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먼 래틀 & 조성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국내 최초,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으로 실내 공연을 야외에서 재현하다!
지난 10월 12일, 대전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 개최를 기념 하는 특별 이벤트로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공연 실황을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하여 야외에서 생중계하였다. 이는 국내 최초로 시도한 일이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사이먼 래틀과 영국을 대표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만남으로 공연 전부터 반응이 뜨거웠 으며, 야외 실황 중계로 더 많은 관객들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대전예술의전당 성재훈 팀장과 음향팀, 그리고 이머시브 시스템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수용 동아방송대 겸임교수가 협업하였다. 이머시브 시스템으로 잘 알려진 IOSONO 시스템과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아트홀의 디지털 인프라를 적극 활용했다.
이머시브 사운드 구현을 위해서 아트홀에는 클래식 공연 녹음용으로 사용하던 서스펜션 마이크 외에 오케스트라 악기별 스팟 마이크, 객석 앰비언스 마이크를 설치하였고, 야외 원형극장에는 LED 스크린과 21개의 스피커를 설치했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였기에 많은 이들의 기대는 물론 우려와 걱정도 있었을 터…. 그러나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우려는 안도감으로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공연을 위해 협업했던 대전예술의전당 성재훈 팀장과 사운드이엔지코리아 이수용 동아방송 예술대 겸임교수를 만나 이머시브 시스템을 활용한 실황 중계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였는지, 그리고 공연을 마친 소감을 들어보았다.
(사진 제공: 대전예술의전당, 월간PA, 이수용 교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전예술의전당 무대음향팀 팀장 성재훈입니다.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진행 한 공연을 라이브 실황으로 야외에서 중계한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 합니다.
이번 공연은 대전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총회 개최를 기념 하는 특별 이벤트로 기획되었습니다. 영국 훈장과 기사 작위를 받은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함께하는 공연을 더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 드리기 위해 야외 원형극장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게 되었 습니다.

생생한 현장감을 위해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하였는데요.
네, 기획운영팀에서 특별 이벤트로 야외 원형극장 생중계를 기획하였고, 현장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여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수용 교수와 협업하게 되었고, 10월 말부터 함께 고민 하며,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야외 라이브 생중계를 위해 아트홀에 약 30개의 마이크가 설치되었습니다. 이 신호를 야외 이머 시브 시스템으로 전송하기 위해 대전예술의전당 디지털 인프라 시스템을 활용하였는데요.
2016년과 2020년 2회에 걸쳐서 대극장 (아트홀)과 소극장(앙상블홀)에 디지털 오디 오 콘솔을 구매하였고요. 2021년이 되어서야 디지털 오디오 선로 교체 공사로 디지털 시스 템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5년 만에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디지털로 바뀌게 된 거죠.
모든 디지털 오디오를 어느 곳에서도 편리 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FOH와 Control- Room 그리고 무대 I/O 박스 사이를 메인 링과 서브링을 통해 적극 활용했습니다. 또한, I/O 박스를 무대로 옮기면서 아날로그 입, 출력 신호를 최단 거리로 수용하고, 디지털신호 로스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효율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아트홀에서 야외 이머시브 시스템으로 오디오 신호를 전송하기 위해 아트홀 PM10 콘솔로 입력한 약 30개의 마이크 신호를 무대 I/O 박스 Dante 네트워크로 출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더넷 스위치를 통해 Pimary와 Secondary 네트워크를 옵티컬 케이블로 야외 CL5 콘솔까지 전송하였습니다.
