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의시대, 우리가남기고자하는것

바야흐로 숏폼의 시대이다. 숏폼의 시초가 된 ‘쇼츠’를 2021년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유튜브는, 불과 3년 만인 2024년 기준, 전 세계 활성 사용자 수가 25억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수치는 유투브만 놓고 본 통계이며 다른 SNS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수십억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들 절대 다수가 사용하는 메신저에까지 숏츠가 탑재되어 논란을 일으킬 정도이니 문화적인 현상을 넘어서 쇼츠 자체가 일상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우리가 다루는 음향에 관련된 콘텐츠도 즐비하다. 레거시 매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확산 속도를 가진 SNS 특성상 손쉽게 최신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최신 장비의 출시 소식이라던지 새로운 세미나와 같은 홍보성 콘텐츠는 대부분 숏폼이나 SNS 피드를 통해 얻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방식은 분명히 혁신적이고 혁명적이다. 이런 스트림을 거스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가히 혁명적으로 확산된 정보 전달-소비 과정의 표면적인 성장 이면에는 필연적으로 맥락과 깊이의 부재가 깔려 있다. ‘반드시 이렇게 하세요’, ‘절대 이러면 안됩니다’와 같이 자극적인 텍스트로 단정된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이 되다보면 마치 실제 경험을 했던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킨다. 문제는 이런 단정적인 정보가 우리가 다루는 분야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현장은 실제 본인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낀 경험을 통해 기술을 연마하고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며 그런 경험을 얻기까지 수많은 노력과 보이지 않는 고민들이 합쳐질 때 만이 본인만의 노하우가 되고 점차 숙력된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이 SSM은 현장에서 검증되고 축적된 경험을 간접적으로 공유하는 롱폼(Long-Form)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된 매거진은 강렬한 메세지와 스피드로 압축된 쇼츠에 비해 몰입도도 떨어지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느리고 심심하다. 하지만 그 ‘느림과 심심함’ 속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깊이가 있다.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은 빠르게 소비될 수 없다. 쇼츠의 시대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느린 호흡으로 여러 번 되새기며 읽어야 할 텍스트도 밸런스 있게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곧 SSM의 기능과 역할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SSM 16호도 그러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수십년 경력을 가진 현장 전문가들의 철학과 깊이있는 사유를 자유롭게 엿볼 수 있다. 혁신적인 속도로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느리고 긴 호흡으로 마주하다 보면 진정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무언가에 대해 느끼는 지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숏폼의 시대, 

우리는 무대음향협회의 가치를 남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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