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AAPPAC 대만 콘퍼런스

지난 2024년 9월 3일부터 7일까지 약 4일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하는 ‘2024 AAPPAC(Association of Asia Pacific Performing Arts Centres; 아시아 태평양 공연예술센터 협회) 대만 콘퍼런스’를 다녀왔다. 줄여서 발음하기를 에이팩은 아시아 태평양 공연예술센터 협회에서 매년 회원국의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총회이다. 올해에는 대만 타이베이의 공연예술센터에서 개최하였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는 2024 AAPPAC 대만 콘퍼런스의 프로그램 소개와 더불어 개최지였던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와 타이베이 뮤직 센터 공연장 투어의 내용을 담았다.


AAPPAC(에이팩; Association of Asia Pacific Performing Arts Centres; 아시아 태평양 공연예술센터 협회)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공연예술 단체로 1996년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공연예술센터 간의 예술 교류를 장려하고 긴밀한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아시아 태평양의 20개국 이상에서 온 82명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46개 유명 공연예술센터가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36개의 예술 공연장과 기관, 그리고 관련 기업과 예술 단체가 참여한다.

에이팩 회원들은 공연예술 산업 내에서의 경영, 마케팅, 프로그램, 교육 기회와 기술 문제들에 대한 정보를 쉽게 공유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공연예술센터의 주요 의사 결정권자와 교류하여 예술계 최신 트랜드에 대해 접하고 네크워킹과 토론 등에 대한 다양한 기회에 참여할 수 있다. 

해외 대표 공연장으로는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오클랜드 라이브홀(Auckland Live), 일본 신국립극장(New National Theatre, Tokyo)과 산토리홀(Suntory Hall),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베이 극장(Esplanade – Theatres on the Bay)과 아트하우스리미티드(Arts House Limited), 홍콩의 서구룡문화지구청(West Kowloon Cultular District Authority), 마카오문화센터(Macao Cultural Centre), 마닐라 필리핀문화센터(Cultural Centre of the Philippines) 등이 있고, 국내 회원 공연장으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의전당, 아트센터인천, 부천아트센터, 성남아트센터, 고양문화재단, 통영국제음악재단 그리고 대전예술의전당 8개의 단체가 있다. 

2024년 AAPPAC 대만 콘퍼런스 포스터 / 홈페이지


024 AAPPAC 대만 콘퍼런스의 일정은 총 3일이며, ‘Mind The Gap Lead The Path’란 의제로 준비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틈을 염두에 두고 길을 선도하세요.’란 의미로 먼저 ‘존재하는 문제나 격차를 인식한 다음 이를 해소할 방법을 제시하여 길을 선도해 나간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대만 콘퍼런스는 3일 동안 네 개의 세션을 비롯해, 중간중간 쇼케이스 공연과 공연장과 공연자들을 이어주는 커넥션 시리즈 프로그램, 그리고 현지 공연장 투어 등으로 다채로운 구성으로 준비했다. 

여기서 잠깐
간단한 대만 소개

대만(타이완)은 현재 민주주의 국가로 알려졌지만, 그 역사적 배경에는 장제스(Chiang Kai-shek; 장개석) 총통의 역할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장제스는 중화민국 국민당(Kuomintang, KMT)의 제1대~5대 지도자로, 중국 본토에서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배한 후 1949년에 대만으로 철수하여 국민당 정부를 세웠다.

  장제스는 대만에서 강력한 권위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통치했지만, 그의 리더십 아래에 대만은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루고 현대화되었다.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 정치적 개혁이 시작되었고, 1990년대에 이르러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게 되었다.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이 초석을 다졌지만, 대만의 현재 민주주의는 이후 수십 년간의 정치적 변화와 함께 발전을 거듭했다.



