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에 대한 포괄적 개념

스피커 튜닝 또는 시스템 최적화라고 말하는 일련의 작업 과정은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좋은 소리의 개념과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다수가 긍정적 공감을 할 수 있는 사운드를 구현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튜닝의 일반적인 개념은 조정하고자 하는 대상 스피커를 측정을 통하여 주파수 응답을 분석하고 DSP를 이용하여 EQ 등의 조정을 하는 작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튜닝은 그것만으로는 완성이 불가능하며 훨씬 넓고 광범위한 개념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좋은 소리의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튜닝의 진행 과정을 살펴 본다.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스피커의 기본개념

설계에 앞서 스피커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업무용 PA 스피커와 감상용 하이파이 스피커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개념이 요구된다. PA 스피커는 크게 포인트 소스 스피커와 라인 소스 스피커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상품의 관점에서 본다면 모두가 완성품이지만 스피커의 기능성 측면에서 본다면 라인 소스 스피커는 사실상 반제품에 가깝다. 

라인 어레이는 설치하고 프리셋만 적용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그 이유는 라인 소스 스피커가 기본적으로 커플링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에 하나의 캐비닛에서 정상적인 밸런스의 사운드가 재생되도록 설정되어있 지 않다. 커플링 특성은 어레이의 길이나 커브, 높이, 각도 등 설치 환경과 조건에 따라 응답 특성과 재생되는 사운드가 전부 다르다. 따라서 라인 어레이 스피커 사운드의 최종 결과물은 제조사가 아닌 사용자가 완성하는 시스템이고 전문적인 설치 운영 기 술이 요구되는 시스템이다. 

포인트 소스 스피커(위)와 라인 소스 스피커(아래)의 주파수 응답 특성

포인트 소스 스피커도 제조사의 네트워크 설계와 프리셋을 통해 어느 정도 완성된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사전 설정이 적용되어 있지만 이것도 보통 자유 음장 조건에서 구현되는 값이다. 프리셋에 따라서 어느 정도 확산 음장 특성을 고려한 약간의 보이싱이 적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제조사는 사용자가 자사의 스피커를 어떤 환경에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하여 특정할 수 없다. 따라서 포인트 소스 스피커가 기본적인 완성도를 갖추었어도 아래에 설명하는 포괄적 개념의 튜닝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더욱 완벽한 최적화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튜닝의 시작 설계

튜닝은 설계부터 시작한다. 올바른 설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설치를 비롯한 이후의 모든 과정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부정확한 설치는 측정과 조정이라는 최종 작업 자체를 무의미하고 불가능하게 만든다. 설계는 스피커를 설치하려는 공간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설치 공간의 사용 목적과 용도를 파악하고 스피커가 취부되는 위치에 대한 설치 구조 가능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공연장의 경우 건축 구조, 배턴, 현수막, 스크린, 사이드 투광창 등의 영향으로 최적의 위치를 벗어날 수밖에 없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 이러 요소들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접근하지 못하면 실행 단계에서 엉뚱한 위치로 밀려나 설치하게 되는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반드시 건축 공정 회의를 통해 기존 건축 설계의 변경이나 다른 구성 요소 기능 파트와 협의를 통해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해야 한다. 

설계는 전기 음향 시뮬레이션, 건축 음향 시뮬레이션, 캐드 도면 작업의 순서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우선하는 작업은 건축 평면도와 단면도면을 바탕으로 한 전기 음향 시뮬레이션 디자인이다. 2D, 또는 3D 모델링을 완성하고 발주처와 설계자의 미팅을 통해서 적절한 모델과 수량, 위치 등을 결정한 후 시뮬레이션 분석을 한다. 여기서 데이터가 나와야 비로소 캐드 설계 도면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전기 음향 시뮬레이션 자체를 배제하고 캐드 도면 작업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전기 음향 시뮬레이션

위의 검토 과정을 시작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기 음향 시뮬레이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실제 설치 공간을 캐드 도면을 바탕으로 컴퓨터에서 가상의 2D, 또는 3D 모델링을 구현하고 스피커를 대입하여 음향 에너지의 방사 패턴과 레벨의 전달 분포, 감쇄 패턴 등 다양한 음향 요소들을 분석해야 한다. 모든 스피커 제조사는 각자의 스피커 모델을 시뮬레이션 하기 위한 전용의 시뮬레이션 분석 툴을 제공하고 있다. 이 작업은 숙련을 통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로서 경험에 근거한 직관과 다양한 이론적 지식 배경이 요구된다. 

