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행사는 그래미상 15회 수상 경력에 빛나는 캐나다 맥길 대학 리차드 킹 교수와
이머시브 레코딩 분야의 국내 권위자인 김성영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의 강연과 마스터 클래스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여자경 지휘자가 이끄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실제 리허설 연주를 리차드 킹 교수가
직접 레코딩하고 믹스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연함으로써 퀄리티나 규모 면에서 근래에는 보기드문 워크숍이 되었다는 평이다.
SSM은 이번 워크숍의 전 과정을 취재하여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취재/인터뷰: 성재훈 | 사진: 한종수(월간PA) | 편집: 우성민

지난 5월 9일과 10일 양 이틀간에 대전예술의전당에서 KAIST와 공동 주최로 국제 무대음향기술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이 워크숍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AIRIS 랩 김성영 담당 교수가 지난 3월 18일에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캐나다 McGill 대학 Schulich of Music의 리차드 킹(Richard King) 교수를 초청하여 이머시브(Immersive) 클래식 녹음에 관한 워크숍 및 마스터 클래스를 대전예술의전당과 함께 주최하자고 제안했다. 따라서 이번 국제 워크숍은 대전예술의전당 외에도 서울에서 Sound360 및 사운드코리아ENG와 협업으로 진행하였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지난 1월 29일 카이스트와 ‘과학기술과 결합한 융복합 콘텐츠 협력 개발’, ‘기술 인력 및 아이디어 교류’, ‘기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업무 관련 사항’ 등의 내용으로 카이스트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따라서 이번에 카이스트가 먼저 제안한 국제 워크숍은 업무 협약 후 첫 번째로 갖는 결과물이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이번 공동 주최 사업을 통해 중부 지역을 대표하는 대전예술의전당의 무대 기술이 한층 더 개선되고, 매년 지속 사업으로 확대하여 지역 문화예술기관 등에 신기술 공급 허브 역할을 수행하여 중부권의 대표적인 공연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번 국제 워크숍은 5월 9일(목) 첫날 오후 3시부터 대전예술의전당 내 대전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김덕규 관장의 인사말로 시작하여, 카이스트 김성영 교수의 오케스트라 녹음을 위한 마이크 기법에서 이머시브 사운드의 하이트(Height) 채널의 연구 과정과 성과를 설명하였으며, 맥길 대학의 리차드 킹 교수는 이머시브(Immersive) 사운드 기초 및 응용에 대해 자신의 음악 녹음 프로젝트를 사례로 강연하였다. 5월 10일(금) 둘째 날에는 오후 1시 아트홀에서 있을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저녁 공연 리허설을 실습 교육으로 ‘마스터클래스’를 병행했다. 워크숍 첫 날은 104명의 참가자와 둘째 날은 41명의 참가자들이 리차드 킹의 마스터클래스를 함께했다.


이머시브 마이크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 강사로 초청된 리차드 킹(Richard King) 교수는 녹음 엔지니어로서 “나의 일은 기본적으로 프로듀서가 해고되지 않도록 사운드를 예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얘기할 만큼 자기 직업인 녹음 엔지니어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킹 교수는 Herrmann: The Film Scores 작업으로 1997년 Best Engineered Album, Classical 부문 그래미상 후보에 처음 지명되었다. 그는 다음 해 말러 교향곡 3번 D단조로 같은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킹 교수는 Appalachian Journey로 2000년 베스트 클래식 크로스오버 앨범 부문 첫 그래미상을 수상하며 지금까지 총 15회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여전히 상업 앨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로서의 인상적인 업적 외에도 킹 교수는 몬트리올에 있는 McGill University의 Schulich School of Music에서 자신의 음향적 연구 활동과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킹 교수는 AES Audio Enginee-ring Society Convention의 발표자이자 패널리스트이며, 여러 대학에서 녹음 기술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녹음을 위한 마이크 기법에 대해 강의를 진행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김성영 교수는 이머시브(Immersive) 음향 기술과 녹음 기술에 관심이 많으며, 게임 요소를 활용하여 귀 훈련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과 음향 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음향 경험을 탐구하고 있다.
김성영 교수는 1995년에서 2001년까지 KBS라디오 기술국에서 근무했으며, 2007년에서 2012년에는 야마하 연구원으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로체스터 공과대학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리차드 킹 교수와 더불어 AES Audio Engineering Society Convention의 발표자이자 패널리스트이며, 음향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와 교육에 힘쓰고 있다. 김성영 교수는 서강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컴퓨터과학 학사를 취득하고,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음악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리허설을 녹음한 이머시브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번에 개최한 국제 무대음향기술 워크숍은 리차드 킹 교수를 초청하여 클래식 음반을 이미시브로 녹음 제작한 그의 다양한 음악 작업에 관한 기술과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오케스트라 공연 실황을 직접 이머시브로 제작하는 전 과정을 마스터 클래스로 진행하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쉽게 진행할 수 없었던 워크숍의 전 과정을 SSM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워크숍은 대전예술의전당 내 대전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진행했다. 주제가 이머시브 녹음 기술이니 만큼 리차드 킹이 직접 작업한 음악을 7.1.4 채널로 감상할 수 있었다. 이 사운드를 감상하기 위해 이미 한 달 전부터 김성영 교수와 대전예술의전당 음향팀 그리고 사운드코리아이엔지는 바쁜 일정으로 준비해 왔다. 대전시향 연습실은 가로∙세로∙높이가 12m∙15m∙6m이다. 스피커 시스템 설치는 사운드코리아이엔지에서 협찬한 YAMAHA HS80 스피커를 상부 4 채널과 좌우, 리어에 각각 2통씩 설치했고,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보유한 NEUMANN KH310을 메인 LR로, 센터는 KH150, 그리고 서브우퍼는 KH750로 각각 설치했다.