1일 차에는 에이팩 회장 더글러스 고티에(Douglas Gautier AM)의 대만 콘퍼런스 오프닝 멘트와 새로운 회원들의 소개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더글러스 고티에 회장은 에이팩 CEO이며, 호주의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Adelaide Festival Centre) 예술 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에이팩 회장 더글리스 고티에가 대만 콘퍼런스의 시작을 알리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티에 회장은 대만 콘퍼런스를 주최한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관장 빅토리아 왕(Victoria Wang)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대만의 창조적 산업과 문화적 헌신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하며, 대만의 예술가들이 창조하는 작품과 그들이 예술을 사회와 공동체에 접목하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대만에서 진행 중인 ASEAN 프로젝트에 박수를 보내며,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대만과 더 깊은 협력 관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또한 에이팩 네트워크의 30년 역사를 언급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문화 분야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타이베이 시장 장완안(Chiang Wan-an)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장완안은 타이완 중화민국 총통 장제스(장개석)의 혈통으로 2022년 타이베이의 최연소 시장이 되었으며, 타이완의 국민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타이베이가 포용적이고 활기찬 도시임을 강조하며, 이번 행사가 타이베이에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타이베이가 글로벌 예술 허브로서 국제적인 협력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참석자들이 타이베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많은 성과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콘퍼런스는 다양한 연사들의 활발한 발언을 통해 국제적인 협력과 창조적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으며, 타이완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문화적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어 오프닝 공연이 이어졌다. 오프닝 공연은 올해 회의 주제로 ‘Mind the Gap, Lea the Path’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통과 현대성, 지역 사회와 극장 간의 격차와 지속 가능성 및 인공지능의 영향 같은 주제를 다루었으며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가 도시와 시민의 발전을 지원하는 문화적 허브임을 강조하고, 다양한 예술적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회의에 참석한 18개국 66개 단체를 환영했다. 마지막으로 상푸이 X 부라레이옹 댄스 컴퍼니(Sangpuy X Bulareyaung Dance Company)와 대만 가수 심플리의 공연으로 오프닝 행사를 마무리했다.


오프닝 행사가 마무리 되고 진행되었던 3일간의 메인 행사인 기조연설과 4개의 세션, 그리고 커넥션 시리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기조연설

발표자 : 캐서린 후이링 저우(Katherine Hui-ling Chou) / 대만 국립 중앙대학교 영어과 석좌교수

제목 : 팬데믹 이후 극장의 디지털 전환
: 대만 온라인 극장의 초기 조사와 사례 연구  (The Digital Turn of the Post Pandemic Theatre)
: A Primal Investigation and Case Studies of Online Theatre in Taiwan)

캐서린 후이링 저우 교수는 팬데믹 동안 대만의 디지털 공연 발전과 그 영향을 다루며, 주요 극장들이 디지털 공연, 특히 아동극 분야에서 활발하게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브 아동극단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Piglet 시리즈’를 CTT(Cloud Theater Taiwan)를 통해 온라인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이 가상 아바타로 참여하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디지털 공연은 전통적 극장의 라이브 감각을 재현하고, 저렴한 티켓 가격과 지리적 제약을 넘어 다양한 국제 관객을 유치했다. 발표자는 디지털 공연이 현장 공연을 대체하지 않고,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이며, 연출과 디자인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이 전통적 연극의 개념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산업 모델을 상상할 수 있게 했다고 결론지었다.

케서린 후이링 저우 교수가 대만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진행하고있다

세션시리즈

전통과 현대의 간극(Gap Between Tradition and Modernity)
예술에서의 지속적인 혁신 : 전통을 새롭게 유지하기

사회자 : 왕춘옌(Chun-Yen Wang; 타이베이) / 연극 비평가 및 국립 타이완대학교 부교수

패널리스트 : 부라레이옹 파갈라바(Bulareyaung Pagarlava; 타이둥) 
부라레이옹 댄스 컴퍼니(Bulareyaung Dance Company) 창립자, 원주민 안무가 
구오지엔홍(Jian-Hong Kuo; 싱가포르)
프랙티스 극장(The Theatre Practice) 예술 감독, 연극 연출가, 디자이너, 영화감독 

첫 번째 세션에서는 예술에서 전통과 현대성의 관계를 논했다. 진행자는 대만의 연극 평론가 왕춘옌 교수로, 구오지엔홍과 부라레이옹을 패널리스트로 초대하여 전통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구오지엔홍은 1965년 설립된 싱가포르의 프랙티스 극장 예술 감독으로, 자기 부모가 창립한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적인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성을 연결하고자 했다. 그는 다언어 연극을 통해 싱가포르의 다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며, 전통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형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개념으로 보았다.

부라레이옹은 대만 원주민 파이완족 출신으로, 현대 무용을 통해 원주민 전통을 재발견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전통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며, 원주민 문화를 현대 무대에서 재해석했다. 그는 자신이 잃었던 전통을 되찾고, 이를 현대성 속에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해 왔다.

이 세션을 통해 전통이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대와 미래를 잇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통을 재정의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현대 예술의 중요한 과제임을 시사했다.

