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Live 중

안녕하세요. 저는 최희돈 목사입니다. 목사라는 소개가 조금은 쑥스럽고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제가 이야기하는 모든 행동의 배경이 되기에 먼저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저는 1999년부터 라이브 음향 엔지니어로 활동을 시작해서 음향 렌탈 사업도 직접 운영하고 대학교 방송시설을 관리하기도 하며, 각종 공연 연출도 하다가 지금은 교회에서 방송실장과 위원장 업무로 교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음향 감독입니다.​

너무도 좋으신 분들을 알게 되어서 협회 활동까지 하게 되었고, 대전충청지부에서 활동하면서 도움이 되려고 쓴 글(충청지부 소식지 ‘최희돈 감독의 소리와 인성 이야기’ 고정 칼럼)이 이어져서 이렇게 다시금 쓰게 되었습니다. “요즘 표현으로는 시즌 2”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이야기를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하다가 요즘 사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두에 저를 소개한 ‘라이브 음향 엔지니어’ 라는 단어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여러분들은 요즘 어떻게 살고 계시는가요. 언뜻 ‘Live’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저는 코로나 이후 많은 교회에 ‘Live 생중계’ 장비 구성과 자문으로 지금까지도 제일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밍 소리가 좋지 않다”, “프로그램을 뭐로 하냐?”, “소리를 어디서 빼느냐?” 등등 특히 많은 교회가 전문가가 없다 보니 방송이 원활하지 않고 생중계는 하지만 소리 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공연장 감독님들도 음향 감독인지 방송 감독인지 영상 감독인지, 일이 더 많아지신 것 같습니다.​

‘Live’라는 단어는 예전에 tvn에서 2018년에 방영된 드라마도 생각나게 합니다. 사건 위주로 돌아가는 경찰들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밀접한 지구대 경찰서 홍일지구대에 일선 경찰들의 고초와 인생 이야기를 보여 주고 약간의 액션을 보여주어 우리에게 재미를 준 인생 드라마였습니다. 저는 21년 10월, 11월 요즘 잠시 ‘위드 코로나’라는 표현의 일상 회복으로 갑자기 밤낮없이 바쁘게 뛰며 방송을, 공연을 올리는 감독님들의 모습과 많이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음향, 조명, 영상 감독이 어떻게 보면 공연계의 일선 경찰관 같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대화와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계시고 살아 있는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누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숙명처럼 묵묵히 일하고 있는 모습이 ‘Live’ 같습니다.

​라이브 공연을 올리며 사는 우리가 라이브로 영화나 드라마 같은 삶을 살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2차다 3차다 ‘방역패스’ 뭐다 해서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기조 질환을 가지고 계시거나 연로하신 분들이 옆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 보면 무섭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도 너무 불편하고 비 대면이 너무 싫고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소상공인들과 경제적 어려움을 체감하면 너무 힘듭니다. 저희 아이들을 보면 매일 마스크를 쓰고 제대로 뛰어놀지도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흑사병(페스트), 나병, 결핵, 매독, 콜레라, 장티푸스, 천연두, 스페인독감 등등 기독교 역사 속에 6세기에 로마 제국 국민의 40%가 죽는 역병으로 기독교가 탄압을 받기도 했던 일,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은 페스트 등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전염병만 해도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현대판 전염병 속에 사는 우리 일상이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몇 개월의 방역으로 끝날 것으로 생각한 것이 벌써 2년이 되어가고 기약을 알 수 없는 현실 속에 역사의 드라마 속을 관통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대단하고 용감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글에도 사람들이 우울해하고 정신적으로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 모든 것이 드라마가 아닐까 ‘라이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드라마 소재이며 해피엔딩을 위한 시련이고 고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라이브 속에 저희의 해악이 있고 행복이 있고 기쁨과 사랑이 있는 건 아닐까요? 라이브 드라마 주인공처럼 “내가 어떤 사람일까?” 물어보고 주연과 조연이 서로 대화하고 싸우고 사랑하고 ‘live’라는 단어 속에는 ‘살아 있다’는 의미가 있듯이 우리는 살아 있기에 이 전염병 속에 싸우고 고민하는 것은 아닐까요? 살아 있는 전염병과 말이죠. 꼭 말장난 같지만 잠시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인생 드라마 같다는 생각도 되고 인생의 드라마 속에 드라마를 사는 우리는 모두 일선 경찰이며 또 영웅이지 않을까요? 꼭 부자가 되지 않아도 드라마 속 국회의원, 도지사가 되지 않아도 말입니다. 제가 본 드라마가 다 나오는 것 같네요.

​“우리 모두 이겨 내고, 뛰어넘고, 이것 또한 지나가리.”

​‘크리스마스’ 의미는 “그리스도”와 “모임”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이면서 개신교에서는 하나님 또는 아기 예수의 “은혜”와 “사랑”을 세상에 전파하고 기념하자는 의미입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무슨 은혜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때일수록 어려운 분들, 외로운 분들은 더욱 어렵고 외로울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 더욱 고통이 늘어날 것입니다. 내 주변을 돌아보고 불우한 이웃은 누가 있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이런 고민을 해 준다면 나부터 내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면서 산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대에 자녀에게 이 시기를 잘 이겨 내서 모든 세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그 날을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최 희 돈

대전대흥침례교회 음향감독
대전충청지부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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