야외 원형극장 어디에서나 생생한 현장감은 물론 공간감을 극대화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이머 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한 이번 공연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확연하게 느끼기 위해서 셋업 중 이수용 교수에게 요청하여 스테레오로 재생하고, 이머시브 시스템으로 재생하여 비교 청취 하였습니다. 이머시브 시스템에서 재생되는 음향 자체도 깔끔했을 뿐만 아니라 공간감, 임장감, 파노라마가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세 단어 외에 어떤 말로 더 표현해야 할지…. 이러한 사운드를 처음 들어보는 관객 들까지도 충분히 생생히 느꼈으리라 생각 합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당시 현장에 있었 던 지인분들이 “음향이 매우 좋았다”고 칭찬 해주고, 타지에서 오신 분은 “대전 시민들이 부럽다”고까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아주 보람 있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한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실내 공연을 라이브 실황으로 야외에서 중계한 일은 이번이 처음인데,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요. 관객들의 호응도 매우 좋았고, 저희 대전예술의전당도 이러한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야외 공연장에서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한 클래식 음악 공연을 자주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좋은 대안이 또 있을까요?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음향제작과에서 강의하고 있는이수용입니다.
저는 다양한 공연에서 공연음향의 믹싱을 하며 공연장 및여러 공간에서 음향 시스템 디자인과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이머시브 사운드 관련 프로젝트에서 시스템 디자인과 튜닝, 그리고 콘텐츠의 믹싱 등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진행한 공연을 라이브 실황으로 야외에서 중계하기 위해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이 공연에 함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전예술의전당 기획팀에서 이번 공연의 야외 중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주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대전예술의전당 음향팀에서 저를 추천해주셔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클래식 공연을 야외 생중계로, 그것도 이머시브 사운드를 적용해 재현했던 사례가 아직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우려도 있었지만 기존에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사례를 들어 설명드렸고 이를 신뢰해주셔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생생한 현장감을 위해 각각 아트홀에는 약 30개의 마이크, 야외 원형 극장에는 21개의 스피 커가 설치되었는데요. 이번 공연을 위해 어떻게 시스템을 디자인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야외 원형극장의 공간을 살펴보면서 스크린의 위치와 객석 위치에 대한 상의를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머시브 사운드의 시스템 디자인은 대상이 되는 객석 공간을 기준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이 장소에서 개최되었던 야외 행사 사진과 자료를 참고해서 LED 스크린의 위치가 결정되었습니다.
스피커의 경우, 처음 계획했던 디자인은 측 면 서라운드 포인트의 숫자를 줄이고 구조물 을 높여서 2단의 스피커가 측면 방향의 공간 감과 상부의 공간감을 함께 갖도록 하는 것 이었는데, 안전과 실효성 문제를 고려해 측면 서라운드 포인트를 추가하는 것으로 수정 했습니다.



가장 신경쓰였던 것은 스크린 상단의 전면 스피커였는데 단순히 스크린 위에 놓이는 것만이 아니라 적절한 각도로 아래쪽 그리고 기준 위치 방향으로 비스듬히 놓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야외 중계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진행을 담당했던 대행사와도 소통이 잘 이루어져서 스크린 구조물 상단에 스피커를 지지할 수 있는 가로대도 사용할 수 있었고 원하는 각도로 안전하게 설치하였습니다.
각 스피커(Nexo PS15)를 Nexo 전용 앰프로 1:1 매칭하고 구동함으로써 충분한 음량과 음질이 확보될 수 있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튜닝만으로도 정확한 사운드 필드를 얻을 수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입력 소스의 경우, 먼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에서 일반적인 클래식 공 연 녹음 시 사용하는 서스 펜션 마이크 음원을 다른 공연 실황의 멀티트랙 음 원으로 받아 체크했습니다.



오디오 신호를 전송하기 위한 이더넷 스위치
검토 결과 이번 공연을 위해서 일부 스팟 마이크(spot mic)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오케스트라 배치도를 기준으로 필요한 위치의 마이크 설치를 디자인했습 니다. 공연 실황의 생동감을 위해 객석 앰비 언스 마이크도 4개 요청했고, 마이크 설치와 결선은 대전예술의전당 음향팀의 주도로 진행되었습니다.