전통과 현대의 간극 이란 주제로 첫 번째 세션을 시작하고 있다.

세션시리즈

극장과 지역 사회의 간극(Gap Between Theater and Community)

이웃의 삶: 문화 공간과 지역 사회의 안무

사회자 : 더글라스 고티어 AM(Douglas Gautier AM; 애들레이드)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센터(The Adelaide Festival Centre) CEO 및 예술 감독

패널리스트 : 이본 탐(Yvonne Tham; 싱가포르) / 에스플러네이드(The Esplanade Co Ltd) CEO 
장루이 블로(Jean-Louis Bleau; 칠리웍) / 칠리웍 문화 센터(Chilliwack Cultural Centre) 전무 이사
그레고리오 루세나 스카르펠라(Gregorio Lucena Scarpella; 라 로셸) 
글로벌 문화 지구 네트워크(GCDN) 이사

문화 공간과 지역 사회의 연결:  예술과 커뮤니티의 상호작용

에이팩의 회장인 더글라스 고티어의 사회로 세션 2를 진행했다. 세션 2는 다양한 연사들이 문화 공간과 지역 사회 간의 관계에 대해 논의했으며, 예술과 엔터테인먼트가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지역 사회와 연결될 수 있을지 탐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연사들은 특히 다문화적인 지역 사회와 원주민 역사와의 접점, 그리고 예술이 지역 사회와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을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에스플러네이드: 싱가포르의 문화적 허브

이본 탐은 싱가포르의 에스플러네이드 예술 센터를 소개하며, 이곳이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임을 강조했다. 에스플러네이드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위해 연간 행사와 축제에 맞춰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각 커뮤니티가 주도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칠리웍 공연 예술 센터: 소도시와 원주민 공동체 간의 연결

소도시 칠리웍에서 운영 중인 작은 공연 예술 센터의 사례를 들며, 원주민과 *BIPOC 예술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공연 예술 센터가 지역 공동체, 특히 원주민 문화를 존중하고 포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젊은 창작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IPOC: ‘Black, Indigenous, and People of Color’의 약자로, 흑인(Black), 원주민(Indigenous), 그리고 유색인종(People of Color)을 지칭하는 용어

GCDN: 글로벌 문화 지구 네트워크의 성공 사례

그레고리오 루세나 스카르펠라는 GCDN(Global Cultural Districts Network)의 디렉터로서, 전 세계 65개의 회원 단체가 문화 지구의 다양한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GCDN은 특정한 문화 지구의 정의 대신, 운영 현실, 환경, 사회, 경제의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문화 공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커뮤니티와의 연결이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내향적으로만 집중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음을 경고하며, 지속 가능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디지털 소통의 중요성

연사들은 팬데믹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티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더이상 마케팅이 단순한 티켓 판매에만 집중할 수 없으며,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구축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주요 논점이었다.

미래 관객을 위한 학교와의 협력

학교와의 협력은 미래 관객을 양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강조됐다. 학교와의 연계는 필수적이지만, 소규모 팀에서 이러한 협력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지적됐다.

두 번째 세션을 통해 전문가들은 문화 공간과 지역 사회가 더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며, 예술이 커뮤니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확대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더글라스 고티어가 극장과 지역 사회의 간극이란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세션시리즈

지속 가능성의 개념과 현실의 간극 (라운드테이블 토론)

Gap Between Concept and Reality of Sustainability
(Roundtable Discussion)
지속 가능한 끊임없는 실천: 영원은 동사다.

세 번째 세션은 조별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각자의 리더가 조를 운영했으며, 이들은 예술과 지속 가능성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다. 주요 논점은 지속 가능한 예술 실천과 공연장 운영에서 발생하는 도전과 협업의 중요성이다. 예술가들이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공연장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탐구했다. 예술 작품 제작 시 재활용 재료 사용, 생수병 대신 개인 물병 사용 권장, 전자 서명 도입 등 다양한 실천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또한, 국제 투어 시 악기와 장비를 현지에서 대여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며, 일부 음악가들이 자신의 악기를 사용하려는 어려움과 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공연장 건물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도 강조되었으며, 예술가와 공연장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부각되었다. 각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 가능성에 접근하고 있으며, 일부는 태양광 패널 설치, 재활용 장비 사용 등 친환경적인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기후 변화, 접근성, 사회적 책임 등에 관한 토론도 이루어졌다. 공연장에서는 다양성을 고려한 정책을 도입하고, 직원과 예술가가 협력하여 포용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지속 가능성 목표를 향한 모든 단계에서 협력과 의사소통이 중요한 요소로 제시되었다.

