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아하는 일을 하며 느끼는 힘듦은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그 현장을 버텨내는 과정이 결국
자신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
Prologue
때로는 공간의 구조가 소리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은 당초 도청사 부속 시설로서 대형 국제 행사 등의 용도로 지어졌다. 이로 인해 건축음향과 공연장 및 객석 구조에 따른 전문 공연장으로써의 핸디캡을 전기 음향의 정밀한 설계와 최신 플래그십 음향영상 장비를 통한 적극적인 리뉴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의 체질을 개선하고, 객석 구석구석 명료한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조영웅 감독을 만나 기술적 집요함과 유연한 소통으로 지역 공연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그의 음향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 전경

야경이 아름다운 충청남도 문예회관. 충남도청 본청과 별관, 도의회 청사 가운데에 만들어진 인공 연못과 야경 덕에 인근 주민들의 산책 명소가 되고 있다.

안녕하세요! 무대음향협회 협회지 SSM입니다.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충청남도청 소속으로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영웅입니다. 현재 공연장 음향 전반을 담당하고 있으며, 2021년 9월 1일 자로 입사했습니다. 그 이전에도 공연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왔고, 바로 직전에는 밀양문화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서 근무했습니다.
이전 공연장에서의 경력도 굉장히 다양하신데요. 근무하셨던 공연장들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공연장에 정식으로 근무한 것은 대구 중구청에서 운영하던 봉산문화회관이 처음이었습니다. 2009년 또는 2010년쯤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수원 온누리아트홀(3년),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2년), 오산문화예술회관(2년) 등을 거쳐 밀양아리랑아트센터, 그리고 현재의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에 이르게 됐습니다. 중간에 짧게 근무했던 공연장들은 몇 곳 생략했습니다.

부활 콘서트 셋업 중

오랜 시간 다양한 공연장을 거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실까요?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에서 개관 멤버로 근무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공연장 운영을 주도적으로 처음 맡았던 곳이기도 했고, 시설은 갖춰져 있었지만 시스템과 운영 환경은 거의 백지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그 모든 상황을 혼자 마주하며 해결해야 했던 시간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저를 만든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근무 중인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의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은 별도의 사업소 형태가 아니라 충청남도청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정책과 문화시설팀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연장에 관장이나 기획팀이 따로 있는 구조는 아니며, 무대기계·조명·음향 감독 각 1명씩 총 3명이 공연장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획 공연은 충남문화관광재단과 협업해 진행하고 있으며, 대관 업무를 비롯해 시설 관리, 안전 관리, 민원 처리까지 모두 이 세명이 분담해 수행하고 있습니다. 조직 구조상 운영 체계가 다소 복합적인 편이라는 점도 특징입니다. 공연장 운영은 문화시설팀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전기·소방·건축 등 시설 전반은 청사관리팀에서 관리하고 있고, 방송 및 음향 장비에 대한 최종 관리 권한은 정보화담당관실이 맡고 있습니다.