라인 어레이 분석에서 최우선의 고려 요소는 어레이의 수량에 따라 결정되는 길이와 균일한 응답 특성의 구현이다. 스피커의 수량은 공간의 커버리지 면적과 타깃 거리에 요구되는 레벨 응답 분석을 통해 스피커의 물량이 결정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음향학적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많은 경우에서 인식의 부재와 전문 인력의 참여 미비로 이에 미치지 못하고 예산범 위의 제약 등 다른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서 부족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다소 적은 수량으로 커버리지에 문제가 없다고 분석되어도 동일한 공간을 더욱 충분한 물량으로 커버하게 되면 주파수 편차를 더욱 균일하게 구현할 수 있으며 매우 일관되고 향상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단일 주파수, 또는 옥타브 분석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스피커는 다다익선이다. 낭비를 유발해선 안되겠지만 음향학적 관점으로만 본다면 물량이 많을수록 균일성의 증가를 통한 퀄리티의 향상을 이룰 수 있다. 적어도 설계를 통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스피커 수량만큼은 적용될 수 있도록 지켜져야 한다.

사례: 전기 음향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한 어레이 설정과 레벨 감쇄 특성의 조정

건축 음향 시뮬레이션

더 나아가 발주처의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건축 음향 시뮬레이션 분석까지 실시한다. 건축 음향 분석은 앰프와 스피커를 다루는 분야가 아니다. 이것은 스피커의 성능과는 전혀 무관하며 온전히 건축이 완성된 순간 결정되는 인자들이다. 건축 음향은 그림의 도화지와 같다. 건축 음향 특성은 공간의 환경이 사용 목적에 맞도록 최선의 상태로 구축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축 음향 설계와 분석은 제3의 건축 음향 전문 컨설팅 업체에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부분의 대규모 프로젝트는 건축 음향 컨설팅을 통한 분석과 설계 작업이 같이 진행된다. 현재 업계에서 활용되는 대표적인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는 EASE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CATT, ODEON 등의 툴이 있다. 

모든 건축물은 건축 구조와 인테리어 마감재 등의 소재가 갖는 흡음 산란 특성에 의해서 고유의 잔향 특성과 명료도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실내 공간의 기하학적 구조와 인테리어와 마감재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공간이 완성된 후의 잔향과 명료도를 예측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이 작업은 건설과 인테리어 발주처가 함께 참여해서 의사 결정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작업이다.

일반인의 개념 범위 안에서는 소리가 안 좋으면 스피커를 지목할 뿐 건축 음향과 전기 음향을 구분해서 인식하지 못한다. 잔향이 많은 곳에서 재생되는 스피커의 사운드와 반향이 적절하게 제어된 환경에서 재생되는 사운드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건축 음향 시뮬레이션 분석을 위한 마감재 기초 자료

설치와 무결성의 검증

우리는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오면 당연히 아무 문제가 없고 정상적으로 동작하고 있다고 가정하기 쉽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실제 현장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에러와 다양한 오류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오류는 스피커 케이블 극성이나 밸런스 시그널의 핫, 콜드가 뒤집어진 경우, 앰프와 스피커의 케이블의 연결이 바뀐 경우 등이다. 이것은 스피커 전체의 품질을 치명적으로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이며 최악의 경우 스피커를 영구적으로 손상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사용자에 의한 실수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오류이다. 튜닝 엔지니어는 자신이 직접 보고 확인한 것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확신하거나 믿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설치가 이루어질 때 반드시 전체 시스템에 대한 무결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물론 캐비닛의 드라이버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의 확인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은 주파수 응답, 위상 응답, 임피던스 응답 측정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신규 설치라면 설계, 튜닝 작업자가 반드시 조립과 결선 작업에 방문하여 각 스피커 구성 요소의 정확한 조립과 케이블 결선, 앰프 결선 등 모든 연결을 직접 확인하고 검증하여야 한다. 만일 과거에 타인이 설치한 기존의 설치물을 대상으로 한 튜닝이라면 스피커를 해체하고 처음 전기 음향 시뮬레이션 설계 과정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 스피커의 올바른 최적의 설치 위치와 어레이의 커브, 틸팅 각도, 레벨의 설정부터 전부 다시 검토하고 시작해야 한다. 동시에 기존 작업자가 만들어 놓은 케이블링과 설치에서 존재할 수 있는 오류를 모두 재검증하고 찾아내야 한다.