마지막으로, 각 국가 정부의 정책과 에너지 관리, 지속 가능한 국제 투어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며, 앞으로의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토론은 각 나라의 공연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실천 등이 소개되어 흥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세션시리즈

데이터와 안무의 간극(Gap Between Data and Choreography)

알고리즘 극장: AI의 창의적 여정

사회자 : 아리엘 욘존(Ariel Yonzon; 마닐라) / 필리핀 문화센터(CCP) 제작 및 전시 부문 부예술감독

패널리스트 : 케이시 홍(Kathy Hong; 타이베이)
클라우드 게이트 문화예술재단(The Cloud Gate Culture and Arts Foundation) 전무이사
히로아키 우메다(Hiroaki Umeda; 도쿄) / 안무가
제이화 셰(Chieh-hua Hsieh; 타이베이) / 아나키 무용 극장(Anarchy Dance Theatre) 예술감독

케이시 홍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 극장(The Cloud Gate Dance Theatre)의 전무이사 케이시 홍은 AI와의 협업을 통해 안무가와 기술 협력자가 시각적 요소와 음악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며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한 ‘웨이브즈(Waves)’를 소개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AI 기술에 대한 안무가들의 적응이 어려운 점, 디지털 아티스트와의 소통 장벽, 그리고 무대에서의 실시간 상호작용 구현의 기술적 한계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함께 언급하며 AI와 예술의 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강조했다.

히로아키 우메다

1997년,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와 IBM의 딥 블루 슈퍼컴퓨터의 체스 대결은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인간의 사고 방식을 모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음을 설명하며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은 개인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의견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장했다. AI는 안무 분야에서 새로운 동작을 생성하고, 안무가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도구로 활용되면서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예술 관리자와 공연 전문가들은 AI가 예술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하고 있다고 했다.

제이화 셰

AI 기술을 통해 전세계 3,000개 이상의 박물관에 소장된 수백만 점의 예술 작품을 손쉽게 검색하고, 개인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고,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Wayne Mcgregor)는 AI와 협업하여 과거 작품을 기반으로 새로운 동작을 생성하고, 안무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리빙 아카이브(Living Archive)’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하며 AI는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제공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탐구할 수 있도록 돕지만,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세션을 통해 AI가 예술과 안무에 어떻게 활용되고, 창의적 협업에서 어떤 도전과 기회가 있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데이터와 안무의 간극’이란 주제로 진행된 마지막 세션

커넥션 시리즈

공연장과 공연자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
Connection Series

사회자 : 켄 웨이(Yi-Wei Keng; 타이베이)
/ 국립 가오슝예술문화센터 드라마투르그 및 국립 타이베이예술대학교 연극학과 방문 조교수

블랙박스 극장

역사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무대와 조명 장치를 최소화한 단순한 환경에서 60분 동안 춤 구조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은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작품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여주지는 못했다.

거주 섬 무용단

팬데믹 기간 중 국제 협력을 통해 장애 예술가들과 비디오 및 이메일로 소통하며 완성한 ‘Ice Age’는 외로움, 고독, 연결이라는 주제를 담아 팬데믹 시대의 인간의 감정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무청의 ‘This is not an Embassy, Made in Taiwan’

대만이 국제 무대에서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탐구하며, ‘리미니 프로토콜(Rimini Protokoll)’의 슈테판 카에기(Stefan Kaegi) 감독과 함께 외교 전문가들을 주제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Chunky Move – ‘United’

기계 신비주의와 영적 지속성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융합하여 독특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인 가믈란의 신성한 음색과 현대 테크노 음악의 강렬한 비트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을 미지의 세계로 초대한다. 무대 위에는 기계 외골격 슈트를 착용한 무용수들이 등장하여 SF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에스플라나드 – ‘Samsara’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전자 음악을 결합한 시네마 콘서트로 무성영화 형식과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 가믈란 오케스트라가 포함된 공연이다.

거주 섬 무용단의 ‘Ice Age’ 공연을 설명하고 있다.