이처럼 관리 주체가 이원화, 때로는 삼원화되어 있다 보니 초기에는 부서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각 부서의 역할과 업무 흐름에 대한 이해가 쌓이면서 협업이 한결 원활해졌지만, 도청 조직 특성상 1~2년 주기로 인사이동이 잦아 담당자가 변경될 경우 다시 제로 베이스에서 협력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공연장을 전담해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공연과 무대 환경을 중심으로 사고하게 되지만, 다른 부서에서는 도청 전체 시설을 아우르는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니 간혹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 역시 현재 공연장 운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장 규모와 운용 현황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2026 신년음악회 포스터
공연장은 대공연장 단일 홀 구조로, 객석은 총 830석입니다. 1층 720석, 2층의 발코니 구조의 110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초에는 보조금이 내려오기 전이다 보니 지역 예술가 공연이나 기획 공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는 간간히 대관 공연이 들어오고, 클래식 장르 위주의 공연이 주를 이룹니다. 주말에는 어린이 공연이 간혹 진행되기도 하지만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공연장이 도청 청사 내에 위치해 있고 무대 규모 역시 대형 공연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중규모 오케스트라나 앙상블, 연극 등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은 공연들이 주입니다.
뮤지컬의 경우 무대 구조상 정식 레퍼토리 공연을 올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갈라쇼 형태로 제한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기획 공연에서는 지역 예술가들을 배려하기 위해 각 장르별로 연간 4~5회 정도 지역 예술단체 공연을 편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도민들의 수요를 고려해 대중 공연도 연간 3~4회 정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내포 지역 인구 대비 800석 규모 공연장 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포신도시 인구가 약 4만 2천 명 수준인 상황에서 800석 규모의 객석을 안정적으로 채우는 일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저희 공연장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방 공연장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르에 따른 편차도 큽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장르나 대중성이 강한 공연은 대부분 만석에 가까운 관객 동원을 보이지만, 연극이나 무용, 클래식과 같은 순수예술 장르는 상대적으로 객석 점유율이 낮은 편입니다. 클래식의 경우에도 인지도가 높은 오케스트라가 내한하거나 참여할 때는 관객 반응이 비교적 좋은 반면, 지역 예술 단체나 지역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최근에는 객석을 채우는 공연보다 도민이 무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고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은 원래 강당 구조였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이 음향 운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처음 설계 단계부터 도청 대강당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이후 공연장으로 등록된 사례입니다. 이로 인해 연습실이나 부속 공간이 충분하지 않고, 무대 구조와 건축 음향 측면에서도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클래식 공연의 경우 반사판을 설치하면 무대 깊이가 크게 제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건축 음향의 한계를 전기 음향으로 보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운용과 세팅에 신경 쓰고 있지만, 객석 내 데드 존이 존재하고 명료도가 떨어진다는 민원이 간혹 발생하기도 합니다. 리뉴얼을 통해 시스템 자체는 많이 개선되었으나, 건축적인 구조에서 오는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 상황입니다.


최근 진행한 음향 시스템 리뉴얼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2022년에 콘솔을 Avid S6L-24C로 교체했고, 2023년에는 L-Acoustics A15 시스템을 중심으로 메인 스피커를 리뉴얼했습니다. 언더 발코니와 2층 딜레이 스피커도 추가해 직접음을 최대한 전달하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리뉴얼 이전에는 음향 시스템 전반의 관리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좌우 스피커의 소리 성향이 서로 다를 정도로 편차가 있었고, 한쪽은 우퍼 콘지가 손상돼 일정 레벨 이상에서는 소음이 발생했으며, 다른 쪽은 고음 드라이버 일부가 손상돼 고역 재생이 거의 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L-Acoustics A15와 KS21 서브 우퍼
설계 자체도 공연장보다는 강당에 가까웠기 때문에 음성 전달 위주의 스피치 중심 설계이다 보니 DSP 역시 실제 시스템 컨트롤 역할보다는 단순 분배기, 즉 스플리터에 가까운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었습니다. 메인 EQ 하나로 전체 시스템을 조정해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공간별, 구역별 음향 컨트롤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1~2년 내 정상적인 공연 운영이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다행히 제가 부임하기 이전부터 리뉴얼에 대한 기본적인 계획은 이미 수립되어 있었습니다.