프리셋의 이해

모든 물리적인 설치가 설계에 근거하여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의, 또는 최선의 방향으로 완벽하게 설치가 되었다면 사전 설정 작업으로 들어간다. 모든 스피커 제조사는 자사의 스피커가 최선의 상태로 동작하기 위한 기본 프리셋을 제공하고 있다. 프리셋은 제조사 전용의 DSP 스피커 매니지먼트 시스템, 또는 DSP가 내장된 파워앰프에 적용된다. 만일 파워드 스피커라면 그 스피커에 필요한 기본적인 프리셋이 앰프에 내장된 DSP에 이미 적용되어 있거나 사용자가 컴퓨터 연결을 통해 프리셋 설정을 로드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작업은 DSP와 컴퓨터의 연결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더넷, USB, RS-232 등 다양한 연결 방식이 존재한다. 간혹 사용자가 프리셋을 무시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경우라도 제조사의 프리셋을 바이패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프리셋은 스피커를 설계 및 생산하는 제조사에서 고유 모델의 전기적, 기계적, 음향적 특성을 보정해놓은 최소한의 기본 데이터이다. 프리셋 자체가 완벽한 소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리셋은 스피커의 최적화 응답 특성 구현을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며 동시에 앰프의 과도한 동작으로부터 보호를 위한 설정값들도 적용되어 있다. 동일한 스피커에 적용하는 프리셋도 사용 환경에 따라 몇 가지 파일들이 존재하며 용도에 적합한 프리셋의 선택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포인트 소스 스피커의 경우 플로어-웻지 모니터로 사용하는 경우와, 스탠드에 세워 메인 스피커로 사용하는 경우에 따라 구분하여 프리셋이 존재한다. 라인 어레이의 경우 단독 필로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어레이의 길이가 소형, 중형, 대형에 적합한 프리셋이 각각 존재하기도 한다. 어떤 프리셋을 적용할 것인지는 설계자가 판단해야 한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스피커의 물리적 동작 특성에 대한 개념의 이해가 필요하다.

앰프와 감도

초기 설정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앰프의 감도 설정이다. 모든 파워앰프 제조사는 자사 앰프의 공장 출하 시 기본 감도를 최대로 민감한 값으로(예: 0.775볼트)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사용 조건에서 이렇게 민감한 감도 설정은 과도한 히스-노이즈를 초래하고 빠르게 피크 출력의 제한에 도달하며, 운영자의 페이더 조정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드시 적절하게 감도를 낮추어 조정해주어야 한다. 많은 스피커 제조사는 입력 감도를(증폭 게인) 32dB(40배 증폭)에 설정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앰프 전면의 볼륨도 감도를 조정하는 동작과 동일하다. 감도 설정에서 중요한 것은 스피커의 각 대역을 담당하는 볼륨은 모두 동일해야 한다. 간혹 멀티웨이 스피커의 저음, 중음, 고음을 담당하는 각 앰프의 볼륨을 사용자가 제각각 다르게 조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제조사의 프리셋에 적용된 크로스오버를 포함한 모든 설정값은 앰프가 모두 동일한 증폭 게인을 갖는다는 조건 하에 설정된다. 스피커 제조사는 운영 매뉴얼에서 특정 증폭 게인 값을 지정하고 있다. 이것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사용자가 임의로 조정해서는 안 된다. 만일 바꾸게 되면 기준이 모호해지고 셋팅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복잡한 경우의 수로 진입하게 된다.

파워드 스피커라면 내장 앰프의 입력 감도 규격을 확인해야 하는데 대부분 감도가 과도하게 민감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어느 정도 볼륨을 줄여줘야 한다. 이때 DSP의 출력 레벨을 줄이거나 앰프의 입력 볼륨을 줄이는 것은 최종 출력 에너지의 관점에서 본다면 모두 동일한 동작이다. 그러나 DSP의 출력 레벨을 줄이는 것은 출력단 회로 자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노이즈-플로어가 파워앰프의 입력 회로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앰프의 입력 볼륨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론 모든 파워드 스피커의 앰프 볼륨은 동일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필자는 측정을 통해 일괄적으로 정확한 값으로 조정하여 입력 헤드룸을 확보한다.

