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예술(Art; 아트)과 과학(Science; 사이)이 함께한스프링 페스티벌

대전예술의전당 스프링 페스티벌은 개관 이듬해인 2004년부터 꾸준히 개최하고 있는
공연예술축제이다. 매년 대전 지역예술가와 국내 우수 제작진과의 협업을 통해 작품성은
물론 지역예술가 활동의 확장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아트&사이’를 주제로
예술(Art)과 과학(Science)을 접목함으로써 예술을 통해 과학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냈다. AI 서비스 로봇 등장으로 색다른 이목을 집중시킨
스프링페스티벌 개막작 살롱오페라 [결혼대소동]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이후 변화를
마주하는 예술가의 투쟁을 담은 무용 [Choice of the Project I‧II], AI 피아니스트와 함께 하이든 명곡을 펼쳐낸 아벤트 시리즈 3탄 [하이든 아벤트], 마지막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로 감동을 선사한 연극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까지 4개 장르, 5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스프링페스티벌 개막작 살롱오페라 [결혼대소동] 음향을 담당한 안상룡
감독을 만나 스프링 페스티벌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스프링페스티벌 개막작 살롱오페라 결혼대소

살롱오페라 [결혼대소동] 시중 역할 AI 로봇 ‘케이티’로 과거와 현재를 함께하다.

스프링 페스티벌 개막작 살롱 오페라 [결혼대 소동]은 이탈리아 코믹오페라의 최고라 불리는 작곡가 조아키노 안토니오 로시니가 18세에 작곡해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첫 번째 작품이다. 기존 고전주의 오페라와는 다른, 독특한 서곡 연주와 연기가 강조된 독창 파트까지 이른바 로시니 스타일 작품으로 당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아버지 토비아 밀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 상인 슬룩과 자신의 딸을 결혼시키려는 계약을 맺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계획된 정략결혼을 파기하려는 딸 판니와 상인 슬룩, 그리고 판니와 오랫동안 사랑을 나눈 에도 아르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이경재 연출가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로비에서 팸플릿을 나눠주고 있는 AI 로봇
시종 역 AI 로봇 ‘케이티’

특히, 이번 오페라에서 웃음과 함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장면은 시종 역할로 등장한 AI 로봇 ‘케이티’였다. 스프링 페스티벌 주제에 맞춰 예술과 과학을 접목하고, 오페라 결혼대소동의 시대 배경을 현대로 옮기기 위해 KT AI 서비스 로봇과 협업을 기획했다. 무대 안에서는 시종 역 ‘케이티’로, 무대 밖에서는 공연장 로비에서 팸플릿을 배포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전해주었다.

오케스트라와 성악가의 아름다운 선율과 영상이 함께하다.

이운복 지휘자와 DJAC 청년오케스트라 그리고 김민경 음악감독의 쳄발로 연주와 소프라노(판니), 메조소프라노 (클라리나),테너(에도아르도 밀포트), 바리톤(토니아 밀, 슬룩, 노턴)6명의성악가가극의 흐름을 이끌었다.

성악가 목소리 확성을 위한 샷건 마이크 1
성악가 목소리 확성을 위한 샷건 마이크 2
성악가 목소리 확성을 위한 핀 마이크

보통 오페라는 어쿠스틱한 자연 환경에서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연출가의 요청으로 성악가들의목소리를 살짝 확성하기 위해 무대와 세트에 샷건 마이크 (Beyerdynamic MC836) 4대와 핀 마이크 1대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무대 위 성악가들의 모니터를 위해 오케스트라에 Schoeps MK4 2대와 쳄발로에 Shure Beta57 2대를 설치하였다.

DJAC 청년오케스트라
소프라노 판니의 목소리와 오케스트라 연주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RTA 영상
음향 디자인을 맡은
대전예술의전당 안상룡 감독과 음향 진행을 맡은 최아름

또한, 영상을 활용하여 이번 스프링 페스티벌의 주제인 ‘아트&사이’를 부각시켰다. 서스펜션 마이크로 픽업한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 오디오 소스를 영상 프로그램으로 넘겨 목소리와 악기 소리에 따라 파형과 그래프 색이 변하는 RTA(Real Time Analysis) 영상을 실시간으로 선보였다.

INTERVIEW

대전예술의전당 안상룡 감독을 만나 [결혼대소동] 공연 진행과 개관 18년 만에 진행한 음향 인프라 공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전예술의전당 안상룡 감독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대구에서 음향을 시작하여 충무아트 센터를 거쳐 현재 대전예술의전당 음향감독으로 있는 안상룡입니다.

보통 오페라 공연은 확성하지 않고, 어쿠스틱한 환경에서 많이 진행하는데요, 2022 스프링페스티벌 개막작 살롱오페라 [결혼대소동] 음향 디자인은 어떻게 하셨나요?