SAC PS-200
또 다른 큰 과제는 객석 구조였습니다. 초기에는 언더 발코니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기존 메인 스피커도 발코니 구조와 객석 형태상 2층까지 직접음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발코니 두께가 두껍고 높이는 낮으며, 2층 객석은 유리 난간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인 스피커만으로는 커버리지를 확보하기 힘든 환경이었습니다. 메인 스피커에서 오는 직접음에만 의존하기보다, 언더 발코니와 2층 객석에 딜레이 스피커를 추가하여 해당 구역에서는 사실상의 메인 시스템처럼 운용하도록 리뉴얼했습니다. 덕분에 객석 전반의 음압과 명료도를 보다 균형 있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와이어리스 시스템

중심부 최고 32,000lm의 밝기를 자랑한다.
이번 리뉴얼 과정에서 오경환, 김민호 대표님께서는 어떤 협업을 진행하셨나요?
오경환 (주)브라운앤컴퍼니 대표 기존 노후 장비를 대신해 Sennheiser Digital6000, EW-DX 등 신형 장비를 도입하여 총 16채널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소규모 행사부터 국가급 행사까지 혼선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김민호 (주)엠비아이 대표 기존 영상 프로젝터는 투사 거리가 너무 길고 광량이 부족해 무대 조명을 켜면 화면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로 인해 민원이 매우 많았는데, 이번에 고사양 LED 레이저 프로젝터로 교체하면서 시인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습니다. 이제는 어떤 공연 환경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앞서 감독님께서도 언급하셨던 L-Acoustics 스피커 시스템과 무선마이크 교체 공사에도 함께 참여하여 음향영상 시스템 전반에 걸쳐 기존의 미흡했던 부분을 해소하고 전문 공연장급의 공연환경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음향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교회 방송실에서 시작해 대구 KBS 행사 현장을 경험하며 음향의 넓은 세계를 느꼈고, 그때부터 공연 음향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쉽지 않은 직업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느끼는 보람이 큽니다. 지금까지 좋은 분들을 만나 이 일을 지속할 수 있음에 늘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연장 음향감독이라는 직업, 만족하십니까?
쉽지 않은 직업이지만, 제가 좋아해서 시작한 일입니다. 같은 힘듦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느끼는 힘듦이 조금은 덜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좋은 분들을 만나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음향 분야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희 세대가 음향을 배우기 시작할 때는 정규 커리큘럼으로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배우고, 때로는 혼나면서 경험을 쌓아야 했죠. 요즘은 대학이나 교육 기관에서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입문할 수 있어, 배우는 환경 자체는 훨씬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직업으로 나가면 결국 현장 실무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좋은 환경에서 배웠더라도 실제 공연장은 항상 완벽하지 않고, 때로는 부족한 환경에서 일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처음에 이런 현실과의 괴리를 견디기 어렵거나 기대와 달라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음향을 진지하게 배우고 싶다면,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경험을 버텨내는 과정이 결국 자신을 성장시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SSM과 음향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조영웅 감독 저는 협회 홈페이지가 개편된 이후 정말 보기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필요한 정보만 찾으러 들어갔는데, 지금은 다양한 소식과 회원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다만, 협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현업에서 일하면서 그 외로 진행해야 하므로 쉽지 않다고 봅니다. 회원들이 협회를 응원해 주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음향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SSM이 단순히 음향인들만을 위한 매거진이 아니라, 취미에서 심화까지 아우르는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민호 (주)엠비아이 대표 SSM은 이미 잘 운영되고 있어 특별히 바라는 점은 없습니다. 다만, 현재처럼 사업이 오래 지속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매거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출판물로도 제공되어 공연장이나 관련 기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경환 (주)브라운앤컴퍼니 대표 저도 동의합니다. SSM 매거진은 실제 실무에 가까운 알찬 내용이 많아 좋습니다. 온라인 매거진의 한계를 고려할 때, 오프라인 잡지로도 발간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고, 무게감도 생길 것 같습니다.

두 대표님들께도 마지막으로 기업의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오경환 (주)브라운앤컴퍼니 대표 저는 마이크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다양한 수입사 및 사용자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며 사업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김민호 (주)엠비아이 대표 저는 감독님들과 자연스럽게 협력하며, 교육과 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업계와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음향 업계는 좁고 경쟁이 치열하지만, 협력사와 감독님들 사이에 원활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 미디어 브릿지 인터내셔널의 이름처럼 ‘다리를 놓는 역할’을 수행하며 업계 연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