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FOOD’ 그 현장에 가다

  • 공연정보
  • 공 연 명   | FOOD (푸드)
  • 공연장소 | 공주문예회관 대공연장
  • 공연일정 | 2024년 4월 12일 (금) 19:30
  •                 2024년 4월 13일 (토) 14:00, 20:00
  •                 2024년 4월 14일 (일) 14:00
  • 티      켓 | 테이블석 50,000원
  •                일  반  석 30,000원
  • 관람등급 |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
  • 러닝타임 | 90분 (인터미션 없음)

지난 4월 14일 일요일, 충청남도 공주문예회관에서 반가운 두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얼마 전 SSM 11호 ‘만남 그리고 이야기’ 인터뷰를 마친 강동아트센터의 임우재 감독과 공주문예회관의 최선희 감독이었다. 이번 만남은 우연이라기엔 마치 주선된 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임우재 감독은 연극 ‘FOOD’ 공연 차 공주문예회관을 방문한 것이었다. 연극 ‘FOOD’는 강동아트센터와 공주문예회관이 공동으로 준비한 해외 초청 공연이다. 

연극 ‘FOOD’가 공주문예회관에 공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자면, 강동아트센터 공연전시총괄 김승미 팀장이 작년 에든버러 축제를 방문해 많은 공연을 관람하던 중 가장 빨리 매진된 연극 ‘FOOD’를 알게 되었고,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던 터라 국내 초청을 결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연극 ‘FOOD’는 김팀장을 주축으로 공주문화관광재단,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과 협력하여 오리지널 투어팀의 아시아 초연 공연을 추진하게 되었다.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무대에 꾸며진 이동식 객석과 무대 샹들리에가 보인다.

연극 ‘FOOD’는 지난해 8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2022년 미국 필라델피아 공연 이후 단 1년 7개월 만에 미국, 영국, 호주를 거쳐 한국 공연이 성사된 것이다. 김팀장은 “음식은 인간 삶의 기본적인 욕구의 대상이기 때문에 모든 인간에게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연극 ‘FOOD’가 많은 나라에서 매진 사례를 기록한 이유를 덧붙였다. 그리고 이번 공연은 미국 공연 후 한국 공연이 바로 이어진 터라 가장 중요한 무대 세트인 테이블을 선편으로 받기에는 시간 및 비용 면에서 무리가 있어 한국에서 제작하게 되었다고 후일담을 남겼다.

무대 한편에 차려진 FOH에서 임우재 감독이 반가워 인사하고 있다.

연극 ‘FOOD’는 수백 개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완성된 화려한 샹들리에와 150여 개의 다양한 소품, 공연 당일 공수되는 20여 종의 신선한 음식이 투입된다. 기존 객석을 사용하지 않고 무대 위 삼면에 이동식 객석을 임차하여 설치했으며, 음향 시스템도 무대에 설치한 객석과 테이블 무대를 커버할 수 있는 많은 양의 스피커가 사용되었다. 모두 강동아트센터 무대 제작진이 직접 참여해 설치했다. 덕분에 공주에서 임우재 감독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공 공연장에서 해외 공연을 직접 초청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번 사례는 김승미 팀장의 열정과 강동문화재단 관계자, 강동아트센터 무대 감독들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되는 대목이다.

나는 반가운 얼굴을 볼 생각으로 티켓을 내고 극장으로 입장했다. 무대는 커다란 이동식 객석이 펼쳐져 있었다. 마치 대학로 극장 같은 느낌도 들고, 그리 크지 않은 체육관 경기장에 온 느낌도 들었다. 객석은 그리 크지 않기에 옆 사람과 앞사람이 바짝 붙어 앉는 거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극장 운치다. 무대는 커다란 테이블에 하얀 보가 깔려 있다. 기다리는 동안에 FOH 부스로 가서 잠깐이지만 임감독과 깜짝 인사와 안부를 전했다. 임감독은 놀라워하며 반가워했다.

무대 위에 꾸려진 이동 무대 전경 

공연 시간이 되자 웨이터로 보이는 배우는 넓은 테이블석에 앉은 일부 관객들(식당 손님 역할)에게 주문을 받으며 극은 시작된다. 웨이터는 관객들에게 장난기와 환상 가득한 마법을 부리기도 하는 등 재미있게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연극은 오랜 옛날부터 산업화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자연을 통해 채집하여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면, 눈보라가 치는 3D 사운드 효과와 더불어 얼음판으로 변한 테이블 위에서 두꺼운 겨울 패딩을 입고 나타난 웨이터가 얼음을 깨고 실제 물고기를 낚는다거나, 땅에 심은 호일에 싼 뜨거운 감자를 파내는 등 커다란 테이블은 다양한 형태의 무대로 변환된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웨이터는 지치고 그 역시 음식에 대한 욕구를 불태운다. 실제 손님들이 먹고 남은 많은 양의 음식을 게걸스럽게 마법같이 다 먹어 치운다. 

이 작품은 부조리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웨이터는 끝내 땅을 상징하는 테이블 속으로 마법같이 빨려 들어가 사라진다. 태초의 흙과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다. 땅이 된 테이블에서 현대식 빌딩들이 솟아오르고, 세상은 여전히 아무 일 없듯 일상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작품은 막을 내린다. 관객들은 배우의 식욕에 감탄하고, 배우를 삼켜버린 테이블 마법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무대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머물다 돌아간다. 마법 같은 테이블 무대 기술이 작품의 재미를 더해준다. 나 역시 이리저리 다니며 무대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고 마법 같은 무대 앞에서 기념 촬영이 한창이다.
3D 입체 사운드를 위해  상부 배튼에 여러 대의 스피커가 설치가 되어 있다.

공연을 마치고 초청해준 김팀장과 반가운 임우재 감독, 그리고 최선희 감독에게 차례로 인사하고, 바쁜 무대 철수를 뒤로한 채 극장을 빠져나와 좋은 작품과 반가운 얼굴을 본 것에 대한 기쁨으로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이 작품의 창작자이자 연출가, 유일한 출연자인 제프 소벨은 연극 ‘FOOD’ 이전에도 일상적인 주제로 비일상성을 탐험하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이 시리즈는 총 3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 오브젝트 레슨(The Object Lesson)’은 일상 속 사물을, ‘홈(HOME)’은 집을, ‘푸드(FOOD)’는 우리의 식사를 조명한다. 이 시리즈는 ▲베시상(Bessie Award) ▲에든버러 프린지 퍼스트 상(Edinburgh Fringe First Awards) ▲에든버러 어워즈 최우수상(Best of Edinburgh Awards) ▲토탈 씨어터 상(Total Theatre Awards)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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