수문제와 아날로그 시그널 사용으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수리홀 메인 콘솔 Soundcraft Vi3000

철쭉홀은 현재 YAMAHA PM5D를 FOH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파워앰프는 Lab Gruppen 12k44, 메인 스피커는 HK Audio CDR108C, 210C를 스탁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리모델링하였고, 메인 스피커용 파워앰프만 최근에 구비되었습니다. 무대는 약 70개의 인아웃 사용이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노후화로 인해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수리홀 메인 스피커 MeyerSound MICA

04. 작년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업계에도 많은 어려움과 동시에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라는 새로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온라인 공연과 관련해서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인터뷰 중인 오늘도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대부분 지방 공연장이 그렇듯 저희도 음향팀에서 영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음향과 영상을 동시에 담당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실황 및 녹화는 외부 영상팀(공연 주최 및 기획사에서 섭외)에서 진행하며, 음향팀에서는 오디오 소스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실황 중계 시 인터넷 속도인데, 비대면 공연이 익숙지 않았던 초반에는 랜선만으로 업로드 속도가 원활하지 못해 영상팀에서 직접 무선 공유기를 가지고 오거나, 통신사에서 직접 인터넷 선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년이 넘어가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외부 영상팀 전용 인터넷 포트를 구축하여 속도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리허설 때 FOH에서 무대를 바라보면서 출연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고, 객석이 가지런히 거리두기로 비어있고, 관객이 흥겨운 떼창보다는 조용히 박수를 치고, 출근과 동시에 발열 체크를 하는 상황이 어느덧 익숙해져 버렸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위드 코로나까지 생각하는 현실에서 온라인 콘텐츠는 더욱 강조될 것이며, 무대 위에서 경험을 최대한 모니터 속에서도 체험할 수 있게 개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음향적으로는 개인의 청취 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SR만큼이나 방송음향까지 파악하고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05. 공연준비와 진행과정에서 어려운 점이나 진행했던 공연 중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 아무래도 타임 테이블과의 싸움이 가장 어렵습니다. 무대에서 기계, 조명도 음향과 마찬가지로 공연진행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고 각 파트마다 셋업시간이 필요한데, 전날까지 잘 쓰던 인풋 채널에서(혹은 아웃풋에서) 생기는 노이즈는 언제나 당혹감과 문제를 일으킵니다. 저희처럼 리모델링이 필요한 공연장에서는 더욱 그런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아무리 채널시트에서 예비채널을 구비해 놓아도 문제에 문제가 발생하는 그런 날, 음향문제로 리허설이 미뤄질 때는 식은땀이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평소에 최대한 점검을 통해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답이라 생각합니다.

웃지 못할 에피소드는 입사 3년 차쯤에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국악 관현악 리허설이 한창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각 악기 톤도 모두 보정하고, 밸런스도 잡고 곡 진행 중이었지요. 그런데 외부 영상팀이 늦게 도착하여 셋업 중 전기쇼트가 발생하면서 메인 차단기가 작동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아찔하네요. 리허설 중이라 다행이었지만, 콘솔 화면이 갑자기 까맣던 그 장면은 잊지 못합니다. 콘솔 로딩 시간이 상당히 길어서 이걸 어쩌나 하는 와중에 콘솔 로딩 중에도 소리가 나는 메인스피커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콘솔 로딩 중에도 인아웃이 작동된다는 것을요.

군포문화예술회관 음향 감독님들 (좌측부터 김성욱, 이태훈, 권욱범)

06.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이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 고등학생 때 방송반에 들어가면서 음향을 처음 접했습니다. 12채널 믹서에 CD로 애국가를 틀던 그때의 긴장감은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행사 의전은 언제 해도 긴장되네요. 이후 관련 학과로 진학하여 영상음향을 전공하였으나, 공연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빠져 졸업 후 공연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는 것이 참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전문직종이다 보니 회사 내에서 다른 부서와 마찰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하나하나 고가의 장비들이다 보니 예산 배정 및 사용에 관한 사항들과 주 52시간 근무 제한에 따른 연속성이 문제가 되는 상황입니다. 여담으로 제 직업과 관련하여 이야기하면 집에서 들을만한 스피커를 추천해달라는 말이 참 어렵습니다. 막상 추천하면 뭐 이리 비싸냐고 하면서요.

공연 중 FOH에서 제가 한 오퍼레이팅을 통해 관객이 만족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 참 기분이 뿌듯합니다. 관객 뒤에서, 무대 옆에서, 관객에게 보이지 않게 일하며 출연자들을 빛나게 해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최고의 장점입니다.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객석 전경

07. 음향 관련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음향 관련 직업에는 방송, 영화, 게임, 녹음, 시공 등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꼭 하나의 길이 아닌 여러 가지 길을 탐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중 공연장 음향감독을 하고 있는 저도 아직 배움이 많이 필요한 사람이지만, 먼저 이쪽 길을 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야기하자면, 일이다 보니 어렵고 힘든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잊게 만드는 것 또한 이 일이죠. 내가 믹싱한 음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고, 공연자를 빛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보람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이 박수치는 모습을 볼 때 그 짜릿함은 경험해보면 빠져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몇 년 전 갑자기 음향을 배울 수 있냐고 공연장을 찾아온 분이 있었습니다. 정말 그냥 와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라기도 했고,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상세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지금은 입대하여 시청각장비 운용 특기병으로 복무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공연장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극장마다 백 스테이지 투어 프로그램도 확인해 보고, 무대음향협회도 가입하여 많은 정보도 가져가세요. 생각하는 것만큼 벽이 높지 않습니다.

08. (사)무대음향협회가 앞으로 회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 음향에 관련된 자격증 관련 자료나 스터디가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이번에 음향에 필수적인 전기에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배우고 나니 많은 부분이 음향적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꼭 전기가 아니더라도 산업안전 등 업무를 하며 필요한 부분에 있어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09. 앞으로 감독님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아직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겠네요. 또한, 업무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다른 자격증 취득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조금 일찍 알았으면 빨리 준비했겠지만, 아직도 늦은 것은 아니기에 열심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업무 외적으로는 코로나19가 해결된다면 여행을 가고 싶네요. 모두 코로나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습니까. 희망을 가지고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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