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INTERBEE 도쿄 국제 방송 장비 전시회 참관기

사진 출처 : 2024 INTERBEE 공식홈페이지 (https://www.inter-bee.com/en/)

2024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국제 방송 장비 전시회인 인터비에 다녀왔다.

일본 도쿄 치바현의 마쿠하리 멧세에서 진행된 INTERBEE(International Broadcast Equipment Exhibition)는 일본에서 1965년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오디오, 비디오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박람회로 자리잡았다.

방송과 통신,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에 있어 최신 기술과 동향을 다루고 있는 만큼 세계적인 이목을 이끌며 6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참가하는 업체, 관계자 및 방문객도 상당하다. 참고로 올해 3일간의 기간 동안 3만여 명이 다녀갔다고 하며 이는 작년에 비해 5,000여 명 가까이 증가한 추세라고 한다.

마쿠하리 멧세란?

외부전경 / 이벤트홀 내부


일본 치바현 치바시 미하마구에 위치한 전시장. 1989년 10월에 개장했다. 멧세(Messe)는 독일어로 박람회를 의미한다. 국제전시장 1~11홀, 국제회의장, 마쿠하리 이벤트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쿄 게임쇼, 도쿄 오토살롱, SUMMER SONIC, 연말 뮤직스테이션 슈퍼라이브 등이 개최된다.


특히나 올해는 6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 프로그램인 “INTERBEE CINEMA”를 선보이기도 하고, “INTERBEE AWARD”를 개최하기도 하였는데 프로 오디오 카테고리에서는 대상으로 TEAC CORPORATION사의 TASCAM Sonicview 시리즈, 준우승으로 Genelec Japan Inc.사의 UNIO PRM(Personal Reference Monitoring)이 차지하였다. 


전시회에 방문 후 가장 놀란 부분은 역시나 그 방대한 규모였다. 일본의 지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는 연면적이 대단한 건물은 아니지만 박람회에 있어서는 건물의 전시홀을 대부분 사용할 정도로 규모가 대단했다. 이 중 2, 3홀이 음향 분야로 사용되었는데 방송,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었으나 방출시연관을 포함하면 그에 못지않게 큰 규모였다.


관람장을 가득 메운 업체별 전시 품목 이외에 눈길을 끌었던 건 다양한 세미나였다. 업체별로 각각의 제품 판매 목적 이외에도 전시회 현장은 지식 교류의 장처럼 느껴졌다. 기술들에 대한 노하우, 경험들에 대한 많은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다수의 인원을 수용하며 각각의 별실을 꾸려 진행되는 세미나도 있는 반면, 지나가는 관람객들 누구나 편하게 참관할 수 있도록 부스 앞에서 게릴라 형태로 진행되는 등 다양한 세미나들이 눈길을 끌었다. 

운이 좋게도 타지에서 반가운 인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야마하에서 진행되는 세미나 중 이수용 교수의 세미나를 참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날 진행된 세미나는 이머시브 오디오 경험 기반 강연이었다. 강의에서 그는 다양한 컨텐츠 크리에이션에 이머시브 시스템을 사용해왔으며 이번 INTERBEE 세미나는 국내 대중음악 공연에서 최초로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도입한 윤하 콘서트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이머시브 시스템의 장단점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는데, “Better sound, High cost.”라고 말해주었다. 튜닝에 있어서는 스테레오 디자인과 같이 각 어레이가 공간 전체에 고른 음량과 음색을 전달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며, 관람객들에게 장르에 따라 정위감과 공간감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기술이 계속 발달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국악과 클래식 등의 어쿠스틱 음악의 확성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머시브 사운드를 더 높은 수준으로 구현해보고 싶다고도 전했다. 

박람회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INTERBEE EXPERIENCE 섹션이었다. EXPERIENCE는 X-Headphone, X-Microphone, 그리고 X-Speaker 총 3개의 분야로 구성되었다. 헤드폰과 마이크는 직접 착용하고 청음을 해볼 수 있었고 우리에게 친숙한 유명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기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섹션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KOSOUND 전시회의 백미인 방출관과 같이 꾸며진 X-Speaker 섹션이었다. 이벤트 홀에서 준비된 스피커 체험 데모 시연장은 말그대로 장관이었다. 13개 업체들의 플래그쉽 스피커들이 나란히 리깅되어 있었고 관람객은 이벤트 홀에 마련된 객석에서 편하게 청음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다. 


방출 시연 타임 테이블이 비교적 여유롭게 구성되어 있어 충분히 청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만, 브랜드별 스피커를 직접 비교해 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스테레오로 구성된 스피커의 센터 위치를 표시해주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이미지가 형성되는 방식을 청음하며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방출관의 청취 포인트
방출관의 객석 오퍼레이팅 부스

일본 박람회에서 주목받은 주요 분야는 이머시브 오디오와 AI 인공지능 기술이었다. 3D 오디오 기술과 몰입형 사운드 솔루션이 특히 관심을 끌었으며, 실제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사운드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적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개개인의 체험이 앞으로 무대 기술의 주요 지향점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IP 네트워크와 통합 솔루션의 중요성도 강조되었는데,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소스의 전송, 수신, 송출까지 가능하게 하는 기술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소개되었다. 이는 음향뿐 아니라 영상, 조명, 방송 등 여러 분야의 기술 발전을 위해 다면적인 접근과 협업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개인적으로 느낀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은 ‘현실 지향적’이라는 점이었다. 일본은 현재 보유한 기술들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접목시키고 어떤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에 집중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프로 오디오 산업에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적 차이와 짧은 산업 역사가 큰 장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가 갈수록 음향 산업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으며, 우수한 인재와 신입들이 꾸준히 발굴되고 있다. 더불어 K-콘텐츠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발전을 이어간다면, 한국의 음향 산업도 세계적으로 더욱 견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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