공연장 투어

①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② 타이베이 뮤직 센터

1.타이베이 공연에술센터 (TPAC)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전경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야경
1층은 그늘진 광장으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Taipei Performing Arts Center; TPAC)는 800석 규모의 글로브 플레이하우스(Globe Playhouse), 1,500석 규모의 그랜드 씨어터(Grand Theater), 그리고 중앙 큐브에 연결된 840석 규모의 블루 박스(Blue Box)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 큐브는 세 개의 극장을 결합하여 거대한 슈퍼 씨어터(Super Theater)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그뿐만 아니라, 중앙 큐브는 지면에서 떠올라 마치 떠 있는 듯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며, 그 아래에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대만 타이베이의 지안탄 MRT역과 스린 야시장 인근에 위치한 현대적인 건축물이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렘 콜하스(Rem Koolhaas)의 독창적인 설계로 탄생한 이 센터는 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블록 모양의 구조와 큐브 형태의 본체가 특징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진행된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된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단순한 공연 공간을 넘어, 도시와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 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OMA
(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https://oma.com

OMA는 세계적인 건축 설계 사무소이다. 1975년, 렘 콜하스를 비롯한 혁신적인 건축가들이 공동 설립하여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건축 프로젝트를 통해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다. 

장소 및 역사적 배경


기륭강의 오래된 수로 위에 있던 부지는 과거 홍수와 강풍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를 매립하고 안정적인 지반을 확보한 후,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가 건설되었다.

사진출처 : https://www.oma.com/news/omas-taipei-performing-arts-center-tops-out

설계 및 구조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협소한 부지에 세 개의 극장을 배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을 떠받쳐 지상 공간을 확보하는 독창적인 설계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글로브 플레이하우스는 두 개의 겹친 구형 구조로 이루어져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다.

 대만은 지각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매년 약 4,000회의 지진이 발생한다. 이러한 지진에 안전하게 대비하기 위해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89개의 기초형 지진 격리 시스템(Base Isolation System)을 설치하여 건물이 지진 발생 시 마치 공처럼 움직이며 지진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계되었다.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3층 평면도
4층 평면도
5층 평면도
6층 평면도
7층 평면도
8층 평면도

극장 내부와 음향


그랜드 씨어터는 약 1,500석 규모로, 다양한 공연에 맞춰 좌석과 무대를 이동할 수 있다. 모든 좌석과 벽은 소리를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재질로 되어 있어, 음향의 품질을 최적화한다.

그랜드 씨어터의 객석 구조


글로브 플레이하우스는 약 800석 규모로, 런던 셰익스피어 극장을 모티브로 삼았다. 극장은 내부와 외부 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다.

외부 소음을 차단시켜 주는 글로브 플레이하우스 내부 통로
글로브 플레이하우스 800석 무대 전면
글로브 플레이하우스 800석 박스석
글로브 플레이하우스 800석 박스석 내부 흡음처리 마감재
객석 아래 냉기가 올라오는 덕트 구멍, 컨퍼런스 내내 공조 소음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디자인 요소와 재료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외벽에 사용된 독특한 S자 형태의 유리는 독일에서 생산된 고품질 원자재를 스페인에서 정교하게 가공하여 제작되었다. 이 유리는 강력한 내풍성을 갖추고 있어 태풍과 강풍에도 견딜 수 있으며, 별도의 금속 프레임 없이도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건물 외벽에 설치한 S자 유리 외벽
건물 외벽에 설치한 S자 유리 내벽


특히, 글로브 플레이하우스 극장의 유려한 곡선 외관을 구현하기 위해 알루미늄 패널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적 어려움이 발생했는데, 건축가와 엔지니어들은 수많은 실험과 조정을 거쳐 완벽한 곡면을 구현하고, 통일된 외관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극장 내부와 외부는 팬톤 646과 648 등 다양한 파란색 계열로 디자인되어 통일감을 주고 있다. 그랜드 씨어터와 글로브 플레이하우스는 깊이 있는 푸른빛(팬톤 646), 블루 박스는 신비롭고 어두운 푸른빛(팬톤 648)을 사용하여 각 공간의 특징을 살렸다.

색상은 중간 밝기의 차분한 블루로, 전문적이고 고요한 느낌을 준다.


팬톤 646과 팬톤 648은 팬톤 색상 시스템(Pantone Matching System, PMS)에 속하는 특정 색상 코드이다. 주로 그래픽 디자인, 인쇄,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색상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일관성 있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표준화된 색상 시스템이다.

