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차광석 음향감독

대구오페라하우스 차광석 감독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기술팀 음향감독으로 근무하고 있는 차광석입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내 최초 개관된 오페라 전용 공연장인데요. 공연장 소개 부탁드립니다.

⇨ 대구 도심에 위치하여 높은 접근성을 자랑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하 2층, 지상 4층, 17,310,38㎡ 건축면적을 가진 오페라 전용 극장으로, 그랜드피아노 형태의 지붕과 곡선으로 처리된 건물 유리 외벽은 역동적이고 수려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또한, 연습실, 분장실, 관현악단실, 그린룸 등 부대시설과 카페, 물품보관소, 관객 라운지, 아트숍 등 관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함께 갖췄으며, 오페라는 물론 발레, 현대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예술에 최적화된 세계적인 극장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1,602개의 객석은 말발굽형으로 배치되어 있어 오페라 공연을 위한 최적의 음향환경을 제공합니다. 무대 넓이는 1,485㎡로 4개의 이동식 무대를 갖추고 있으며, 연주자 1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피트 앞부분을 무대 높이로 올려 무대 면적을 넓힐 수 있습니다.

2003년 개관 이후 매년 다양한 오페라 공연을 직접 제작, 기획하며 대구 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하는 등 명실상부 오페라의 허브로서 그 위상을 굳건히 하여 국내는 물론 유럽 각지의 음악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극장이며 성악가라면 꼭 한 번쯤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올해부터 오페라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공연들로 구성되었는지 소개해 주세요.

⇨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부터 오페라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으로 존재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틀을 제대로 갖추기 위한 시도이며, 시즌제는 한 해 동안 오페라 공연 일정을 미리 구성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극장이 안정된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명확한 비전을 품었을 때 가능한 제도입니다. 한 해를 관통하는 일관된 기획 의도 아래 훌륭한 작품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릴 수 있는데, 관객들에게도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사전에 관람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오페라 ‘박쥐’를 시작으로, 4월에는 모차르트 ‘마술피리’, 5월에는 베르디의 인기 오페라 ‘아이다’, 7월에는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 8월부터 9월에 걸쳐 도니제티의 벨칸토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8월 26일, 27일 / 8월 31일 / 9월 1일~3일), 12월에는 푸치니의 ‘라보엠’(12월 21일~24일)을 전막 오페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음향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메인스피커 시스템은 EAW사 KF730, SB1000이 각각 전용 프리셋의 Powersoft K3 / K10 AMP들로 구동되고 있으며, 모니터 스피커는 Meyer사와 EAW사의 다양한 모델들이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사운드 디자인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콘솔은 개관 후 10년 넘게 Midas사 아날로그 콘솔 Heritage2000을 사용하다가 2015년 음향장비 부분 리모델링을 통해 Yamaha사 CL5로 교체하였으며, 오디오 신호 입출력은 RIO3224와 RIO1608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대에서는 RIO3224로 신호를 받고, 컨트롤룸에서 RIO1608로 각종 입력과 출력, 그리고 레코딩을 하고 있습니다. Dante를 이용한 디지털 레코딩을 주로 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프리앰프인 Neve 4채널 프리와 Millennia 8채널 프리앰프를 이용한 레코딩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1년 객석 의자 및 객석 바닥 교체로 인해 공연장 잔향 시간이(RT, 초) 1.33초에서 1.49초로 증가하였으며, 각층 벽체에 부착된 흡음 커튼과 천장 돔에 설치된 롤 스크린을 통해 음의 반사와 울림을 방지하고 잔향 시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 전경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업계에도 많은 어려움과 함께 온라인 생중계라는 새로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실시간 생중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온라인 공연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음향시스템 구성(음향디자인)에 있어서 대면 공연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오페라 기획공연 시 대부분 온라인 생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한 작품의 오페라를 올리면 4회 이상 공연을 하는데 2회 공연까지는 온라인 생중계를 위한 외부 중계팀이 중계를 진행하고, 저희는 중계를 위한 음향 소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좋은 음향 소스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콘솔을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Neve 4채널 프리앰프와 Millennia 8채널 프리앰프를 사용하여 보다 섬세하고 따스한 소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회 공연 이후 중계는 공연장 객석에 설치된 전면 카메라로 OBS를 통해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향시스템 구성에 있어 온라인 공연과 대면 공연의 큰 차이는 없지만, 온라인 생중계를 위한 별도의 콘솔 믹서를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오페라나 발레 공연 시 음향적으로 크게 개입을 하지 않고, 레코딩 및 실시간 스트리밍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저희 오페라하우스는 코로나 19와 상관없이 공연장을 찾아주지 못하시는 분들, 그리고 오페라의 저변확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며, 하루빨리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큰소리로 브라보를 외치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한 장르의 전용 공연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 갈수록 관객들의 수준 높은 공연문화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국 문화예술회관은 대부분 다목적 용도의 공연장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연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정 장르에 최적화로 설계된 전용공간과 소속 단원이 있고, 예술작품을 창작 및 제작해 직접 무대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장르로 특성화된 전문 공연장으로써 전문 기획자들이 기획하고 운영하여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페라하우스에서 올해 도입한 오페라 레퍼토리 시즌제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어 오페라작품이 한 달 내내, 연중 내내 자체 레퍼토리로 가득 찰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 장르의 전용 공연장으로써 아쉬운 점보다는 앞으로 모든 극장이 조금 더 세분화되어 전문 공연장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차광석 감독

공연준비와 진행과정에서 어려운 점이나 진행했던 공연 중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나요?