초보자의 경우 앰프 볼륨을 줄이거나 감도를 낮추면 전체 출력이(볼륨)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앰프의 최대 출력은 이미 결정되어 있으며 앰프의 볼륨은 입력 신호에 대한 감쇄기일뿐이다. 볼륨을 줄이면 더 높은 입력 신호에서 최대 출력에 도달하는 것이고, 볼륨을 높이면 더 낮은 입력 신호에서 정해진 최대 출력에 도달하는 것일 뿐이다. 사용자는 얼만큼 크기의 입력 신호에서 앰프가 최대 출력에 도달할 것인지를 결정할 뿐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정해진 제조 규격을 초과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소리가 작다고 볼륨을 올려서 앰프에 피크와 리미트가 걸리는 오버드라이브 행위는 앰프의 운영 한계를 벗어나는 과도한 동작이며 완전한 구형파 왜곡으로 이 에너지는 온전히 스피커에서 열로 치환될 뿐 출력은 절대 상승하지 않는다. 이것은 앰프와 스피커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게 되며 무의미한 시도일 뿐이다. 만일 원하는 소리가 작고 부족하다면 스피커와 앰프를 추가로 설치하여 시스템의 물리적 양을 증가시켜야 한다.

최적화 튜닝

위의 모든 설정이 확인되고 마무리 되었다면 비로소 튜닝이라는 실질적인 행위에 들어갈 수 있다. 측정을 위한 마이크와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사용자가 하는 측정이라는 행위는 스피커와 공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하고 시스템의 반응 응답을 조절하는 행위이다. 정확한 튜닝은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해야 한다. 측정으로 취득한 데이터가 유효 커버리지 내에서 시스템 특성을 정확하게 대표하지 못하면 이것은 잘못된 조작으로 이어지게 되고 최종적으로 실패한 튜닝에 이르게 될 확률을 높인다. 컴퓨터 화면에 보여지는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사용자가 선택한 측정 방식에 따른 결과를 그대로 보여줄 뿐이며 이 데이터가 적합한가에 대한 유효성 정보는 사용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오직 올바른 측정을 통한 정확한 데이터만이 정확한 튜닝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고출력의 업무용 스피커 시스템을 단일 위치에서 측정하는 것은 부정확한 데이터에 따른 판단 오류를 초래하게 된다. 한 개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측정은 제조사의 경우 무향실에서 제품의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분석 작업에 활용되거나 일반 사용자라면 개별 캐비닛의 드라이버 테스트와 같은 무결성 검증 작업에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클러스터를 구성하여 객석을 향해 방사되는 음 향에너지를 분석하고 측정하려 한다면 반드시 다양한 청취 위치에서 측정하고 표본을 취해야 한다. 공간의 여러 청취 위치에서 측정한 샘플을 평균화한 에버리징 그래프로 응답 특성 데이터를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측정 마이크는 최소한 8개를 사용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8개 이하의 마이크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의 신뢰도가 하락하며 8개의 마이크가 확보되어야 일관적인 신뢰도 확보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8개 이상 사용하는 것은 신뢰도 향상 측면에서 효율이 크지 않다고 나와있다. 

8개의 마이크는 랜덤으로 배치되어야 하는데 필자의 경험상 8개의 마이크 중 특정 마이크가 스피커의 다운-필 영역에 과도하게 근접하여 배치되거나 반대로 유효 커버리지의 끝부분 언저리에 위치하는 것은 전체 평균화 데이터에 부정적 영향의 기여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측정 마이크는 메인 스피커의 중심 커버리지 이내에 랜덤으로 배치되어야 하고, 가능하면 벽이나 반사면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한다. 8개의 마이크가 측정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평균화한 그래프를 기반으로 이퀄라이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마이크를 다시 조금씩 이동하여 측정을 반복하면서 데이터의 신뢰성을 반복 교차 검증한다.

실내 확산 필드와는 달리 운동장 같은 야외에서 측정이라면 좀 더 프리-필드 조건에 근접한 환경이기 때문에 강한 그라운드 플로어 반사파에 의한 일관적인 컴필터링이 나타나게 된다. 이것은 비록 8개의 마이크라도 평균화를 통해 제거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마이크를 그라운드에 붙여서 측정하는 기평면 측정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라운드가 잔디나 카펫이라면 HF 대역의 급격한 롤-오프가 발생하게 되니 합판과 같은 단단한 반사체를 깔고 그 위에 마이크의 팁을 완전히 붙여서 측정해야 한다. 실내 공간이라면 벽과 천정에서 초래된 반사음에 의한 확산 필드 특성으로 위 현상이 덜하기 때문에 측정 마이크를 스탠드에 세워도 무방하지만 다양한 컴필터링 현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이 요구된다. 