DAY 1
워크숍 1일차
워크숍 첫날, 김성영 교수는 이머시브 사운드에서 하이트 채널에 대한 연구와 확장성에 대한 혁신적인 사운드 체험을 소개했다. 그는 이 연구를 리차드 킹 교수와의 협력으로 진행했으며, 강연을 시작할 때 리차드 킹 교수와의 만남과 협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이후에는 이머시브 사운드에서 하이트 채널의 음향적 특성과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를 통해 공간 음향에서 얼마나 향상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었다. 또한, 높이 채널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며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Dolby Atmos의 등장과 사운드 시스템의 진화에 대해도 언급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김교수는 오디오 엔지니어링의 이머시브 시스템에서 하이트 채널이 제공하는 기술적 혁신과 소리의 새로운 경험을 연구하여 듣는 이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



이어서 리차드 킹 교수는 이머시브 오디오 녹음과 음향 믹싱에 대한 깊이 있는 강연을 통해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실질적인 노하우를 상세히 설명하며 청중의 호기심을 사로잡았다.
먼저, 킹은 요요마(Yo-Yo Ma), 임마누엘 액스(Emmanuel Ax), 리오니다스 카바코스(Leonidas Kavakos)가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을 편곡한 음악을 녹음한 과정과 몬트리올의 메종 심포니크(Maison Symphonique)에서 진행한 말러 교향곡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서 코로나 시기 영국에서 에릭 클랩톤의 밴드 음악을 어쿠스틱 이머시브로 녹음한 이야기, 요요마의 현악 4인조 포지션으로 편성한 블루그래스 음악을 클래식 접근 방식으로 녹음한 프로젝트, 앰비소닉과 고전 기법을 혼합하여 만든 비디오 게임 음악 프로젝트, 사운드트랙 앨범 발매를 위한 애트모스 믹스로 작업한 CHEVALIER 영화 사운드트랙 제작, 그리고 오스카 피터슨의 이머시브 재즈를 거실에서 녹음한 경험 등 총 7가지 프로젝트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그가 직접 제작한 음악을 들려주었다.
이 강연은 단순히 기술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가들과의 협업과 창의적인 과정, 그리고 코로나19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음악 녹음의 예술적이고 인간적인 측면까지 아우르는 깊이 있는 내용이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리차드 킹의 강연을 통해 음악 녹음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DAY 2
워크숍 2일차
워크숍 둘째 날은 대전시립교향악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에 리차드 킹의 마스터 클래스를 함께 병행했다. 이날 마스터클래스 참가자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했지만 카이스트 학생들을 포함하면 그 이상이 참여했다.
마스터 클래스는 7.1.4 채널의 스피커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 대전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약 80m 떨어진 아트홀 무대에 32 채널의 오케스트라 마이크 오디오 신호를 DANTE 디지털 오디오 네트워크를 통해 야마하 네트워크 허브로 전송 받았다. 이 신호는 다시 리차드 킹의 맥북으로 연결하여 녹음과 실시간 믹싱을 진행했다. 이를 다시 이머시브 멀티채널 구현을 위해 DM7 콘솔로 전송하여 7.1.4 채널의 스피커로 출력됐다.
무대에 설치한 오케스트라 녹음용 마이크는 이미 한 달 전부터 계획하여 최종 32 채널로 확정됐다. 메인 마이크는 데카트리 방식으로 설치했고, 스팟 마이크는 각각 악기 군에 설치했다. 이날 사용한 이미시브 녹음에 사용한 마이크는 DPA 4006 11개, 4041 2개, 하이트(Height)용 DPA 4011 4개, 악기 Spot으로 Schoeps MK4 7개, NEUMANN KM150 7개, KM140 1개, 객석 앰비언스로는 Sennheiser MKH416 2개를 사용하였고, 특별히 리어 서라운드 마이크 L, R에는 APE50을 장착하여 음색을 변화시켰다. 마이크 위치와 채널 설정은 참고 자료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이날 리차드 킹이 진행한 마스터 클래스는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설치한 오케스트라 녹음용 마이크 32채널 오디오 신호를 자신의 맥북 프로툴스로 입력받아 실시간으로 녹음과 믹싱을 겸하며 기술적인 설명과 함께 진행하였다. Pro Tools를 활용한 오케스트라 녹음 및 믹싱은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설명하며, 마이크 배치에서부터 믹싱 워크 플로어(work floor)까지 각 단계별로 최적의 사우드 구현을 위해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15번의 그래미상을 받은 그의 우수한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프로툴스 설정 및 패닝, 리버브 사용과 오디어 제어, 믹싱 및 모니터링, 그룹 및 오디오 트릭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날 대전시향 여자경 상임 지휘자가 자신의 리허설을 녹음하여 직접 들려주는 리차드 킹에게 “우리 홀 사운드가 이렇게 좋은 소리로 들렸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라고 감탄하며 청취 소감을 밝혔다.