사실, 오페라 공연의 특성상 음향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것 같습니다.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은 643석으로 소극장 정도의 규모입니다. 특이한 부분이 있다면 돌출 무대와 프로시니엄 극장 겸용인데요.

돌출무대(오케스트라 피트)는 공연에 따라 객석이나 무대로 사용하고, 오페라의 경우 오케스트라 피트로 사용합니다. 돌출무대를 내려서 오케스트라 피트로 사용하면프로시니엄극장보다오케스트라사운드가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됩니다. 이러한 부분이 클래식 공연 에서는 장점이지만, 오페라에서는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마스킹(Masking)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무대에 설치한샷건마이크로성악가들의목소리를살짝 확성하였습니다. 너무 크게 확성하면 이질감이 생겨 극에 몰입을 방해할 수 있기에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확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성악가들의 제스처와 이동 동선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오페라의 경우 몇 개의 마이크만 사용하여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픽업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오페라 가수들의 동선은 넓은데 샷건 마이크 4개와 핀 마이크 1개만으로 다 잡아내기에는 어려움이 큽니다. 성악가들이 마이크에 가까워질 때와 멀어질 때 레벨 차도 많이 나서 공연하는 내내 일일이 페이더를 조정하면서 진행했습니다.

공연을 진행하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셨나요?

공연장 특성상 확성을 크게 하지 않아도 돼서, 오히려 성악가들의 모니터 환경에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모니터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주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자를 위한 모니터는 서브우퍼 위에 있는 사이드-필(Meyer Sound UPJ- 1P) 스피커로 거의 커버가 되는데, 이번 오페라 공연에서는 무대에 큰 세트가 들어오고, 2층 구조로 되어있어 사이드-필 스피커로만 커버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상부 배튼 파이프(Batten pipe)에 모니터 스피커(Meyer Sound UPA-1P) 2통을 매달아 사용했습니다. 사이드-필 스피커는 오케스트라와 가깝게 있어 최소한으로만 사용하고, 매단 모니터 스피커를 주로 사용하여 무대 전체에 고르게 들리도록 해주었습니다.

무대 모니터 스피커로 사용한 Meyer Sound UPA-1P

공연 중간 등장했던 시종 ‘케이티’ 역의 AI 로봇과 판니 아리아 부분에서 영상 효과가 눈에 띄었습니다.

살롱 오페라 [결혼대소동]에서 이번 스프링 페스티벌의 주제인 ‘아트&사이’를 표현하기 위한 요소가 AI 로봇과 영상 효과였습니다. KT AI 서비스 로봇은 보통 식당에서 서빙을 전담하였는데요. 이번 오페라에서는 배우로 등장하여 시종 ‘케이티’ 역을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극 중 판니 아리아 부분에서 소프라노의 목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따라 실시간으로 파형과 그래프 색이 변하는 RTA(Real Time Analysis) 영상을 선보였는데요. 조명에 걸리지 않을 만큼 서스펜션 마이크(sus- pension microphone)를 내려서 판니의 목소리와 오케스트라 소리를 픽업하여 영상팀에게 오디오 소스를 넘겼습니다

과학적 요소를 표현하기 위해 AI 로봇과 기존에 사용하던 영상 효과를 활용 하였 는데,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어 공연을 진행한 저도 만족한 공연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대전예술의전당은 개관 18년 만에 음향시스템 인프라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는데요, 이번 공연을 통해서 리모델링 전, 후 어떤 만족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콘솔은 디지털 콘솔로 교체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인프라는 기존에 있던 아날로그 패치를 사용했기 때문에 리허설과 공연 중 패치를 바꾸려면 FOH와 Control Room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인프라를 TWINLANe과 단테 포맷으로 디지털화하여 공연장 패치 대부분을 디지털 콘솔에서 바로 할 수 있게 하여 셋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통합제어를 사용하여 전체 시스템을 한 번의 터치로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영상에서부터 다양한 기능을 터치만으로 작동할 수 있어 혼자서 공연을 운영할 때에도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음향시스템 인프라 리모델링을 통해 구축한 통합제어시스템 1
음향시스템 인프라 리모델링을 통해 구축한 통합제어시스템 2
기념관에 전시된 MIDAS Heritage3000

이번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관객들을 위한 음향장비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고 들었습니다.

개관 때부터 사용했던 MIDAS Heritage 3000 콘솔이 더이상 수리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습니 다. 그래서 창고에 따로 보관해 놓았다가 작년에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기회가 되어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관객들이 공연장에 오지만 공연장 장비들을 자세히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관객들 에게는 공연 관람과 함께 또 다른 재미를 주고, 대전예술의전당입장에서는무대의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전시하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더 다양한 공연장 장비를 전시할 계획 입니다.



윤보라

천안예술의전당 음향감독
SSM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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