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근무하는 대부분의 공연장에는 무대 위, 공중에 매달아 설치한 마이크. 즉, 서스펜션 마이크라는 것이 있다. 이 마이크는 일반적으로 한 쌍으로 이루어져 AB 혹은 XY 방식의 스테레오 마이킹되어 있고 보통 PGM(녹음이나 녹화, 로비나 분장실 등) 송출에 사용한다. 어떤 공연팀은 이 마이크를 확성에 사용하길 희망하는 경우가 있고, 우리는 요청에 의해 연주회 확성에 종종 사용한다. 우리는 이 마이크의 용도를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먼저 여기 몇 가지 질문을 가지고 본문을 써나가고자 한다.
- 서스펜션 마이크를 라이브 확성에 사용해도 될까?
- 사용한다면 어떻게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 반드시 스테레오 마이킹을 해야만 할까?
이러한 질문들을 해소해 주는 논문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논문의 제목은 ‘Stereophonic Zoom’이며, 부제목은 ‘이격 된 마이크로폰의 특성을 결정하는 실용적 접근법’이며, 1984년 제75회 AES 런던 학회에서 발표한 M. Williams의 논문이다. 이제부터 Stereophonic Zoom의 논문을 읽고 정리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1. 본문에 앞서
스테레오 사운드 레코딩에서 마이킹 기법(XY, AB, ORTF, NOS 등)에 대해 보편적, 또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모노 음원을 녹음하는 경우 사운드 엔지니어는 원하는 음질에 따라 마이크의 위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마이크의 방향과 거리를 다양하게 조절하여 직접음과 반사음 비율을 쉽게 최적화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스테레오 음원을 한 쌍의 마이크로 녹음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스테레오 마이킹은 매우 제한적이며, 예외 없이 방향과 거리에 따른 고정된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XY나 AB, ORTF, NOS와 같은 스테레오 마이킹 기법은 각각의 주어진 상황(공간, 무대 규모, 수음 목적 등)에 최적화되어 개발되었지만, 녹음 환경은 계속하여 변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마이킹 기법이 언제나 적절한 방법일 수는 없다.
2. Recording Angle의 파생

1966년 H. Mertens는 표준 청취 환경[그림1]에서 30˚의 재생각도에 대한 강도 차이(ΔI)와 시간 차이(ΔT)의 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Merten는 인공 음원 (1100Hz Noise Signal)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만들었다. 이어 1984년 G. Simonsen은 자연 음원(마라카스)을 사용하였으며, 강도 차이와 시간 차이에 대해 10˚, 20˚, 그리고 30˚의 재생각도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하였다.
[그림2]는 Mertens와 Simonsen에 의한 데이터를 비교한 것이며, 실험 음원(인공 음원과 자연 음원)의 차이로 인해 데이터가 약간 다르다. 그리고 이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의 스피커와 또 다른 스피커에서 재생된 사운드가 청취자에게 심리적인 인상(음상의 정위 등)을 주는데 필요한 ΔI와 ΔT의 최소 값이다. 여기서 Δ(delta)는 간격이나 차이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기호이다. 따라서 ΔI는 ‘INTENSITY DIFFERENCE(강도 차이)’이다. 예를 들어 좌우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음원의 강도가 2dB 차이 나면서 0.4ms의 시간차가 있을 때 음상은 20˚ 지점에 위치하게 된다.

아래에 이어지는 [그림3]은 본 논문의 저자 Williams가 Simonsen의 데이터에 다항식을 덧붙여 완성한 컴퓨터 분석 결과이다.

이 그래프는 [그림4]로 발전하고 이것은 Williams Curve로 불린다. 도표에서 보이는 그래픽은 심리 음향 정보의 뚜렷한 통계적 확산을 보여준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무한히 변화하는 녹음 환경에 따른 마이크 설치 방법의 최종 결정은 음향감독의 몫이다.


3. Stereophonic Zoom
우리는 [그림4]에서 세 가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세로축은 마이크의 각도이고, 가로축은 마이크의 간격이다. 마지막으로 그래프 곡선에 직접 표시된 각도는 한쪽 채널에 대한 녹음 결과물의 기록 각도(Recording Angle)이다. 기록 각도란, 30˚의 표준 청취 환경[그림1]에서 청취자가 느끼는 스테레오 이미지. 즉 스테레오 공간의 한계점을 청취자의 정면(0˚)으로부터 좌우에 해당하는 범위를 각도로 표현한 것이다. 스테레오는 두 채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래프에 표시된 값이 30˚ 라면, 좌·우 총 60˚의 스테레오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이것은 실제 음원의 위치가 60˚를 초과한 90˚, 100˚ 또는 그 이상에 위치하더라도 청취자는 60˚ 범위의 스테레오 공간에 갇히게 된다는 의미이다. Williams는 이것을 마치 카메라의 줌 렌즈와 같다고 하여 ‘Stereophonic Zoom’으로 명명했다. 예를 들어, 한 쌍의 마이크로폰을 15cm 이격 시키고 45˚의 각도로 음원을 녹음하면, 약 180˚의 스테레오 이미지(광각렌즈)를 얻을 수 있고, 마이크로폰의 간격을 40cm 이격 시키고 110˚의 각도로 변경하면 60˚의 스테레오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4. 마이크로폰의지향특성
[그림4]를 살펴보면 음영으로 표현된 구간이 있다. 이 구간에서는 음상의 정위가 불명확해진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폰의 지향 특성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는 카디오이드 마이크로폰의 특성에 한정 지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하나의 카디오이드 마이크로폰의 축에 대해 65˚보다 큰 각도에서 음원을 수음하고 청취하면 직접음의 감소에 따른 사운드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 변화는 65˚의 각도에서 사람마다 주관적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카디오이드 마이크로폰의 지향 특성을 고려할 때, 마이크로폰 사이의 각도 또는 간격을 과도하게 설정하면, 음상의 정위가 불명확해지는 ‘Unacceptable Angle’이 발생한다. 이 구간에서는 스테레오포닉 공간 속 음의 이동 변화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Williams는 이 구간을 ‘No Go Area’라고 하였고, 이를 [그림4]에 음영으로 표시해 두었다. [그림6]은 마이크의 간격은 0cm 각도는 180˚ 라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Unacceptable Angle의 예시이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마이크로폰 설치 각도는 이격 거리와 관계없이, 최소한 130˚(2×65˚)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5.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Stereophonic Zoom에 대해 살펴보았다. 스테레오 마이킹 기법을 통해 녹음된 음원은 표준 청취 환경에서 청취해야만 음상의 정위를 정확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근무하는 공연장에서 표준 청취 환경을 만족하는 객석은, 수많은 객석 중 단 하나에 불과하다. 어쩌면 관객들은 앉은 위치에 따라서 모노 음원을 청취하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스테레오 마이킹을 라이브 확성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글을 시작하면서 던진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이 글을 읽고 각자의 방법을 찾아보면서 서로의 경험이 협회 안에서 공유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논문을 간추려 정리한 것이므로 이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기 원한다면 원문을 꼭 찾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참고문헌
1. Michael Williams. THE STEREOPHONIC ZOOM. Presented at the 75th Convention 1984 March 27-30 Paris .AES(1984)
2.Michael Williams. Unified theory of microphone system for stereophonic sound recording. Presented at the 82th Convention 1987 March 10-13 London .AES(1987)
3.Christian Hugonnet외 1명. Stereophonic Sound Recording. WILEY(1998)

김지탁
(사)무대음향협회 기술위원
– 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음향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