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INTERVIEW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김성영
이날 공연은 대전시립교향악의 창립 40주년 기념 공연으로 토마토클래식 TV에서 유튜브 생중계도 함께 진행했다. 따라서 토마토클래식 TV와 리차드 킹의 마스터 클래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마이크 선택과 설치 등은 사전에 조율했다. 특별히 이번 호에는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토마토클래식 TV 지성태 대표의 인터뷰도 함께 준비했다. 지 대표는 이번 워크숍에서 준비한 대전시향 마스터 클래스에 마이크 설치 등을 공연과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매우 훌륭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바쁜 공연 준비에도 틈틈이 워크숍에 참여해 “매우 훌륭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에 대해 감탄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워크숍 내내 7.1.4 채널 음향 시스템을 맡아준 사운드코리아이엔지 신동근 과장의 인터뷰도 함께 준비했다. 신동근 과장은 사운드코리아이엔지에서 준비한 시스템을 설치하고 마지막까지 운영하며, 리차드 킹의 멋진 조력자로서 역할을 다했다.
먼저 워크숍을 개최하고 준비한 KAIST 김성영 교수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는 김성영입니다. 저는 5년간 한국방송공사에서 일했었고, 캐나다 맥길대학에서 Sound Recording으로 석박사를 받았고, 그 이후 일본 Yamaha 연구소에서 5년간 일했고,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에서 가르치다가 2022년 한국으로 왔습니다. (현재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은 겸직으로 카이스트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 대하여 설명(배경, 취지, 공동 주최 의미 등) 부탁드립니다.
작년에 한국 연구재단에서 기초연구실 과제(스트리밍 콘텐츠 창작과 몰입형 사용자 경험을 위한 인공지능-음향학-인지과학 융합 연구실)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제에서 제가 맡은 부분이 3D 공간음향을 통해서 몰입감을 증가시키는 연구였는데요. 그 연구의 일환으로 이번 워크숍을 기획,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준비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서울과 대전 두 곳 각각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무래도 KAIST 외부에서 행사를 하다 보니, 장소에 따라서 청취 환경이 바뀌는 점, 그리고 그 바뀌는 점을 미리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특히 대전에서는 임시 7.1.4 채널 재생 시스템을 사운드코리아이엔지의 협력으로 구성했었는데요. 이 재생 시스템을 구성하고 전체 시그널 플로우 구상하는 부분들이 가장 힘들었다고 기억됩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어떤 강의를 준비해 주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래는 제가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스테레오 녹음 기법에 대해서 얘기하고 리차드 킹의 강연을 들을 예정이었는데요. 화요일 서울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화요일 행사에서는 시간 관계상 리차드만 강의를 했습니다) 참석자들이 대부분 기본 스테레오 녹음 기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시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즉흥적으로 내용을 바꿨습니다. Height channel이 심리음향/건축음향적으로 왜 필요한지, 그리고 하이트 채널(Height channel)을 쓴다고 하면 몇 개의 스피커를 어디에 놓고 써야 하는 것인지에 관해 리차드와 제가 진행했던 이전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는 내용을 중점으로 강의했습니다. 그래서 리차드가 자신의 강연을 할 때 이러한 기본 배경들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죠.
서울과 대전 각각 진행하시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대전 행사, 특히 둘째 날 마스터 클래스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날 몸이 너무 안좋아서 진행을 학생들에게 잠시 맡기고 쉬어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잠시 쉬고 돌아와 보니 리차드가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소리에 크게게 감동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나 뵌 분들도 모두 직접 오케스트라 녹음의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열정적으로 보여준 마스터 클래스가 가장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저희 학생들 포함). 개인적으로는 여자경 지휘자(대전시향)가 녹음한 소리를 듣고 만족해하시던 부분, ‘Fantastic’이라고 리차드에게 직접 칭찬해준 부분도 기억에 남네요.

리차드 킹을 섭외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할까요?(^^) 같은 맥길대학교에서 공부했고 2003년 처음 만난 이후 평소에도 개인적인 교류가 있었고, 그런데 그 사람이 그래미상을 15개 수상한 엔지니어라고 한다면, 다른 섭외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지 않을까요? ^^
개인적으로 결과는 어떻게 보셨는지요?
저는 대만족이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믿습니다.