사례: 8개의 측정 마이크 배치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어떤 응답 패턴을 구현할지는 사용 용도와 목적에 따라 다르다. 이것은 타깃 그래프라고 하여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보통은 2KHz를 중심으로 저음 대역으로 6dB 상승하는 패턴과 고음으로 갈수록 1-2dB 하강, 또는 공간 울림의 정도에 따라 그보다 약간 더 하강하는 응답 패턴으로 구현하는데, 이것은 약간의 울림이 존재하는 일반적인 공연장에서 레퍼런스 음악을 재생할 때 가장 자연스럽게 들리는 응답 패턴이다.

그러나 이 조건에서 보이스 마이크를 사용하면 여지없이 많은 양의 저음대역을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사실 우리는 대부분 이런 상황에 매우 익숙해 있으며 대다수 엔지니어들은 보이스 마이크의 저음을 걷어내는 동작부터 들어간다. 

튜닝 데스크: 측정 프로그램, 믹서 컨트롤, 어레이 시뮬레이션, 뮤직 플레이어등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해외에서는 시스템의 응답을 서브우퍼를 제외하고 거의 플랫에 가깝게 튜닝하는 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플랫 튜닝은 2 트랙 라인-레벨 음악 재생을 해보면 매우 시끄럽게 들리지만, 실제 라이브 믹스에서는 채널 스트립의 이큐 운영이 편해지면서 동시에 여러 개의 마이크를 통한 합산으로 저음 에너지가 보상된다는 논리이다. 

틸트 튜닝과 플랫 튜닝은 운영자가 장단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관련 논문과 자료를 참고하기 바란다. 필자는 브리핑 룸이나 회의실 같은 스피치 위주의 장소를 튜닝할 때는 평탄한 주파수 응답 특성이 요구되기에 플랫에 가깝게 튜닝을 하고 공연장은 틸트 튜닝을 비롯해 몇 가지 설정을 저장해 놓기도 한다.

최적화 튜닝

전문 공연장의 경우 사실상 다목적 공연장인 경우가 대다수다. 스피치를 위해서는 낮은 잔향과 높은 명료도가 요구되지만, 클래식 공연을 위해서는 긴 잔향 시간이 요구될 때도 있다. 대부분 일반인들은 건축 음향 특성에서 기인하는 영향과 전기 음향의 특성을 구분해서 인지하지 못한다. 전기 음향 시스템을 이용한 조정과 확성은 측정과 분석을 통해 환경과 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해야 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절충안으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도 건축 음향을 전기 음향으로 극복할 수는 없다. 

위에 언급한 각각의 내용들은 별도로 전문적인 강의가 필요한 분야이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FIR 필터를 이용한 지향성 컨트롤과 자동 이퀄라이징 적용법, 1개의 마이크로 에버리징의 정확도를 높이는 측정법 등 새로운 기술 접근 분야도 많다. 튜닝은 측정 소프트웨어만 다룰 줄 알아서는 안되며 하나의 정확한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최선의 선택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매 순간 결정의 과정이다. 

시스템 엔지니어는 극한의 디테일과 논리적 사고력이 필요하며 그 바탕에는 많은 공부와 노력을 통해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음악에 대한 감수성을 갖추어야 한다. 좋은 소리를 찾아서 들어보고 스피커에서 어떤 소리가 재생되어야 하는지의 목표를 감각적으로 알아야 한다. 음향은 책으로만 배울 수 없다. 이건 사랑을 책으로 배웠다는 말과 동일하다. 음향은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이고 시스템 엔지니어는 설치 예술가이다. 

스피커와 제조사는 죄가 없다. 사운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잘못된 설계와 열악한 설치 환경만이 있을 뿐이다.



김 용 락

(주)사운드솔루션 기술지원부 이사
업무용 스피커를 사용하는 공간에 적용되는 스피커 시스템의 설계와 시뮬레이션 및 튜닝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전기전자를 전공하였고 취미로 연주 활동을 시작한 게 계기가 되어 90년대 중반 렌탈 현장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관련 업계에 종사해오고 있다. 스피커의 설계 및 설치 튜닝이 주업무이지만 건축 음향 측정 및 분석을 통한 컨설팅 등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경주예술의전당, 구미문화예술회관 등 공연장의 메인 스피커 시스템 디자인과 튜닝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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