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청소년문화센터 조의형감독

Prologue
무대 위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지만, 공연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손길이 있다.
조의형 감독은 그 손길을 20년 가까이 지켜온 사람이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근무 중인 그는 화려한 대형 공연장보다 청소년과 청년이 무대에 처음 서는 공간을 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지금의 그를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문장이다. 2007년 입사 이후 한 자리에서 묵묵히 무대를 지켜온 그는 이제 ‘누군가의 시작을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감독이 되었다.
그는 음향을 기술이기 이전에 사람의 일로 바라본다. 청소년 음향 동아리 운영, 무대예술전문인 자격 시험을 위한 유튜브 컨텐츠 제작, 그리고 협회 기술위원 활동까지. 그의 행보에는 언제나 ‘쉽게 설명하고, 함께 가려는’ 태도가 함께한다. 경쟁보다는 공존을, 속도보다는 지속을 말하는 이 감독의 잔잔하지만 그래서 더욱 오래 남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감독님! 반갑습니다. 무대음향협회지 SSM입니다. 독자분들에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의형 음향감독입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수원청소년문화센터와 온누리아트홀에 대한 소개, 이곳에서 감독님이 담당하고 계신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기는 청소년문화센터 내에 있는 공연장이고요. 일반적인 공연 위주의 공연장보다는 청소년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센터에 있는 공연장 입니다. 공연장 이름이 온누리아트홀이고, 저는 무대음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는 2000년도에 개관을 했습니다. 당시에 수원시설관리공단 시설로 수원청소년문화센터가 건립이 되었고 2010년에 수원시 청소년 기관이 통합되어 수원청소년육성재단으로 출범하였습니다. 그 이후 최근에는 청년 사업까지 통합되면서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이 되었습니다.

청소년청년재단이라면 몇 세부터 몇 세까지를 청년으로 보는 건가요?

사실 청소년과 청년을 나누는 경계가 모호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9세부터 39세까지를 청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는 청소년과 청년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13세에서 39세까지로 구별하여 이용할 수 있게 정했습니다.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만 39세까지 센터 이용이 가능합니다.

온누리아트홀 외에 다른 음향 업무는 어떤 게 있나요?

현재로서는 온누리아트홀이 메인입니다. 그 외에 주말 같은 경우에 야외 행사들이 많습니다. 재단의 부속기관 중 조그마한 공연장들이 있어 음향 관련된 협조가 들어왔을 때 출장을 가기도 합니다.

음향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동아리 회원은 어떻게 모집하나요?

음향 동아리는 보통 수시 모집으로 인스타나 유튜브 등 SNS를 통하거나 모집 공고를 올릴 때도 있습니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하게 소속되어 있습니다. 함께하고 있는 서현진 감독도 동아리 출신입니다.

처음 음향을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지금의 자리까지 오시게 된 특별한 계기나 개인적인 목표가 있었을까요?

처음 시작은 25년 전쯤인 것 같네요. 수능 치고 대학 입학 발표 후, 1999년인 것 같네요. 당시 선교 단체 활동을 하며 음향을 접하게 됐는데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게 음향 콘솔을 만지며 손가락 하나로 공간을 압도할 수 있다는 매력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음향에 관심이 생겨서 음향 장비를 개인적으로 사기도 하고, 그 장비들로 행사도 했어요. 일종의 렌탈팀 처럼 활동했네요.

무료 봉사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한 공연장 음향감독님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음향에 관심 있으면 한번 와서 체험해 봐라.’라고 하셔서 그분을 따라가다 보니 공연에 더욱 깊이 빠지게 되었고, 향후 진로까지 음향으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아직까지도 그 감독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길을 선택하신 것에 대해 만족하고 계신가요?

제가 살아온 인생 중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음향감독으로서의 만족도를 느끼고 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이전에는 어떤 경력이 있었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기저기 봉사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습니다. 아르코 연수원에서 6개월 인턴직도 했고, 공연장 음향감독으로는 여기가 첫 번째 직장이네요. 2007년도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쭉 한 길만 걷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이 근무 20주년인데 축하 행사가 있나요?

가족과 함께 조촐한 파티를 열 수도 있겠네요.^^

20년 근속을 하신 만큼 수원청소년문화센터가 아주 좋은 직장인 것 같습니다.

음향적인 것 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훌륭합니다. 같이 근무하는 분들이 청소년청년육성재단이고, 사회복지 계열이나 청소년 지도사들이 많다 보니 회사 분위기가 화목한 분위기예요. 그런 분위기는 함께 있으면 다 같이 느끼잖아요. 여기 현진 감독도 느꼈겠지만 화목하고 경쟁하지 않는 분위기라 심적으로도 아주 편안합니다.

유튜브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특히 무대예술전문인 자격 시험 분야에서는 소위 ‘셀럽’으로 통하시는데 시작하시게 된 계기와 수년 동안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같은 게 있습니까?