다시 준비하신다면 한국 음향 엔지니어들에게 어떤 내용을 더 소개해주고 싶으신지요?
현재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High Order Ambi-sonics의 녹음 및 활용 방안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연구재단에서 두 가지의 프로젝트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앞에서도 잠시 말씀드린 ‘인공지능-음향학-인지과학 융합 연구’입니다. 이를 위해 이미지 기반으로 IR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는 연구, 그리고 음원이 비디오 데이터와 함께 있을 때 비디오 안의 위치 정보를 추출해서 자동으로 3D 패닝하게 해주는 연구 등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증강현실 기반 청능 훈련을 통한 청각 인지능력 향상에 관한 연구’인데요. 쉽게 말씀드리면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하는 청력 훈련을 반대로 귀가 좋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AR 기반의 게임으로 개발하고 그 효용성을 검증하는 연구입니다. 음악/무대와는 조금 멀어진 연구이긴 하지만 청력과 사회 문제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하고 싶었던 연구이고, 다행히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5년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INTERVIEW
Schulich School of Music. McGill University
Richard King

한국의 SSM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교수이자 녹음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 Richard King입니다.
한국은 몇 번째 방문인가요? 한국에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난 5월에 한국 방문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번 한국 여행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한국의 옛 궁궐, 사찰, 재래시장, 박물관, 그리고 한국의 여러 음식 등 모두 매우 즐거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는데 즐거운 여행이 되었나요?
네, 짧은 여행이었지만 매우 성공적이었어요. 언젠가 다시 오면 한국이란 나라를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첫 여행은 아쉽게도 서울과 대전만 다녀왔습니다.
이번 한국 무대음향기술 워크숍에 초대 요청이 왔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저는 김성영 박사님과 그의 KAIST 대학원 프로그램 덕분에 한국에 초대 받아 발표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강연하고 오케스트라 녹음 마스터 클래스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많은 한국 독자들이 교수님을 매우 좋아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그래미상을 받았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으신가요?
하하– 비밀은 없어요. 제가 많은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죠. 이것은 어떤 상을 받든 항상 도움이 됩니다. 물론 많은 노력이 수반되며, 항상 일관된 결과를 만들고, 뮤지션 즉,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의 클래식 음악 시장과 음반 기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저는 한국 클래식 음악 시장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지만,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겪은 일련의 경험을 보면, 공연장에서 사용 중인 장비, 몰입형 오디오 재생에 사용하는 고품질 마이크와 스피커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어려움은 거의 없었습니다. 개인 노트북에 DANTE 드라이버나 몇몇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것 말고는요. 하지만 좋은 기술 지원 덕분에 문제 없이 모든 것이 매우 잘 작동했습니다.
워크숍을 서울과 대전에서 각각 진행하시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워크숍 참석자들과의 상호작용과 워크숍 주제에 관심 있는 많은 엔지니어들 즉, 젊은 톤마이스터와 나이든 톤마이스터 모두가 나에게 아주 좋은 질문을 많이 해준 것 같아요!
이번 워크숍은 두 사람의 멋진 무대였는데요. 카이스트 김성영 교수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김 박사님을 학생 시절 처음 만났고, 그 이후로 함께 연구를 해왔고, 그가 다니던 뉴욕 로체스터 대학을 방문했습니다. 또한 그는 발표를 위해 우리 학교(캐나다 몬트리올의 McGill University)를 여러 번 방문했습니다. 우리는 주로 몰입형/3D 오디오를 주제로 최소 6번 이상 함께 출판했습니다. 우리는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고요.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오디오 엔지니어링 협회(Audio Engineering Society) 컨벤션에서 서로 만납니다.
첫 한국 워크숍을 마친 소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참가자들의 반응을 보면 강의와 마스터 클래스가 꽤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 김 교수님이 매우 기뻐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학생들은 대전예술의전당의 전문 기술진과 함께 이번 행사가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다시 한국에 초청되어 온다면 한국 음향 엔지니어들에게 더 소개해주고 싶은 주제가 있나요?
이번 방문은 녹음과 마이크 배치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혹시 두 번째 방문이 이루어진다면, 믹싱 테크닉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의 향후 계획은 McGill University의 Virtual Acoustics Technology(VAT) 연구실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연구는 현재 기존의 자연 음향에 가상 환경을 중첩하기 위해 전방향 및 쌍극 스피커를 결합하고 일부 처리를 통해 실험실의 음향을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고 앨범 작업에서는 크고 작은 장소에서도 잘 재생되는 믹스를 가장 잘 준비하는 방법과 바이노럴 인코딩을 사용한 헤드폰 청취 등 믹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계획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INTERVIEW
토마토클래식 TV 대표
지성태

대전시립교향악단 40주년 기념 공연을 직접 믹싱하여 생중계로 송출한 토마토클래식 TV 지성태 대표의 이야기이다.