마이크 입력은 먼저 대전예술의전당 PM10 콘솔로 입력된 후, 개별 채널을 Dante 네트 워크 출력으로 보내어 이더넷 스위치를 통해 Primary와 Secondary 네트워크를 각각 옵티컬 케이블로 야외무대 콘솔까지 연결했습니다. 대략 거리는 300m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입력된 각 채널의 신호는 야외무대 CL5 콘솔로 입력된 후, IOSONO Core 프로 세서에서 공간 상의 패닝을 거쳐 IOSONO 내에 디자인된 각 스피커 출력으로 전달 했습니다.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해 실내 공연장에서 진행한 공연을 라이브 실황으로 야외에서 중계한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공연을 함께한 교수님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야외 공간에서 이머 시브 사운드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오면서 클래식 음악 의 재현을 늘 염두에 두어왔 습니다. 왜냐하면 클래식 음 악을 일반적인 스테레오 방 식으로 야외에서 전달할 경 우 객석 위치에 따른 정위감 의 차이도 클 뿐 아니라 클래 식 음악의 전달에서 중요한 공간의 잔향과 초기반사음 을 실내 공연장과 같이360도 방향에서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머시브 사운드에 의한 공간감 재현의 필요가 명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올해 5월 부산 F1963 야외 공연장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이머시브 사운드로 확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야외에서 클래식 악기와 목소리의 공간감과 정위감 재현에 대해 충분한 테스트를 해보았고 또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프로젝트를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많은 도움을 준 대전예술의전당 음향팀 성재훈 감독과 팀원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다들 경험해보지 못한 야외에서의 360도 사운드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함께 갖고 시작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운드를 경험해보니 야외에서 이머시브 사운드로 구현된클래식 음향이 왜 필요하고 어떤 효과를 경험 할 수 있을지 쉽게 이해하였고 보다 활발한 토의가 가능했습니다. 야외에서 이머시브 시스템을 통한 클래식 음악의 재현이 쉽게 납득되는 이유는 그것이 실제 자연스러운 콘서트홀 공간에서 우리가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내와 다른 야외 상황(주변의 소음 음량 등) 때문에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 완전히 같은 소리를 재현하는 것이 꼭 답이라고 생각 하지는 않습니다. 야외에서의 사운드는 그 나름대로의 밸런스와 그에 어울리는 공간감 이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들은 추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연이나 실험들을 통해 더 많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음향인들 사이에서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에 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시스템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머시브 사운드를 홍보할 때 청취자의 전후좌우 방향에서 화려하게 움직이는 음원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머시브 사운드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이머시브 사운드는 결국 사람이 자연스럽 게 공간에서 소리를 청취하는 방식과 음장 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그렇기 때문에 특정한 회사의 시스템으로 완벽히 갖춰진 시스템만이 이머시브 사운드 처럼 생각하는 선입견을 먼저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머시브 사운드는 공연에 필요한 사운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정확히 이해하는 것 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이해가 충분하다면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적합한 시스템에 대한 타협과 이해가 당연히 도출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얼마든지 현재 시스템 에서 일부를 보완하는 방식으로도 꽤 훌륭 하고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연장에서 이머시브 사운드는 스테레오와 대비되는 갖춰진 시스템의 개념이라기보다 ‘몰입감이 높고 자연스러운 무대음향의 확성을 위한 다양한 사운드 디자인 아이디어들’로 세분화되어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합리적인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프로세서들도 출시되리라 보는데, 이런 것 들을 주체적으로 소화해 사용할 수 있는 기본 기만 갖추고 있다면 공연의 특성에 따라 관객과 디자이너 모두 만족도가 높은 소리의 표현이 가능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방향이 이머시브 사운드를 받아들이는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접하는 음향 인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람이 공간에서 전달되는 소리를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 는지, 그리고 공간에서 소리는 어떻게 반사 되고 전달되는지에 대해 보다 많이 공부하 셨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핵심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360도 방향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소리를 확성하는 일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것보다 공연에 따라 어떤 소리의 전달이 필요한지, 그리고 관객들은 어떤 소리를 원하는지를 깊이 고민하시다 보면 지금보다 훨씬 그 공연을 잘 표현하고 관객들이 몰입감 높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공연 음향을 만드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수 용
동아방송대 음향제작과 겸임부교수
음향시스템 디자이너
공연음향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