청소년 관련된 동아리를 만들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여러분들 공부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론 공부가 사실은 좀 어렵거든요. 계속 이론 공부를 했더니 아이들이 지루해 하기도 하고 사무실에 왔다갔다 하다 보니 흐름도 끊겨서 차라리 모여있을 때는 실습을 하고 이론 교육을 따로 정리해서 자료실을 구성할 생각으로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처음에는 동아리 친구들에게 자료를 제공할 목적으로 영상을 계속 업로드했는데 어느새 구독자가 늘어났어요. 저는 단순하게 저희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 자료용으로만 계속 업데이트를 했는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그냥 유튜버가 돼버렸더라고요. 그러다 시험 자료도 올리고 있고, 또 시험 관련된 정보는 제가 유일하다 보니 이제는 끊고 싶어도 끊을 수가 없게 되었어요.

수원청소년문화센터의 로비. 프로젝터로 벽면에 영상을 투사해 벽면을 채우고 있다. 사진과 같이 공연 라이브 영상을 플레이하기도 함으로써 이곳은 미니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센터 내의 회의실 겸 강의실. 이곳의 음향·영상 시설은 서현진 감독이 관리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의 창의적인 음악 활동 지원을 위해 조성된 청소년음악공간 ‘뮤트’, 그리고 그 중 한 공간인 밴드 합주실이다. 청소년 동아리에서 주로 사용하며 아트홀의 공연이 없을 때면 이곳에서도 밴드 사운드를 들어볼 수 있다.
청소년음악공간 ‘뮤트’의 녹음실 속 작업 데스크. 서현진 감독의 손길이 곳곳에 닿아 있다. AVID Dock을 통해 여러 믹싱 작업들을 하기도 한다.

구독자 수가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수익이 발생하나요?

아닙니다. 공공기관 근로자라 겸업 관련 수익을 취득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냥 공공의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충주맨처럼 많은 사람들이 저를 알지만 그로 인한 수입은 일절 없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조의형 감독에게 무대음향협회란?

저에겐 일종의 마음의 고향입니다. 처음 스승님 따라 협회에 들어오게 되고, 2~3년 정도는 사실 조금 적응하기 어렵기도 했어요. 그래도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 공감대 형성이 잘 되었고 그렇게 오래 활동하다 보니 이제는 친정같기도, 고향같기도 한 그런 곳입니다.

현재 협회의 기술위원으로써도 왕성히 활동하고 계신데요. 자격증 관련 컨텐츠나 후배들을 위한 세미나 등을 운영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항상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에게 우선 감사합니다. 부담감과 부족함도 느끼구요. 저보다 잘난 분들이 워낙에 많다 보니 저는 그저 적당한 위치에서 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음향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심도 있는 이야기보다는 보편적인 내용들을 쉽게 설명하여 발판이 되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게 제 성격에 맞기도 하구요. 하다보니 더 이쪽 방면으로 활동성이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결혼에 대한 스토리도 궁금합니다.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사실 오래 알고 지내던 대학 후배입니다. 8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남자 입장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직장을 얻게 되고, 시간이 오래 지나도 지금 와이프만큼 좋은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렇게 만나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들한테도 얘기했던 건데 제가 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 옆에 있던 가장 좋은 사람이 지금 와이프였습니다. 지금까지도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음향감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들어 깨닫게 된 부분이 있는데, 음향은 재능이 필요한 분야라고 느낍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노력하면 된다고 했는데 이제는 달라요. 청소년기라면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청년이 된 시점부터는 나에게 맞는 일인지 빨리 판단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재능이라면 역시 ‘얼마나 음향을 좋아하는가?’라고 봅니다.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천천히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를 바랍니다. 평생 공부해야 해요. 그럴 각오를 다지면 좋겠습니다.

조의형 감독님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큰 공연장에 들어가서 유명 가수의 음향감독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마치 스피커가 튜닝이 된 것처럼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네요. 저는 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나무 그늘처럼 좋은 영상 만들고 자격증 문제를 풀이하며 또 다른 유튜버가 나오기 전까지 유지하는 게 1순위 목표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이뤄가며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협회에게, 그리고 SSM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협회가 더욱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조직의 규모가 커져야 사람도 많이 모이고 정보도 많이 모이게 되니까요. 그렇게 한국 음향이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공연장은 음향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겐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학원이나 다른 기관에 가기가 어려우신 분들은 저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언제든지 연락해 주시고, 연습실도 마련되어 있으니 실습도 가능합니다. 이 모든 게 무상으로 진행되니 언제든 여러 창구를 통해 연락 바랍니다. 메일도 가능합니다. [joy504@naver.com]

Epilogue
인터뷰 내내 조의형 감독의 말에는 과장이 없었다. 성공담을 늘어놓기보다는 감사함을 먼저 이야기했고, 목표를 말할 때조차 속도를 늦추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대단한 전문가로 규정하기보다 누군가에게 발판이 되어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곁에서 잔잔한 그늘이 되어주는 것. 이는 그가 어떻게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올 수 있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설명해 준다.
협회를 ‘마음의 고향’이라 표현한 것에서 우리는 그가 어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함께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는 공동체. 그리고 그 안에서 한국 무대음향의 미래가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 아트홀의 무대 밖에서, 유튜브 영상 속에서, 그리고 협회의 여러 자리에서 조의형 감독은 오늘도 조용히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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