그는 국내 유일한 클래식 음악 전문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토마토클래식 방송 채널 대표를 맡고 있는 지성태라고 합니다. 2007년부터 14년간 아르떼TV 대표를 지냈고, 지금 토마토클래식 대표까지 클래식 음악 TV 방송에 18년 넘게 대표로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물리학을 전공했는데, 음악이 좋아서 대학 졸업 후 줄곧 이쪽에서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클래식 음악 전문 방송국을 운영하시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오디오 믹싱을 전문적으로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해외 출장이 잦으셨던(당시 기준으로) 아버지 덕에 좋은 클래식 LP들을 듣고 자랐고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가지며 좋은 음악과 소리가 무엇인지 기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음악과 오디오에 관심이 많아서 외국 서적, 세미나, 실전으로 오디오 기술들을 습득하였습니다. 90년대 초에 제가 첫 입사한 회사가 사운드랩이라는 음반사였습니다. 나름 대형 스튜디오와 소형 스튜디오, 컨트롤 룸 등을 갖춘 곳이었는데, 저는 거기서 음악 편곡과 프로듀싱, 녹음을 맡았고 음반, 광고, 홍보, 영화, 드라마 음악 등 여러 형태와 장르의 오디오 녹음과 믹싱 작업을 했습니다.
여담으로 저는 아날로그 릴 테이프 녹음부터 시작해서 점차 디지털로 전환이 되었는데, 제가 다룬 첫 DAW가 1993년 프로툴즈 1.5 버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는 버그 덩어리에다가 10분짜리 웨이브폼 그리는데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기술이 열악했습니다. 오죽하면 프로(pro)툴이 아니라 ‘아마(Amateur)툴’이라고 별명을 붙일 정도였습니다.
그 회사가 점점 발전해가며 비디오 프로덕션, 케이블 방송국을 겸하게 되었고, 저도 음악 제작을 넘어 방송 제작 전반까지 두루두루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2005년에 마침내 아르떼TV(ArteTV)라는 클래식 음악 전문 방송 채널(케이블TV)을 개국, 운영하게 되었는데, 제가 2007년부터 대표를 맡았습니다. 비디오에만 신경 쓰는 여타 채널들과 달리, 클래식 음악 공연 중계물 위주 방송이라서 최상의 오디오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음악 녹음에서 쌓은 Know How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송국 개국부터 오디오 쪽은 제가 직접 장비 선정, 설치와 운영까지 맡게 되었습니다.(그때까지만 해도 오디오 장비 수입사들의 터무니없는 가격 제시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직접 공연장에서 녹음도 하고 믹싱도 해 가면서 많은 클래식 공연들의 방송용 사운드 제작 경험을 쌓았고, TV에 달린 열악한 스피커에서도 가능하면 제 소리에 가깝게 나올 수 있게끔 녹음부터 송출 과정까지도 면밀히 관리했습니다. 그리고 공연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채널의 오디오 포맷도 5.1 돌비디지털로 특화하여 제작하고 송출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디오만큼은 어디 내놔도 좋은 평을 받는 채널이 되도록 상당히 신경 써 왔습니다. 지금 토마토클래식 채널도 마찬가지인데, 클래식 음악 전문 채널은 다른 채널들과 달리 오디오의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대표가 직접 나서서 챙겨야 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방송이라는 것이 촬영, 조명, 음향, 편집, 아카이빙, 송출 등을 거치는 일종의 장치 산업이다 보니 오디오에만 많은 비중을 두기가 힘듭니다. 클래식 음악 분야의 음향 전문직(녹음, 믹싱 등)이 따로 있어야 하는데, 이건 지상파처럼 큰 규모 방송국도 이 일만 전담하는 내부 직원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주 평균 2회 정도 공연 중계의 대부분은 외부 전문 음향팀이 맡습니다. 이 팀들은 15년 넘게 저희와 손발을 맞춰 왔고 독일 베를린 UDK 톤마이스터 출신과, 일본 유학을 다녀오신 20년 이상 경력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클래식 전 장르의 공연 녹음과 믹싱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제가 오디오 작업 방향과 결과물 Quality Check만 해도 될 정도로 훌륭한 전문가들입니다. 간혹 공연 단체에서 별도로 외주 팀을 써서 음향을 제공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에도 가끔 제가 직접 믹싱이나 녹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저희가 예산이 없을 때입니다.(농담입니다) 근래에 이머시브 오디오가 도입되면서 많은 시행착오와 적용 가능성이 생겼고, 저희도 전사적으로 이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있는 터라 저도 같이 고민하고 작업에 일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연 날에 대전에 국제 무대음향기술 워크숍이 있는지 아셨는지요.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으셨다면 어떤 부분이셨습니까?
저는 성재훈 감독님을 통해서 워크숍이 있는 걸 알게 되었는데, 상당히 큰 규모로 진행되는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머시브 오디오 녹음을 위해 특별히 성재훈 감독님을 비롯한 공연장의 음향 제작진들이 수일에 걸쳐서 직접 마이크 케이블을 무대 위로 포설해가며 13대의 공간음향 녹음 마이크를 일일이 설치하셨다는데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설치하신 김에 조금 더 쓰면 좋겠지만 공연 끝나면 바로 해체해야 하신다고 하니 들이신 노력에 비해 많이 아깝습니다.
