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안전의 방향성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공연장은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1990년대부터 급격하게 증가하여 공연문화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K-팝, K-뮤지컬 등 우리의 공연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공연은 대형화ㆍ산업화되어 왔으며 이에 따라 무대기술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공연문화의 발전은 안전사고의 위험을 수반하게 되었다. 연출 효과가 화려해지고 다양해질수록 무대시설은 더 복잡해지고 정교해지게 되었고 이를 안전하게 사용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공연을 준비하고 시행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이 된다. 또한, 공연장은 많은 사람들이 한정된 공간에 밀집되어 있어 다중 운집 인파 사고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관람객의 출입 관리와 공연 중 관람객 통제도 안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무대시설 현장 안전검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무대시설에 대한 주기적인 안전검사, 공연장의 재해대처계획 수립 등 공연법의 여러 규정을 통해 공연 안전관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공연안전지원센터를 통해 안전교육, 공연장안전정보시스템의 운영 등을 실시하고 있다.

공연안전지원센터 업무를 수행하면서 공연 현장을 점검하고, 관계자분들과 이야기하고, 국내외 자료를 조사하면서 우리나라 공연의 안전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게 된다. 이 글을 통해 그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무대시설 안전 실습 교육
관객 대피 시뮬레이션 지원

첫째, 공연자(기획자, 스태프, 출연자 등 공연을 직접 만드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와 공연장의 협력이다. 공연은 늘 시간에 쫓기는 일이고 다양한 분야의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작업이며 상황은 늘 변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무대시설을 관리하는 공연장 운영자와 직접 공연을 만드는 공연자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서로의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고 예상되는 위험에 같이 해결책을 찾아가는 일이 안전 확보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둘째, 안전에 대한 인식이다. 안전사고는 매일, 매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안전관리는 백번에 한번, 천번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자칫 귀찮고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여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받는 피해는 평소의 안전관리 비용과 시간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교통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전관리는 사고의 피해를 막는 또는 최소화하는 보험인 것이다.

셋째, 합리적인 수준의 안전관리이다. 사고의 위험을 0%로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실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 사용하는 위험성 평가 체계를 적용하여 위험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연 안전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있을 것이다. 특히, 공연은 예술성과 창작성을 본질로 하기 때문에 특수한 작업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각자의 의견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여 소통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안전은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선해 가는 과정이지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연안전지원센터는 공연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우리나라 공연의 안전 수준이 합리적이고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한다.



김 동 균

한양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진동 및 제어)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공연안전지원센터 센터장
국가기술표준원 공연분과 전문위원회 위원
ABTT(영국극장기술인협회) 회원
JATET(일본극장연출공간기술협회) 회원
前 무대예술전문인자격검정위원회 위원
前 경기도 안전관리자문단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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