⇨ 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장르 특성상 전기음향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연에 있어 음향적으로 크게 개입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페라 공연 시 스트리밍 및 레코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전기음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각기 다른 오페라마다 무대 세트 환경 등 여러 가지가 요소들로 인해 소리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페라 특성상 확성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 알고 있는 관객들이 있는 반면, 모르는 관객들도 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솔직히 음향감독 입장에서 조금 확성하여 관객들에게 소리가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조율하는데 종종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오페라에서 음향은 연출보다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많은 소통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지휘자는 확성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며, 오페라 공연에서 확성은 적절치 않다고 많이 생각하십니다. 저 또한 오페라는 공연 장르의 특성 및 정통성을 이해하고 있지만, 현재 음향시스템이 많이 발전되었으며, 좋은 음향 환경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클래식을 전공한 분들의 생각은 전기음향을 활용할 경우 소리가 많이 왜곡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며, 그러기 위해서 저 또한 클래식 및 오페라에 대해 더 깊게 공부하고 이해하며 음향적으로 더 많은 지식과 역량을 쌓아서 앞으로 오페라 공연 시 관객들에게 조금 더 좋은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이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 요즘의 후배들처럼 음향 관련 학과를 나와 체계적으로 음향감독 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제 또래 감독님들 그리고 선배님들처럼 평소에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하는 선배들의 소개로 이 직업을 선택한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 또한 록 음악을 좋아했고, 영상을 하는 친구 소개로 음향업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음향을 하게 된 원동력은 K-ONE에 입사하여 막 일을 시작하였을 때 조용필 콘서트를 만났던 경험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음향장비들이 5톤 트럭 4대에 가득 실려 있는 모습을 보며 너무 놀랐고, 그 많은 장비를 셋업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그 현장 속에 제가 있다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실은 도망가고 싶었습니다.(하하) 농담이고요^^ 제주에서 평양까지 조용필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하면서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차근차근 일을 배워가며 음향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음향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그렇듯이 몇 번의 좌절과 슬럼프를 겪고 정동극장에 입사하여 해외 문화사절단이 된 기회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오기까지 이와 같은 과정들이 있었고, 여전히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 직업의 장점은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고 평소에 우상이었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고, 또한 사람에게 음악의 힘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관객들에게 좋은 소리로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희열입니다.

단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사랑하는 우리 아들 녀석과 주말에 시간을 자주 함께하지 못한다는 점과 그 덕분에(?) 아내의 눈치를 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하하)

대구오페라하우스 차광석 감독

음향 관련 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일단 음향을 시작하기에 앞서 음향 관련 직업의 방향을 잘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향 관련 직업이란 음향 렌탈, 공연장 음향감독, 스튜디오 믹싱 엔지니어, 방송 음향 엔지니어 등 여러 방면이 있는데 무엇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잘 알아보아야 합니다. 제가 음향 일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전문적으로 이론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했던 터라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배워나가며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는데, 현재는 음향 관련 학과와 전문적인 세미나 그리고 유튜브에도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쳐납니다. 여러 경로로 접할 기회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현장에 나가 배운 것들을 적용하여 그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이야기이지만 다양한 공연을 많이 접하는 것입니다. 관객에게 사랑받는 공연, 흥행하는 공연을 보면서 어떤 점이 사람을 매료시키는지 전체 그림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다방면으로 고민하게 되고, 실제로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무대를 바라보며 상상력을 활짝 펼쳐야 합니다. 무대 세트와 장치는 공간을 구현하고, 조명은 빛으로 극의 심리와 분위기를 보여준다면, 음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로 시공간을 표현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상상하고 시도하는 것이죠! 항상 후배들은 응원하겠습니다!!!

()무대음향협회가 앞으로 회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 늘 잘 이끌어 주시는 선배님들과 열심히 따라오는 후배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기모임 이외에도 협회 회원들과 자주 소통할 기회가 더욱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앞으로 더욱더 적극적으로 협회 활동에 참여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열심히 하는 선후배님들의 모습을 보며 자극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감독님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생활하면서 항상 마음에 새기는 세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노력, 발전 그리고 열정입니다. 하루하루 발전해 가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하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려면 열정을 잃지 않아야겠죠.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음향인의 자부심을 지키면서 항상 발전해나가며, 이 일을 하는 후배들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음향인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노력하다 보면 목표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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