또한 그날 설치된 마이크들로 공연 생방송을 위한 녹음, 믹싱이 이루어지는 한편 동시에 공연장 내 다른 공간에서 이 마이크 소스를 사용하여 이머시브 (7.1.4) 믹싱을 구현해 보는 워크숍이 병행되었습니다. 같은 마이크 소스로 서로의 간섭이나 방해 없이 완전히 독립적인 두 믹싱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인데요. 디지털 네트워크(DANTE)를 활용한 최고의 기능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음향 연구소나 스튜디오가 아닌 공연장에서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대전예술의전당에 YAMAHA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의 확장성이 엄청나게 갖춰진 것에도 놀랐습니다. 근무하시는 오상현 감독님 말로는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YAMAHA 오디오 시스템을 워낙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 활용하고 있어서 야마하 연구소에서조차 대전예술의전당에서 특이한 상황 발생 시 답변을 제대로 못할 정도라 합니다. 끊임 없는 노력으로 기술적인 도전을 하고 계시는 대전예술의전당 음향팀과, 이를 뒷받침해주시는 경영진의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워크숍에 참가하셔서 이런 노력들이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준비로 많이 바쁘셨을 텐데 워크숍에도 참석하셨나요? 대표님은 7.1.4 채널 사운드를 듣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당일 서울에서 내려와 점심에 도착하고 이후 설치된 마이크와 시스템을 알아보느라 시간이 없었습니다. 리허설 때도 음원 소스 확인과 믹싱을 위해 계속 음향실에 있어야 했기에 워크숍에 참가하지는 못하고 잠깐씩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리허설 동안 잠깐 가서 들었는데, 7.1.4 마이크 소스마다 현장에서 하나씩 모니터링 환경에서 들어보며 의견을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참석자가 많아서 그러지는 못했고, 리처드 킹 교수깨 7.1.4 녹음 믹싱의 아이디어와 실행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듣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머시브 사운드는 저희도 많이 신경 쓰고 있는 분야입니다. 비록 현재 방송 규격에서는 이머시브 오디오 송출이 불가능하지만 저희는 방송 녹화된 콘텐츠를 재가공하여 자체 App인 티켓통과 저희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보기 및 다운로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공연도 향후 저희 토마토클래식 유튜브 채널과 티켓통 App에 업로드 됩니다. 하지만 많은 오디오 마니아들이 기기 간 이머시브 오디오 전송 프로토콜 문제나 천장에 스피커를 달아야 하는 등의 사정으로 7.1.4 재생과 체감을 못하시는 편인데, 이 점은 점차 기기 보급량이 늘고 호환 SW 플레이어가 보급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리차드 킹 교수님이 마이크 테크닉과 이머시브를 워낙 잘 연구하신 탓인지 복잡하게 얽힐 수도 있는 세팅을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하셨습니다. DPA 4006 마이크는 Omni 특성이라서 많이 쓰게 되면 마이크 간 위상 간섭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걸 고려해서 사전에 마이크 간 거리와 높이 값들을 일일이 정하여 대전예술의전당 측에 설치 요청하셨다 합니다.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셨는지요.
저에게도 많은 도움과 공부가 되었습니다.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도 애플 뮤직 영향으로 이머시브 오디오(돌비 애트모스 등)가 도입되고 있고, 저희 토마토 클래식도 공연 방송 중계를 7.1.4 이머시브 오디오(돌비 애트모스)로 후반 작업하여 자체 플랫폼인 티켓통 App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의 경우 대개 저희 외부 음향팀이 녹음과 믹싱 작업을 맡아 왔는데, 이번에는 이머시브 오디오 세미나가 같이 열리게 되어 전당 측 음향팀에서 방송에 차질 없게 마이킹부터 녹음, 생중계 믹싱까지 가능하도록 잘 준비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여러 공연장에서 7.1.4 오디오 녹음을 구현해서 서비스하면 청취자들도 다양한 공간의 음향을 비교해 가며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소규모 앙상블 녹음이 아닌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교항곡과 협주곡 공연을 7.1.4로 마이크 세팅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공연장의 천장 쪽을 지향하는 상부(Height) 마이크 설치가 가장 문제인데요. 현재 서울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만 Height 포함한 7.1.4 세팅이 도입된 걸로 아는데 다른 공연장은 사정상 시도할 엄두를 내기 힘든 실정입니다.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장이라 해도 마이크 확보와 설치, 녹음을 위한 하드웨어 구축 예산과 운영 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다목적 공연장은 무대 음향반사판을 수시로 들어 올리고 내리고 해야 하기에 이런 마이크 세팅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다양한 공간과 연주 레퍼토리에 따른 7.1.4 믹스 연구를 하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공연장마다 울림과 음향 특성이 다르니까 결과물도 다 다르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특별히 도움을 주셔서 7.1.4 믹스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대전시립교향악단 실황 공연 믹싱을 직접 하셨는데 어떠셨는지요? 불편하셨던 점 또는 좋았던 점이 있으셨나요? 혹시 과거와 다른 방식의 마이크 기술이 사용되었나요?