공연 및 대중 접근성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된 퍼블릭 루프를 통해 누구나 극장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층부터 11층까지 이어지는 이 루프에서는 무대 뒤의 모습을 창문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관객들에게 공연 경험을 넘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건축물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여름 방학 동안 무료 공연과 축제들이 열리며, 지역 주민들에게 친근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엘레베이터와 개방된 퍼블릭 루프
각 공연장으로 향하는 개방된 퍼블릭 루프
그랜드 씨어터 공연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1층에서 2층 로비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특별한 구조물 및 기능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그랜드 씨어터와 블루 박스를 연결해 최대 80미터 이상의 웅장한 무대를 연출할 수 있는 ‘슈퍼 씨어터’를 갖추고 있다. 이곳은 다양한 규모와 형식의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탁월한 유연성을 제공하며, 패션쇼, 음향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 개최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그랜드 씨어터와 블루 박스를 연결해 최대 80미터 이상의 무대공간
슈퍼 씨어터는 패션쇼와 음향 전시회에 사용된다.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총 8,000개의 철골 트러스를 사용해 지어졌으며, 그중 약 1,000개가 글로브 플레이하우스에 사용되었다.

각 극장의 좌석과 무대는 공연의 형식과 내용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며, 특히 블루 박스는 공연자와 관객 간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무대를 선사한다.

약 1000개의 철골 트러스를 글로브 플레이하우스에 사용
쇼케이스 공연이 이루어졌던 블루 박스

지역 사회와의 연결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는 야시장과 교통 허브와의 연결을 고려하여 설계된 개방형 공간이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 누구나 쉽게 찾아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단순히 공연을 위한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강화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적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스린 야시장(Shilin Public Market)에서 바라본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2. 타이베이 뮤직센터


타이베이 뮤직 센터(Taipei Music Center; TMC)는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음악, 예술,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다. 2021년 개관 이후 대만을 대표하는 음악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미국의 RUR Architecture DPC가 고대 로마 광장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타이베이 뮤직 센터는 89,600㎡ 규모의 복합 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으며, MRT 난강역과 쿤양역 사이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뛰어나다. 산을 닮은 독특한 디자인의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문화 큐브와 공원이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으며,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을 비롯해 대만 팝 음악의 역사를 담은 전시관, 음악 산업 관련 시설, 인재 양성 시설 등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메인 콘서트홀은 14개의 전동 블레이드를 통해 무대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마더 트러스트’ 시스템을 활용하여 조명과 모니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효율적이고 안전한 작업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30 x 20 x 20m의 넓은 무대와 뛰어난 시야 확보를 위한 건축 구조로,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수용할 수 있다. 특히, 도심 주거 지역에 위치한 만큼, 방음 게이트를 설치하여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타이베이 뮤직 센터는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공간을 넘어, 대중음악 산업을 기반으로 대중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문화 행사와 공연을 통해 음악인, 시민, 관광객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대만 음악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타이베이 뮤직 센터 콘서트홀 무대 전경
타이베이 뮤직 센터 콘서트홀 무대와 객석
타이베이 뮤직 센터 문화회관 앞 광장 실외 공연장
타이베이 뮤직 센터 문화회관
타이베이 뮤직 센터 엑스포
타이베이 뮤직 센터 엑스포 실내

맺음말

이번 2024 AAPPAC 대만 콘퍼런스를 통해 공연예술의 다양한 측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최신 기술과 창의적 접근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와 타이베이 뮤직 센터는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지역 사회와 연결하고, 혁신적인 공연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국내 공연장과 무대 음향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개성과 지역적 특색을 보전하고 있는 지역과 소통하며, 문화적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앞으로도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국내 무대 음향 분야는 물론이고 무대기술 및 공연 분야 전반에 걸쳐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링크들을 통해 프로젝트의 설계 과정과 건축물의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공연장 소개 영상
https://photos.app.goo.gl/WHeaiif44hMC46ke8

사진제공
https://www.archdaily.com/981894/taipei-performing-arts-center-oma/627e47bf7df99b01667c6a86-taipei-performing-arts-center-oma-photo
https://www.archdaily.com/981894/taipei-performing-arts-center-oma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 관련 기사 (2014)
https://www.oma.com/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의 건축 문화적 관점 강의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HUgSS81cdH8

건축 사진작가 포트폴리오
https://photos.google.com/share/AF1QipO–NGFcEZ_VGSXQKYWnnZoh0F9WIg3qMJL6bGhvKC64iFw9jrE2k5HF22zqoGwIA?key=MUpTZk4wcFRHUTNLUTZWUUxidGFKUUd3UlhrYV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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