제가 10년 전에 이곳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모스크바방송교향악단(페도세예프 지휘) 내한 공연 중계 때 직접 커스텀 마이크 프리 앰프들과 녹음 장비를 들고 와서 방송용 녹음과 믹싱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도 성재훈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후 대전시립교향악단 공연 방송 중계에는 저희 외주 음향팀이 작업을 했는데, 이곳 공간이 울림이 좀 딱딱하고 드라이한 느낌이 있습니다. 실제 리허설 때 들어보면 리버브가 없는 편은 아닌데, 녹음을 하면 드라이하고 각진 소리가 나는 편입니다. 대전예술의전당이 클래식 음악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같은 다양한 무대예술 장르도 소화하는 복합 공연장이기에 클래식 음악에 맞는 긴 잔향이나 울림으로 리모델링하지 않는 이상 바꾸긴 힘든 일이긴 합니다.
DPA 4006 마이크는 오케스트라 녹음에서 메인 스테레오 마이크나 데카 트리, 아웃리거(outrigger) 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지향성(Omni) 마이크입니다. 대전예술의전당은 DPA 4006 마이크를 보유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이번 행사(녹음)를 위해서 특별히 이곳저곳의 협조를 받으셔서 무려 9개나 되는 DPA 4006 마이크가 무대와 객석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장관(?)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이크가 커서 관객들에게 시각적으로 방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될 정도였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일부 마이크는 조금 더 높게 올려 달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이건 일일이 천장을 올라가서 손으로 걷어 올려야 하는 작업이기에 여건 상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무대에 악기용 스팟 마이크 20개, 천장에 7.1.4 구현용 DPA 4006 9대, DPA 4011F 4대 등 마이크 총 33대를 설치했고 각각 멀티 트랙으로 녹음했습니다. 무대 스팟 마이크로는 Schoeps Mk4, Neumann KM150이 쓰였고 7.1.4 마이크에는 데카 트리 구성 마이크와 아웃리거가 포함되어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전체 그림을 담당했습니다.
방송 생중계용 믹싱은 음향실의 Yamaha Rivage PM10 믹싱 콘솔을 사용했고 리버브로는 Bricasti M7을 이뮬레이팅한 콘솔의 내부 Plug-In인 Seventh Heaven을 사용했습니다.
과거와 다른 마이킹이라 한다면 아무래도 DPA 4006으로 점철된 메인 마이크와 앰비언스 마이크들의 대거 사용인데요. 기존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는 천장 메인 마이크로 DPA 4011이 DIN 방식으로 달려 있던 걸로 압니다. 그때는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좀 딱딱하고 각진 소리가 났었는데, 이번에 4006과 데카 트리 형식으로 바뀌니 훨씬 부드럽고 무대의 깊이감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공공 공연장 또는 음향 업계에 바라는 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스튜디오 입사할 때, 클래식 방송국 시작할 때와 지금은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공연장 음향 스태프들의 기술적 지식과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작곡가나 아티스트가 직접 녹음도 하고 믹싱도 하는 대중음악 쪽과는 달리, 클래식이나 국악 같은 순수 음악 쪽은 아티스트가 직접 음향이나 믹싱까지 직접 담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기획사조차 그런 시스템에 대해 이해가 없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에 공연장 근무하시는 스태프들께서는 루틴하게 돌아가는 공연장 업무지만 조금이라도 더 연구하는 마음과 열린 자세로 공연에 임하신다면 아티스트들을 포함하여 관련된 많은 분들의 귀감이 되고 공연 문화 수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공공 공연장은 특히 근로 조건에 많은 신경을 쓰느라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인데, 그래도 자기 계발을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지상파 방송국들 중에는 클래식 음악과 클래식 공연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제작 스태프들이 더러 있었고, 모든 게 방송 운영 중심으로 임하는 탓에 공연장 운영 측과의 마찰이나 해프닝들이 가끔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그런 분들은 거의 없어진 것 같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상호 이해하고 협력하면 공연 후에도 영상과 음향 매체로 좋은 공연을 대중에게 재차 전달할 수 있으니 공연장 근무하시는 스태프께서는 방송도 잘 협조 부탁드립니다.
음향 관련 직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음향 전문 지식 습득과 기술 연마가 제일 중요하지만, 음악 관련 음향 직을 원하신다면 그보다 먼저 음악을 필수로 알아야 하고 아티스트와 소통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융합과 통합의 시대인 만큼 영상이나 IT, 기타 다른 분야에도 꼭 관심을 가지고 알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최고를 지향하시기 바랍니다. 음향은 크게 보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인데, 클래식 음악이건 대중음악이건 대중은 항상 최고를 원합니다. 음향하는 사람 본인 스스로 최고가 되긴 힘드니 그 분야 최고의 아티스트나 직장에서 잠시라도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토마토클래식 TV에서 유튜브 생중계 되었다.

대전시향 40주년 공연을 손수 믹싱하고 있다.
토마토클래식 TV 대표님으로서의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5년간 공들여 키운 ArteTV와의 인연이 우여곡절 끝에 끝나고, 그 인력 그대로 토마토클래식으로 재출범한지 이제 3년이 넘었습니다. 토마토 클래식은 방송 제작과 송출 시스템을 전면 4K UHD로 구축하였고, 코로나 기간 중에도 끊임없이 고품격 클래식 콘텐츠를 생산하였습니다. 특히 임윤찬 등으로 대변되는 K-클래식의 개화를 앞장서서 지원해 오며 국내외에 방송을 통한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선사해오고 있고 이러한 노력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클래식 채널로는 유일하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공익채널’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타 방송과의 차별화와 클래식 음악 마니아들을 위해 스마트한 공연 감상 Tool인 ‘티켓통’ App과 Web을 런칭하여 FLAC, DSD, 4K Dolby Atmos, VR360 등 특화된 콘텐츠들을 별도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보다 더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으니 토마토 클래식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INTERVIEW
사운드코리아이엔지
신동근

워크숍 전날부터 스피커 설치에서부터 끝나는 날까지 7.1.4 채널 시스템을 문제 없이 안전하게 진행해준 사운드코리아이엔지
신동근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사운드코리아이엔지에서 이머시브, 잔향가변 시스템인 ‘Yamaha AFC’와 ‘Barco IOSONO’의 기술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신동근 과장이라고 합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무엇을 담당하셨나요?
5월 9~10일 진행된 대전 국제 무대음향기술 워크숍 에서 사용된 Atmos 스피커 시스템 세팅 및 워크숍 장소인 리허설룸 시스템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기술 지원을 담당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워크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세미나 참석자의 직종 및 전공 분야가 공연장 음향감독, 스튜디오 엔지니어, 카이스트 및 해외 교환 학생 등 다양하게 있다보니 질의응답 시 다양한 관점의 질문이 있었던 게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2일간 진행하시면서 분위기는 어떠셨나요?
2일간 진행될 워크숍을 위해 워크숍 전날 대전예술의전당 음향감독님들과 사전 세팅을 진행했습니다. 아트홀 스테이지에는 리차드 킹 교수님 요청에 의한 32개의 마이킹을 음향감독님들이 준비해주셨고 리허설룸에 Atmos 7.1.4 스피커 셋팅을 위해 L, C, R, 서라운드, 탑, 서브우퍼 총 12개의 스피커를 세팅했고, Atmos 출력 라우팅을 위해 믹싱 콘솔을 세팅했습니다.
워크숍 1일차에는 리차드 킹 교수님의 Atmos 7.1.4 믹싱을 체험하고 작업 방식을 설명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클래식 뿐 아니라 사운드트랙, 언플러그드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고, 2일차는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된 ‘대전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을 리허설부터 공연까지 리차드 킹 교수님의 믹싱으로 아트홀에서 리허설룸으로 중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틀간 참석자분들의 교육 몰입도는 상당히 높았고 다양한 질의응답이 오갔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워크숍 2일차에는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진행된 ‘대전시립교향악단’의 공연 실황을 아트홀 FOH 콘솔로 입력된 32개의 마이크를 단테 네트워크 오디오로 리허설룸에 세팅된 리차드 킹의 Protools 시스템과 Atoms Renderer를 통해 세팅된 Atmos 7.1.4 스피커로, 리허설 시 진행된 리차드 킹의 믹싱으로 실시간 중계된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리차드 킹 교수님의 다양한 적용 사례 프리젠테이션 과 실황 믹싱 실습을 통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고 기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차드 킹의 리코딩&믹싱 접근 방식에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요.
믹싱 과정은 참석자들이 직접 볼 수 있었지만 마이크 세팅 과정까지도 참석자들이 직접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워크숍과 관련하여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더 다양한 기술 세미나가 기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대전예술의전당 성재훈 감독님과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김성영 교수님과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맺음말
2024년 국제 무대음향기술 워크숍은 국내 우수한 공과대학과 공연 예술 기관이 서로 협업하여 서로 협력적 관계로 발전을 꾀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 공연 예술 기관과 대학교의 연구 기관이 협업하여 발전한 세계 유수의 지역의 공연예술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나는 사례와 과학 기술이 공연을 더욱 발전시켜 멋진 세기의 공연예술로 성장시킨 서구문화를 이제 더 이상 남의 일로만 생각하지 말고, 국내에서도 대전의 사례를 시작으로 서울은 물론 각 지역으로 번져 국내 공연예술 발전에 큰 시발점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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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호에는 리차드 킹의 이머시브 녹음 방식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했던 데카 트리 방식과 일반적으로 공연장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NOS 방식을 비교한 실험에 대해 말한다. 녹음된 음원을 기초로 두 방식을 비교하여 오케스트라의 전체적인 음색과 각각의 장단점을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